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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고비 넘긴 아베노믹스, 관심의 초점 세번째 화살로'



유가 하락 호재와 함께 기업의 누적된 이익이 설비투자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엔저 효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베노믹스 성패의 관건이 성장전략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정치적 안정을 배경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성장전략의 진도와 전망은 긍정적이나 노동시장 개혁과 같은 본질적 과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고이즈미 개혁처럼 미완으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난관에 부딪친 아베노믹스(Abenomics in trouble)’라는 보고서가 세간의 주목을 끈 것이 작년 8월이었다. 그로부터 9개월여가 지난 현재 일본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전기비, 연율)은 우리 경제(3.3%)보다 높은 3.9%를 기록했으며 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달 19일 과거 IT 버블 당시를 상징하는 2만을 돌파했다(작년 8월말 대비 약 30% 상승). 지난 3월에는 무역수지가 2년 9개월만에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경제가 작년 4월 소비세율 인상의 충격으로부터 마침내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잠잠해진 부채 리스크 

작년 가을 아베노믹스가 난관에 부딪친 것으로 비춰졌던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부흥과 재정건전화라는 두 목표의 동시 추구가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즉 선진국 최고 수준인 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4월 일본 정부가 단행한 소비세율 인상(5%→8%)은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켜 회복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던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015년 10월로 예정되어 있던 소비세율 추가 인상을 그대로 실시할지 여부를 작년 말까지 결정해야 했기에 문제는 더욱 커 보였다. 

이때 아베 정권은 승부수를 던졌다.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면서 인상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결과론이기는 하나 일본경제를 난관에서 벗어나게 했다. 소비세율 인상 연기가 정부 부채 리스크를 높여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고 결국 아베노믹스의 파탄을 낳을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했던 국채 금리 급등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그림 1> 참조). 

재정 건전성을 논할 때 사용하는 지표가 GDP 대비 부채 규모 또는 재정적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부채 문제는 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 확대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 제고를 통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1년 반 동안의 세수 감소보다 아베 정권이 그 기간 동안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가지게 된 점을 시장이 평가한 셈이다. 실제로 2014년도 세수는 명목성장률 회복으로 당초 정부 예산 대비 2조엔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연기 결정 전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를 확대한 것도 급격한 투자심리 전환을 막는 데 기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이 엔저의 부정적 영향 완화 

물론 모든 공을 아베 정권에 돌리기는 어렵다. 작년 말부터 유가 하락이라고 하는 예기치 못한 긍정적 외부 환경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첫번째 화살, 즉 금융완화이다. 그리고 그 주된 파급경로는 엔화 약세였다. 엔저는 물가, 주가, 기업수익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부정적 효과도 적지 않았다.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 특히 자동차 의존도가 높아 석유를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중소 도시 소비자들, 그리고 수출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에 타격을 주었다. 아베노믹스가 대기업과 대도시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한때 쏟아졌던 이유이다. 

유가 하락은 그와 같은 부정적 효과를 일시에 완화시켰다. 수입물가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양적완화 시행 전인 2013년 1월 수준으로 떨어졌고(<그림 2> 참조) 그만큼 아베노믹스를 비판하던 목소리도 잦아들게 됐다. 3월의 무역수지 흑자도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석연료(석유, 천연가스 등) 가격의 하락으로 가능했다. 일본은행으로서는 물가 목표 달성이 멀어지게 됐으나 이를 외부 요인 탓으로 충분히 해명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고도 할 수 있다. 

기업 수익 개선의 누적 효과 가시화 

아베노믹스가 고비를 넘기는 사이 3년째에 접어든 엔화 약세의 누적 효과도 가시화되었다. 과거 엔저기만큼 수출이 늘어나지는 않았으나 엔화 환산액의 팽창에 따라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그림 3> 참조). 약 2년간 누적된 이익은 올해 들어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임금이 인상되는 밑바탕을 이루었다. 

법인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2015년 1/4분기 설비투자(소프트웨어 제외)는 전년동기대비 8.1%(제조업 6.8%, 비제조업 8.7%) 늘어 작년 4월 증세 직전의 고수준을 보였다(<그림 4> 참조). 임금 인상도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이단렌이 500인 이상 기업 62사를 대상으로 ‘춘투(봄철 임금협상)’ 결과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년도비 임금상승률이 2.59%에 달해 1998년(2.62%)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실질임금은 2년만에 0.1% 상승했다(명목임금 0.9% 상승, 전년동월비, <그림 5> 참조). 소비세율 인상의 물가 상승 효과가 사라진 탓이 크지만 아직 춘투 결과가 실제 급여에 반영되지 않은 기업도 적지 않아 5월 수치는 더 나아질 전망이다. 

