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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테슬라 효과, 자동차에서 에너지 시장으로 확산'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테슬라가 에너지 시장에까지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기가팩토리, 전력저장용 전지팩, 솔라시티 인수에 따른 통합 에너지 사업모델 등을 통해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현의 가속’에 실질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에너지 시장의 트렌드 세터라 할 수 있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구축을 통해 전지 증설 경쟁을 부추기며 전지 가격 하락을 가속시키고 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이후 전기차 및 전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기가팩토리 구축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과 중국이 활발하다. 기가팩토리의 여파는 자동차용 전지 시장의 경쟁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규모와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공급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가져가는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다.


테슬라는 전력저장용 전지팩 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 국면에 접어든 전력저장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솔라시티의 전력거래 서비스까지 고려한 테슬라의 사업모델은 전력저장 시장 내 가치사슬 생태계의 구조와 지배권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및 에너지 서비스 기업인 솔라시티를 인수하면서 전력 생산에서 유통, 저장, 소비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된 통합 에너지 사업모델을 제시하였다. 기존 자동차나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다. 양 산업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와 전력저장을 매개로 한 자동차와 에너지 사업의 연결은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갈수록 활발해질 것이다.


에너지 시장에서의 테슬라 효과는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행보는 향후 자동차와 에너지 산업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전기차, 전지, 전력저장, 신재생에너지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목 차 >


1. ‘기가팩토리’와 자동차 전지
2. 테슬라-솔라시티와 전력저장(ESS)
3. tesla.com과 통합 에너지 사업 모델

 

 

전기차 모델S로 유명한 테슬라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말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공개하며 전기차 대중화에 시동을 건데 이어 6월에는 테슬라가 자매사인 태양광 발전 서비스 기업인 솔라시티(SolarCity)를 인수할 계획을 발표하여 시장에 논란을 일으켰다. 사업 구조 상 단기적으로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솔라시티에 대한 ‘구제 금융’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8월 1일 테슬라는 솔라시티를 주 당 25.35 달러, 총 26억 달러 규모의 인수를 공식화하였다. 결과적으로 테슬라는 에너지의 생산, 유통, 저장, 소비의 수직계열화된 통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표명한 셈이다. 테슬라는 이미 전력저장을 교두보로 하여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에까지 그 행보를 넓혀 왔다. 2015년 4월, 테슬라는 파격적 가격과 미려한 디자인까지 내세우며 전력저장 전지팩인 주택용 ‘파워월’과 빌딩용 ‘파워팩’을 공개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지난 7월 말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지 공장, 기가팩토리(Gigafactory) 그랜드 오픈 행사를 열었다. 2014년 초, 세계 연간 리튬이온 전지 수요량 전체와 맞먹는 전지 공장을 2020년까지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지 2년 여만이다. 비록 전체 공장 부지의 7분의 1을 만든 시점이지만,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규모였다. 당초 기가팩토리는 셀 기준으로 35GWh, 팩 기준으로 50GWh의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갖추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전지의 가격을 kWh당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 번 발표에서는 2018년 50GWh, 2020년 완공 후에는 150GWh의 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우겠다고 하였다. 약 150만 대의 전기차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 계획을 앞당기고 규모도 늘렸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전지를 생산하는 ‘공장’이 아닌 또 다른 ‘사업’으로 간주한다. 테슬라는 동일한 공장 부지에 기존 계획 대비 3 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공장 전체의 여유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기가팩토리를 설계,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선도, 가속’하겠다는 일관된 메세지를 강조하여 왔다.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와 전력 생산 및 저장, 에너지 서비스를 통합한 명실상부한 ‘청정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뒤로 하더라도 에너지 업계에 몸 담은 사람이면 누구나 꿈꾸는 미래 에너지 체계의 통합된 모습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자 나서는 ‘트렌드 세터’라 할 수 있다.


