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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 VOD 시장 가파른 성장세 견인'


시화공장 내부 2.000 평면도



능동적, 개인적 시청 등의 경향으로 VOD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빠른 2000년대 후반부터 VOD 시장이 급성장 해온 미국에서는 커지고 있는 VOD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유료 방송시장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VOD


기술, 소비자의 니즈, 가구 수 변화 등의 요인으로 방송 시장이 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방송 시장의 여러 변화 중 떠오르는 화두는 단연 VOD(Video On Demand, 주문형방송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 VOD 시청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하여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VOD 이용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3일중 한번 이상 VOD를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2011년 약 5%에서 2014년 약 20%로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18세~34세 미만의 연령에서 이용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전 연령대에 걸쳐서 고르게 VOD 이용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림 1> 참조).


유료방송 사업자(IPTV, 케이블TV)들의 2015년 VOD 매출액은 7,475억으로 추정된다. VOD 매출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0%로 가파르게 증가하였다(<그림 2>참조). 특히 IPTV사업자들의 VOD매출은 2014년기준 전체 방송 수신료 매출의 32.7%를 차지하며 주요한 수익원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렇듯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VOD에 대해 왜 VOD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지 VOD사업자들이 VOD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아본다.


VOD 성장의 이유


● 선택적, 능동적 소비


VOD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첫째 이유는 시간 이동 시청이다. 방통위의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VOD서비스 시청 이유로 ‘본방 시청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다시 보기 위해’라는 대답이 응답자의 79%로 가장 많았다(<그림 3> 참조).


시간 이동형(Time Shift) 시청은 전통적인 TV 시청 방식과 달리 방송사가 정한 시간이 아닌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방송을 보는 시청 행태를 의미한다. 시간 이동형 소비는 사업자에 의해서 정해진 시간에 일방적으로 송출되는 콘텐츠를 소비해야 했던 수동적 시청에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여 원하는 시간에 소비할 수 있는 능동적 시청으로 변화를 의미한다. 이제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에 있어 시청 대상, 시간, 방식 등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 사교, 정보 습득보다 오락, 휴식에 충실


시간 이동형 시청과 함께 몰아보기(Binge watching) 또한 대표적인 VOD시청 이유로 손 꼽힌다. VOD 서비스 시청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청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한 번에 모두 볼 수 있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62%로 시간 이동형 시청 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그림 3> 참조).


VOD시청은 오락 및 휴식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SDI의 ‘VOD의 선택과 수용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시간 서비스의 경우 VOD서비스에 비해 정보 습득, 인간 관계 유지, 현안 인지와 관련된 질문에서 높은 응답값을 보였다. 반면 VOD 서비스는 심리적 안정감 획득, 오락적 재미 및 흥미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실시간 서비스에 비해 높은 응답 값을 보였다. 즉, 실시간 서비스는 사회적 활동을 위한 정보 획득에 도움이 되는 반면 개인적 안정, 오락을 추구하는 데에는 VOD가 더욱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그림 4> 참조).


이러한 오락, 휴식이라는 의도를 극대화 하는 시청 방식이 몰아보기이다. VOD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본 응답자의 76%가 몰아보기가 바쁜 삶으로부터 피난처가 된다는 말에 동의하였다. 몇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몰아보면서 프로그램에 깊게 몰입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 휴식이나 즐거움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소비 행태라고 할 수 있겠다.


● 개인 취향에 맞는 콘텐츠 소비


주어진 콘텐츠를 받아 들여야 하는 실시간 방송과 달리 VOD서비스의 경우 콘텐츠의 선택적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만의 기호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보기 쉽다.


실제 KISDI의 연구에 따르면 주로 누구와 함께 시청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 혼자 시청한다는 응답 비율이 실시간 시청의 경우 60%, VOD시청의 경우 77%로 VOD 시청에서 개인적 성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냈다(<그림 5> 참조).


● 매력적인 VOD 콘텐츠 증가


매력적인 VOD 콘텐츠가 증가한 것도 VOD 소비 성장의 한 원인이다. 처음부터 VOD 시장을 목표로 제작되는 콘텐츠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영화, 드라마와 같이 전통적 시장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 또한 홀드백을 줄이고 짧은 기간 내에 VOD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영화가 극장에서 수익을 거둔 후 다른 유통 플랫폼으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홀드백이라고 하는데 과거 극장 상영 이후 3~6개월이 지나야 DVD 등으로 출시되고 또 다시 45~90일이 지나야 VOD 출시되었지만 최근에는 극장 개봉 이후 30일 이내 심지어 개봉과 동시에 VOD로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의 홀드백이 짧아지면서 소비자들은 극장에서 개봉 중이거나 영화관에서 내린 지 얼마 안된 새로운 콘텐츠를 VOD형태로 더욱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지상파뿐만 아니라 종편이나 CJ E&M 등의 채널에서 지속적인 히트 프로그램을 VOD로 제공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VOD를 통해 보고 싶은 콘텐츠의 양이 증가하게 되었다.