설비 투자 확대와 임금 인상은 아베노믹스가 줄기차게 제창해왔던 이른바 ‘선순환(Virtuous Cycle)’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의 투자가 늘고 임금 인상이 가계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면 내수가 확대되어 디플레이션 탈출과 성장률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저에 의존한 경기 부양에는 한계 

최근 일본경제가 좋은 분위기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베노믹스의 본질적인 목표가 1, 2년의 경기부양에 있지 않고 일본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냉정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일본경제는 2014년 4월 소비세율 인상 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도 주가 상승, GDP 성장, 디플레이션 탈출 등 아베노믹스의 긍정적 효과들이 주목을 받았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지금은 유가 하락으로 엔저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질임금도 하락이 아닌 상승으로 돌아섰다. 엔저 무용론을 낳을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수출도 미약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6> 참조). 

하지만 정책 성과의 주된 매개체가 통화약세, 즉 엔저인 데는 변함이 없다. 주가 상승, 기업수익 개선, 수출 증가 모두 엔저에 힘입은 것이다. 구조개혁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엔저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출이 늘고는 있지만 세계 경기 특히 주요 무역 상대국인 미국,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아 큰 기대는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월초 OECD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었다. 

최근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노후 설비의 교체에 따른 것이어서 지속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실질임금 상승이 기대에 못미치거나 충분히 소비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내수의 한 축인 소비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실제로 4월분 가계조사 속보에 따르면 근로자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동월비 2.3%(실질) 늘어났으나 소비지출은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전히 관건은 성장전략 

모두들 입을 모아 말해왔던 것처럼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일본경제의 구조개혁을 목표로 하는 세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이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최근 일본경제의 활기가 아베 정권이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결국 관건이 성장전략이라는 사실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벌었다고는 해도 여유만만할 정도는 아니다. 2017년 4월에는 8%에서 10%로의 소비세율 인상이, 그보다 앞선 2016년 7월에는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1년 남짓한 시간에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일본정부의 ‘성장전략’ 역사는 ‘개혁 없이 성장 없다’는 표어를 내세웠던 2000년대초 고이즈미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장전략의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정부가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의 전망 또는 목표를 세우고 그 달성에 필요한 시책을 부처 포괄적으로 모은 독립 문서’를 가리킨다고 한다면 그 첫번째는 2003년 7월 ‘재정경제 일체 개혁회의’에서 결정된 ‘경제성장전략대강’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성장률 목표, 각 부처를 포괄하는 다수의 구체적 시책, 시책에 대응하는 정량적 목표, 공정표 등 이후 성장전략의 특징들도 이때 거의 갖추어졌다. 

2009년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1990년대의 공공사업 주도 성장(제1의 길), 2000년대의 고이즈미 개혁으로 대표되는 규제완화와 노동시장 자유화(제2의 길)도 아닌 제3의 길, 즉 환경, 건강, 관광 등에서 새로운 수요와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신성장전략’을 2010년 채택했다. 2020년까지 평균 명목 3%, 실질 2% 이상이라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성장률 목표가 이때 만들어졌다. 민주당 정권의 성장전략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충격을 반영하여 2012년 ‘일본재생전략’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2013년 자민당의 (제2차) 아베 정권 하에서 성장전략의 이름은 다시 ‘일본재흥전략’으로 바뀌게 된다. 

정치적 안정이 ‘일본재흥전략’의 든든한 지지대 

아베 정권의 일본재흥전략(2013년 6월 결정, 2014년 6월 개정)은 신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민주당 정권의 성장전략과 궤를 같이 하지만 규제완화, 노동시장 개혁 등에 다시 주목하였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금융·재정정책을 배경으로 한 경기순환적 투자회복이 근본적 투자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토대 만들기가 시도되고 있다. 또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개념을 도입하여 정책군별로 성과(진도) 관리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과 달라진 것은 고이즈미 정권기를 제외한다면 역대 성장전략이 해당 정권의 단명으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막을 내린 데 반해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 야당의 지리멸렬로 인해 장기집권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에 필요한 메뉴는 이미 거의 갖추어져 있고 과제는 바로 확실한 실행에 있다”는 지적을 고려할 때 성장전략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여건은 어느 때보다 잘 갖추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베 정권은 과거 고이즈미 정권과는 달리 당내 장악력도 높은 편이어서 개혁 법안의 통과가 비교적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혁,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 

다양한 시책으로 구성된 일본재흥전략 중 최근 해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다. 일본재흥전략을 크게 기업투자 활성화, 고용제도 개혁, 농업·의료 등 전략산업 육성, 입지경쟁력 강화 등 네 묶음으로 나눈다면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첫번째인 기업투자 활성화에 해당한다. 