전기차, 전력저장 및 에너지 생태계에서 테슬라가 만들어낼 파급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전지 가격 하락을 통해 전기차의 확산과 대중화, 신재생에너지의 성장, 에너지 시장 및 생태계의 변화를 촉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가 관련 업계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향후 전지를 비롯하여 전력 및 에너지 산업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1. ‘기가팩토리’와 자동차 전지

 

 

전지 공장 증설 경쟁


전기차 시장 성장 본격화는 대세 중의 하나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의 확산 또한 전력 및 에너지 시장에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전력을 저장하는 저렴한 전지의 대량 보급이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이후 전기차 및 전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기가팩토리’ 구축이 줄을 잇고 있다.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가 독일이다. 2015년 2월, BMZ(Batterien-Montage-Zentrums)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독일 Karlstein 지역의 55,000 제곱미터 부지에 5GWh 규모의 전지 생산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하였다. 올 5월에는 유럽 최대 전지 공장의 일부를 공개하였는데, 4,800 제곱미터의 부지에 연 2억 개(15GWh 상응)의 리튬이온 전지팩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 이어 2020년까지 작년에 발표한 생산능력보다 무려 6배 많은 30GWh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 밝혔다. BMZ는 이미 독일, 중국, 미국, 폴란드에 약 12만 제곱 미터의 생산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투자 등 귀추가 주목된다.

 

VW은 수십 억 유로를 투자하여 자체 전지 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지난 5~6월 적게는 110~155억 달러 규모의 전지 공장 투자 계획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6월 말에는 중국에 첫 전지 공장을 구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디젤게이트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VW은 향후 10년 동안 총 30개의 플러그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연간 3백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수치 상으로 본다면 현재 전세계 자동차용 전지 생산 물량의 6배 가량이 VW 한 곳의 수요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VW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몇몇 전지 기업들에 의존하기 보다는 교섭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일정 수준의 전지 사업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추측된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및 전기차, 전지 생산국이자 수요 시장인 중국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작년 3월 BYD는 매년 6GWh의 전지 생산능력을 추가할 계획을 공개했다. 2015년 말 10GWh에서 2020년이면 34GWh 규모로 높일 계획이다.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BYD로서는 파나소닉-테슬라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BYD는 전기차용 전지에서 파나소닉에 이어 2위다. 중국의 또 다른 주요 전지 기업인 CATL은 2016년 중국 내 제 2 공장을 완공하면서 7.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 300억 위안(약 5조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현재의 6배 이상인 50GWh급으로 높일 계획이다. 2015년 중국의 리튬이온 전지 생산량은 61.6GWh로 세계 시장의 74.2%를 점유하고 있다(중국전지협회, SNE 리서치). 중국 기업들의 올해 전지 투자 규모도 총 30~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지의 품질 수준이 아직은 한국이나 일본 기업들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규모와 경험을 통해 기술 격차를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국과 일본의 기존 강자들에게는 위협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전지 가격 하락 가속

 

기가팩토리 붐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전지 가격 하락 가속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 세계 자동차 전지 전체의 생산능력은 어림잡아 300GWh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전기차용 전지의 생산능력은 44GWh 규모로 추정한다면(BNEF), 현재보다 7배 수준으로 증가한 규모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2020년 kWh당 100달러의 전지 가격을 공언했다. 현재 테슬라의 전지 비용이 kWh당 150~200 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조달 가격의 기준을 한층 아래로 끌어내리는 효과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미 GM은, 테슬라의 전지 유형과 다르기는 하지만, Bolt용 전지 셀 kWh당 가격을 2020년 120달러, 2022년 100달러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전기차뿐 아니라 전력저장용 수요까지 고려할 경우 2020년 이전에 kWh당 전지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전지 가격 하락은 곧바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연결되어 전기차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전기차에서 전지 부품의 비용은 적게는 500~8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차량 유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일 부품이나 모듈로는 차량 원가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지 기업간 증설 경쟁에 따른 전지 가격 급락과 전기차 시장 성장이 2~3년 후면 선순환 고리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지 산업 경쟁 판도 변화