글로벌 사업자의 움직임


실시간 시청과는 다른 소비 행태를 보이는 VOD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 동영상 트래픽 증가에 적극 대응


VOD 소비의 증가, 특히 여러 개의 동영상을 한번에 몰아보거나, 이동 중 시청하는 성향이 강화되면 동영상 트래픽 증가에 따른 영상 끊김, 비용증가가 VOD시청 관련 주요한 어려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결의 열쇠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이 직접 VOD시장에 진출하거나 또는 VOD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시켜 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 3위 이동통신 업체인 T-Mobile은 2013년부터 Un-carrier 전략을 꾸준히 추진하며 소비자 중심의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Mobile은 2015년 11월에 열 번째 Un-carrier 전략으로 ‘Binge-On’을 발표 하였다. ‘Binge-On’은 YouTube, 넷플릭스, 훌루, HBO Now, Amazon Video 등 인기 VOD서비스 사용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무료화하는 파격적 혜택을 제안하고 있다. T-Mobile은 ‘Binge-On’ 도입 취지로  데이터를 소비하는 제 1 방안은 바로 동영상 시청이지만 이러한 동영상 시청으로 인해 추가 통신 요금을 떠안는 상황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Binge-On’ 전략은 특정 파트너사의 서비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서비스들을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원활히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국내에서도 동영상 트래픽을 지원해주는 요금제가 있지만 앞으로 동영상 시청으로 인한 데이터 니즈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VOD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적 증가는 VOD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다시 말해 VOD 콘텐츠의 양적 확보는 기본 경쟁 요인이다. 그러나 VOD 소비 증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양적 증가로는 충분하지 않다.


동영상 소비의 개인화, 기호화가 진행되면서 VOD 콘텐츠에서도 몇몇의 콘텐츠가 VOD 매출을 이끌기 보다는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되는 롱테일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 국내 VOD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한 영화 VOD 중 상위 10개 작품의 매출 비중은 불과 17%였고 10위 밖의 작품들의 매출 비중이 83%에 달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롱테일형 영화나 TV 시리즈로 수요를 몰아가는 비지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이와 동시에 자체 제작을 통해 콘텐츠 차별화를 시도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초 자체 제작 드라마인 House of Card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지속적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경쟁 사업자인 아마존, 훌루도 자체 제작 콘텐츠에 뛰어들었다.


●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는 자신의 기호에 딱 맞는 콘텐츠가 있을 가능성을 높여 주지만 문제는 그것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리모콘으로 정교한 검색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구분 방식은 장르나 프로그램 제공 사업자에 따른 구분이 일반적이며 콘텐츠 소비 데이터에 근거하기보다는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추천이 제공되는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거나 최신작 VOD는 쉽게 소비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내 취향에 맞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거나 오래된 콘텐츠를 찾기는 무척 힘든 일이다.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을 채택하여 대여되는 영화의 2/3가 추천을 통해 발생하는 등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추천 시스템을 가지게 된 기반에는 차별적 메타데이터 구축과 DVD렌탈사업부터 현재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을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와 이에 기반한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넷플릭스는 영화 콘텐츠의 특징을 규명하기 위해 36페이지 분량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채워 넣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성적인 내용, 잔인함, 로맨틱함, 주인공의 도덕성의 정도나 해피엔딩 여부 등과 같은 세부적 정보를 1~5점 척도로 평가, 입력한다. 이후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자동적으로 각 콘텐츠의 특징을 분류하고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시청 행태 데이터와 함께 분석해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장르의 콘텐츠를 추천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Netflix Prize라는 알고리즘 개발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다양한 외부 영역의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추천 정확도를 10% 높여주는 팀에게 100만달러를 제공하였다. 최근에는 딥러닝 방식을 도입하여 추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의 시청 행태 변화는 국내 VOD시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미 VOD서비스가 유료방송 시장의 중요한 경쟁 요인으로 자리잡은 미국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개인화되고 있는 소비 경향이 커짐에 따라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한 해법과 많은 콘텐츠의 제공뿐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 특히 소비자들이 보고 싶어할 콘텐츠를 지능적으로 찾아 추천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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