그동안 버블 붕괴 후 일본기업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내부 승진을 통해 구성된 경영진이 리스크를 지지 않는 보수적인 경영을 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아베 정권은 그와 같은 일본 기업의 변혁을 위해 유한 책임을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주주의 가치 실현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들을 마련했다. 

그 시작은 작년 2월 금융청이 공표한 ‘책임있는 기관투자가의 제원칙’이다. 일본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로도 알려진 이 원칙은 투자자가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하여 주주 중시의 방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작년 6월에는 회사법이 개정되어 사외이사의 감독 기능을 확대한 회사제도가 올해 5월부터 시행됐다. 그리고 올해 3월에는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지침’(corporate governance code)이 공표됐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6월부터 독립성이 강한 사외이사 2명 이상을 두도록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외이사 제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확대되었는데 당시 주된 논거는 기업의 투명성 증진이었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주주 가치 실현의 한 방법으로서 기업과 외부와의 대화라고 하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혁은 일본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The Economist (2015.6.6)는 ‘변화의 바람(winds of change)’이라는 기사에서 이 개혁을 금융완화와 함께 아베노믹스의 여러 정책 중 가장 구체적이고 달성가능한(the most tangible)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장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올리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으나 결국에는 기업들이 수익률 개선 압박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주주가치 중시라는 방향이 성장전략의 큰 틀 속에서 기업 지배구조 지침에도 명시되어 있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창출’과 상반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영진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중시하다 보면 비용 삭감이나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 행동에 치우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이단렌과 같은 재계의 반발을 무릎쓰고 실시된 일본의 지배구조 개혁이 국내외에 성장전략 실천 의지를 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개혁, 핵심은 미뤄 

일본재흥전략의 또 다른 축인 고용제도 개혁은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근본 문제, 즉 인구 감소와 경직적 노동시장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 고령자의 활약 촉진, 외국 인재의 활용, 일하는 방식의 개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과다한 노동시간을 줄여 생산성과 함께 여성 등의 고용 기회를 늘리는 한편 노동 시간이 아닌 성과 위주의 임금 체계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 의회에 제출되어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50%가 되지 않는 연차 유급휴가 소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 10일 이상의 유급휴가가 부여된 종업원에게 5일을 의무적으로 사용케 하도록 기업에 의무를 짓고 있다. 또한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일반노동자 평균급여의 3배 이상에 상당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에 대하여 노동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 칼라 면제(white collar exemption)’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개정법안은 일하는 방식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직적 노동시장의 핵심인 정규직,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최근 실업률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고용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에서 증가가 두드러진다. 일본재흥전략은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직무, 근무지 등을 한정하는 이른바 ‘한정 정규직’의 확대를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는 않았다. 

IMF는 최근 출간한 ‘아베노믹스 성공할 수 있을까?(Can Abenomics Succeed?)’라는 보고서에서 인구감소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서 정규직,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해소를 강조했다. 여성이나 외국인을 노동력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그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리거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누어진 고용의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는 훈련을 통한 노동자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정규직 재진입의 어려움으로 인해 생기는 출산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정규직의 일정한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 법제화 과정이 비교적 순조로워 보이는 것은 이처럼 본질적이지만 어려운 문제를 미루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개혁의 강도와 성과, 앞으로 1년이 중요 

아베 정권은 성장전략의 일환으로서 지금까지 기업 지배구조 개혁, 일하는 방식 개혁 외에도 법인세율 인하, 규제완화 실험장인 국가전략특구 설치, 산업경쟁력강화법에 근거한 기업단위 ‘미니 규제완화’ 등을 추진해왔다.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이 예상되고 있어 성장전략을 끌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내년 참의원 선거나 내후년 소비세율 추가 인상을 고려하면 구조개혁을 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년 남짓의 기간이 중요하다. 야구에 비유한다면 단타가 아닌 장타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나와야 하는 것이다. 

큼지막한 장타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는 올해 안 타결이 의문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직 큰 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 전제조건인 미 의회의 TPA(무역촉진권한) 승인이 민주당 내 반발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중 TPA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미국 대선 일정 상 협상 시간이 빡빡하다. 2017년 시작되는 새 미국 대통령의 임기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많다. 

이달 말 선보일 일본재흥전략 재개정판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이 되는 이유이다. 앞서 언급한 IMF 보고서에서 강조한 것처럼 “성장을 대폭적이고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더욱 야심적이고 명확하게 정의된 구조개혁 프로그램”이 추가된다면 일본 경제의 중장기 전망은 더 밝아질 수 있다. 하지만 뚜렷한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베노믹스가 2000년대 전반 고이즈미 개혁처럼 어느 정도 성과는 있지만 미완의 개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 성장률도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세, 출구전략, 외부 환경 변화와 같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장기불황기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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