2015년 기준으로 전세계 리튬이온전지 생산의 88%가 한국, 일본,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관련 주요 소재나 부품의 가치사슬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를 필두로 한 미국, 유럽 등지의 전지 생산능력 확충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기차에 참여하는 자동차 기업의 입장에서 핵심 부품이자 비용 비중이 가장 큰 전지를 안정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다. 테슬라만 보더라도 대규모 물량을 조달하는데 지배권을 갖지 않으면 원하는 속도의 사업 전개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전지를 수직 통합하였다. 전지 기업은 물론 기존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대하여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모습을 본 전기차 경쟁 기업들은 대규모의 안정적 전지 생산과 공급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행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입장을 공유하게 된 셈이다. BYD나 다임러, VW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전기차뿐 아니라 전기차가 가진 에너지 산업에의 파급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국가별 혹은 자동차 기업별로 독자적인 전지 생산 기반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견고한 고객 기반을 갖지 않는 한 자동차용 전지 기업들의 가동률이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파나소닉이나 BYD 등 수직계열화의 덕을 보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이 공고한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고 가동률 50%를 넘기는 기업들을 쉽게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전세계 기준으로 자동차용 전지 공장의 가동률이 2014년 초 22% 정도였으나, 2016년에는 40%에 이를 전망이다(NREL). 당장은 과잉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 시점에서 계획된 설비 증설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2020년을 전후하여 가동률이 부진해지고 기업간 편차도 커질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LG화학, 파나소닉, 삼성SDI, BYD 등 동아시아 기업들이 주도했던 전지 시장의 경쟁 구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기업들과의 제휴에 기반하면서도 지역 공급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가져가는 기업이 시장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대하여 고객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인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렇지만 트렌드 세터인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테슬라와의 협력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당분간 전기차용 전지 시장의 리더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자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Lishen, CATL 등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지 기업들의 성공 여부는 결국 중국을 비롯하여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과 어떠한 조달 및 협력 체제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현재의 조달 및 협력 체계와 신뢰도가 중요한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지 개발 및 생산 기술의 난이도, 소재 및 부품 조달 네트워크 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기존 전지 기업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기업들의 전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대규모 자본력을 통한 직접 진출이 증가할 경우 전지 기업들의 위상과 거래 관계는 재편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전지 기업들도 전지에 대한 수요 기업의 전방위적 지배력 확대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2. 테슬라-솔라시티와 전력저장(ESS)

 

 

테슬라 에너지의 전력저장용 전지팩 진출


테슬라의 전력저장용 전지팩 사업 진출은 성장 국면에 이제 막 접어든 전력저장 시장의 성장을 가속하기에 충분한 호재로 평가를 받고 있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 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전지를 비롯하여 플라이휠, 커패시터 등 다양한 저장 유형이 있다. 보통 ESS는 크게 전지팩,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 등 전력 제어 파트, 충방전 전력을 관리, 제어하는 소프트웨어(EMS)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슬라는 주택용(파워월)과 빌딩용(파워팩)의 전지팩을 공급하고 있다. 물론, 기가팩토리에서 나온 전지 물량 해소를 위한 사업 전개라는 평가도 있다. 테슬라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지 팩만을 공급하고, 인버터나 설치 등은 해당 지역의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고객 저변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파워월의 경우 주택용 태양광 발전 설비와 결합하는 형태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파워월용 인버터의 경우 SolarEdge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도, 독일이나 유럽, 호주 시장에서는 Fronius와도 협력하고 있다. 파워월의 설치와 유통은 현지 태양광 설치업체나 전문 유통 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독일의 Praml, 호주의 NaturalSolar가 대표적이다. 빌딩용 파워팩의 경우 Dynapower가 대표적인 인버터 협력 기업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 및 거래 사업과 테슬라의 전력저장 사업이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지난 7월에 테슬라는 태양광-ESS의 결합 제품을 곧 발표하겠다고 하였다. 전지팩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유형의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시장별로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광-ESS 결합 제품 시장은 태양광 발전 전력의 자가소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태양광 발전과 결합하는 ESS 시장이 작년 67MW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61MW, 2020년이면 400MW를 넘어서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GTM Rearch).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시너지는 분명 ESS에 기반하지만, 그 범위는 단순히 제품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 대상의 전력 서비스까지 확대된다. 소비자 저변 확대가 테슬라 전지팩 성장으로 연결된다. 테슬라의 전력저장이 자사의 독자적인 ‘수퍼차져’ 충전 네트워크와의 연계도 이루어지고 있다.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에서 나온 전력을 저장한 ESS와 자사 충전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이다.


가치사슬 생태계의 구조와 지배권 향방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독일의 Sonnen은 약간은 다른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Sonnen은 외부에서 조달한 전지팩과 인버터를 자체 개발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결합한 전력저장장치(ESS)를 생산한다. 효과적인 유통을 위해 지역에 따라 다른 인버터 기업과 손을 잡는다. 에너지 서비스 영역에서는 독자적인 거래 플랫폼(sonnenCommunity)을 구축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독일 내 지역에서 출발하였지만 전세계로 확장 가능한 서비스다.


Sonnen과 테슬라는 전력저장을 둘러싼 가치사슬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지팩 제품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솔라시티 사업과의 연계를 추진 중에 있다. 분산형 발전과 저장, 여기에 충전 인프라와 전기차까지 가세하는 모습은 테슬라와 솔라시티가 그려온 미래 에너지 체계의 밑그림이다. 하지만 Sonnen은 독일 내 탄탄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저장 시스템 통합과 연계 거래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있다.


테슬라와 Sonnen의 이러한 행보는 자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에 진입하면서 가치사슬 내 저변을 넓히고 확실하게 지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력저장 시장이 아직은 초기인데다, 다양한 유형의 많은 기업들이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어, 어떠한 유형의 모델이 유력하거나 생태계를 좌우할 것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다양한 모델들이 경합을 벌이면서 지역별로 혹은 응용 영역에 따라 주력 사업모델이 자리잡을 것이다.


미국 빌딩 영역의 전력저장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함께 시스템 통합에 강점을 지닌 Stem, GreenChargeNetwork 등이 초기 시장을 형성해왔다. 여기에 주택용을 기반으로 한 Sonnen과 유틸리티용을 주로 했던 GreenSmith가 각각 SonnenBatterie pro와 Omni4라는 솔루션을 가지고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SDG&E와 같은 유틸리티 서비스 기업도 사업 진출을 검토할 정도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전력저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축전이 점입가경이다.


전력저장이 가진 전력망 및 에너지 체계에의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기업들은 전력저장의 사업모델 수립에 있어 에너지 체계 전체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의 그림을 이미 제시하였고, 이제는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하나 둘씩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기업들이 저마다의 사업모델을 들고 활발한 참여를 하면서 퍼즐 조각을 새롭게 맞추는 형국이다. 전력의 생산, 유통, 저장, 서비스 등을 전문으로 하거나, 서로 분업하고 협력하면서 에너지 체계 전체를 직접 관리하는 유형의 조합형 모델도 가능하다. 테슬라를 위시하여, Sonnen 등 일련의 전력저장 관련 기업들의 행보는 전력저장 시장의 성장과 함께 산업 구조 형성을 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3. tesla.com과 통합 에너지 사업 모델

 


teslamotors.com에서 tesla.com으로


지난 8월 1일, 테슬라는 솔라시티 인수를 공식 발표하면서 자사 홈페이지 주소를 ‘teslamotors.com’에서 ‘tesla.com’으로 바꿨다. 작년 전력저장용 전지팩 사업을 진출하면서 기존 전기차 사업과 구분하여 ‘Tesla Energy’라는 영역을 새로 만들었다. 솔라시티 인수로 테슬라는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발전 및 거래 서비스를 망라하게 된다. 이제는 이동형 에너지원인 전기차를 포함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통합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셈이다. 테슬라가 줄곧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 구현을 가속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요소들을 한 지붕 아래에 모두 모은 셈이다.


자동차나 에너지 서비스의 경우 100년을 넘는 시간 동안 각자의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하며 성장해왔다. 테슬라처럼 자동차 제조에서 충전 인프라, 에너지 생산 및 거래 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하는 기업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전기차에서 전지까지 수직계열화한 BYD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하지만 제조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은 자동차나 에너지 서비스 등 각각에 특화, 집중하면서 사업을 영위해왔다. 테슬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업을 통합하여 운영한다. 충전 인프라와 ESS가 고리가 되어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연결된다. 이종 사업간 물리적 결합을 넘어선다.


충전 인프라, ESS를 매개로 한 협력 증가

 

전력 및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재정의하기 전까지는 충전인프라가 경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체계가 어떤 것들로 구성될 지는 널리 알려져 있다. 태양광, 풍력 등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원으로 하고 송전/변전/배전 인프라가 지능적으로 운영되며, 전력저장과 전기차를 통해 수급 효율을 높이는 게 개략적인 모습이다. 기존의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은 주로 발전과 수송 및 유통 인프라 등 공급 위주의 사업을 전개해 왔다. 대부분의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이 자동차 기업이나 충전설비 기업들과 협력하기도 하면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자동차 기업들의 ESS 사업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다임러는 신규 사업 육성과 연계하여 ESS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닛산을 비롯하여, 토요타, GM, BMW 등 주요 기업들이 중고 자동차용 전지를 ESS용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자원의 재활용 차원과 함께 전지의 잔존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용 전지의 재활용은 전력 및 에너지 체계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기업만의 이슈는 아니다. 2015년 1월, BMW, Bosch, Vattenfall 등이 2MW-2MWh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Second Life Batterie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Vattenfall, PG&E, SCE 등 많은 전력서비스 기업들이 전력저장을 바탕으로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고, 가상발전소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나 솔루션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의 전지가 살아서는 분산형 전원(V2G, Vehicle-to-grid) 기능을 하고, 수명을 다하고 나서는 ESS용으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에너지 체계와의 끈을 연결하는 셈이다.


전기차와 에너지 서비스 사업을 직접 통합하는 모습을 당분간 테슬라 이외의 다른 데서 찾아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같은 사업모델의 성공 여부를 지금 당장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검증되지 않은 모델이지만 테슬라가 그 연결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전력저장과 충전 인프라를 매개로 한 자동차와 전력 및 에너지 사업의 연결은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갈수록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분간 양 시장의 주요 기업들간 협력 모델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전기차와 에너지 산업간 경계 붕괴 촉발


이상에서 살펴본 테슬라의 영향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기가팩토리, 전력저장 관련 사업모델, 전기차까지 포함한 통합형 에너지 사업모델 등이 서로 얽혀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충전 인프라와 더불어 전력저장의 확산은 전기차와 전력 및 에너지 사업간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전기차에서 출발하여 전력저장, 발전 및 거래 서비스를 연결, 통합하고 있다. 양 산업간 경계 붕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자동차 기업들의 전력저장 사업 진출이 좋은 예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ESS 제품을 공급하는 데 많이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전력 거래 등 전력저장을 둘러싼 다양한 서비스로의 확장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ESS용 전지를 직접 공급하든 재활용을 통해서건 자동차 기업들의 ESS 진출은 제품과 서비스간 경계를 허물며 전기차와 전력 및 에너지 사업간 연계와 중첩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기업의 ESS 진출은 신규 사업 육성 차원에서도 검토되면서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전지를 다루고 있어, 관련 사업의 확장 차원에서라도 눈여겨볼 수 밖에 없다. ESS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는 전세계 ESS 시장이 올해 2.9GWh에서 2025년에는 21GWh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지 가격 하락과 함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성장, 에너지 비용 절감 니즈 증가, 규제 대응 및 정부 지원 등이 주요 성장 동인이다. ESS에서 자동차용 전지의 주력 유형인 리튬이온 전지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동차 기업 입장에서 ESS는 에너지 관련 사업 진출의 교두보로도 볼 수 있다. Navigant 리서치는 2035년 ESS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용 전지가 연 11GWh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였다.


자동차는 물론 에너지 서비스 측면에서도 전력저장은 추가적인 가치 창출의 보고이자 중요한 연결 고리라 할 수 있다. 미래 스마트 에너지 체계에서 전기차는 이동형 전력저장 기능으로 인해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전기차는 잉여 전력의 저장은 물론, 필요 시 전력망으로의 공급(V2G)을 통해 전체 에너지 체계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ESS를 통해 기존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분산형 에너지원의 확산에 대응하면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분의 주요 에너지 서비스 기업들이 전지 기업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규모의 ESS를 보급하려 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력저장, 신재생에너지 성장의 선순환 구조 강화

 

테슬라 효과는 전기차, 전지, 전력저장, 신재생에너지를 서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 가격 하락은 전기차는 물론 전력저장의 성장과 직결된다. 에너지 체계의 핵심으로서 전력저장이 자리잡아가고 생태계 내 다양한 모델들이 각축을 벌이면서 다시금 저렴한 전지의 조달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전력저장의 확산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태양광-ESS 결합이 대표적인 예이다. ESS 시장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데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전력저장은 또한 충전에 따른 전력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확충을 북돋울 수 있다.


자동차용 전지의 재활용도 한몫 거들 수 있다. 자동차용으로 수명을 다 한 전지, 고가로 사용하였던 전지를 재처리하여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고가의 전지에 대한 잔존 가치를 높인다. 현재는 전기차에서 전지의 비용 비중이 30~50%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과의 직접적인 가격 경쟁이 어렵다. 전지 가격 하락 지속과 함께 전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여지가 커지면 전기차의 가격을 전략적으로 낮게 책정할 수도 있다.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금융 프로그램의 연결이 수월해지고 나아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전지 재활용은 전기차의 경제성을 높이고 시장 성장을 가속하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전력 및 에너지 시장에서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는 힘들다. 테슬라는 변화를 위해서는 규모와 함께 고객의 접근 가능성, 즉 저렴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의 행보도 테슬라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테슬라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는 이제 막 시동을 건 셈이다. 전지 및 제조 공정 기술 혁신, 전지 및 자동차 기업들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지역 정부의 규제 및 지원 프로그램 여부 등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자동차와 전력 및 에너지 시장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사업모델이나 솔루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가 촉발시키는 전지와 전력 및 에너지 체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규모와 범위, 그리고 빨라지는 속도에 대응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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