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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R&D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 경제보고서 ■ | 2016. 9. 5. 18:01 | Posted by 중계사


LG경제연구원 '기업 R&D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경영환경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혁신의 속도가 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R&D 속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R&D 프로세스를 기민하게 가져가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 기회를 먼저 잡고 빠르게 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R&D 가속화를 위한 중요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왜 속도가 중요해지고 있나?


혁신 속도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 혁신 성과 달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신기술에 대한 빠른 수용’을 꼽은 기업이 1년 전 대비 크게 늘었다. 또한, 기업들은 혁신 활동들이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긴 개발 기간’을 꼽았다(<그림 1> 참조).


혁신 선도자(First Mover) 또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되고자 하는 기업들의 열망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혁신 속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경쟁 속도가 더욱 빨라졌기 때문이다. 직방, 다방 등과 같은 모바일 부동산 중개사업의 경우 2014년 하반기부터 우후죽순 생겨 현재 국내 200개가 넘는 업체들이 경쟁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스마트폰 기업 상위 10위 안에 7개 업체나 포진하고 있다. 경쟁의 성패가 갈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년 6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4개월, 캔디 크러쉬 게임은 1년 3개월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시속으로 경쟁했다면, 지금은 초속으로 경쟁하고 있는 꼴이다. 경쟁 속도가 빨라진 데에는 디지털화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산업에서는 신생 기업이 실력을 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디지털 산업에는 신생 기업의 빠른 시장 진입 및 추격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들이 많다. 생태계 형성을 위한 기술의 표준화, 컴퓨팅/스토리지 등 인프라 비용 부담 완화, 주요 공정의 모듈화 및 아웃소싱 확대 등으로 신생 기업은 적은 투자로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속도 경쟁이 벌어지는 산업이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이 기존 전자/IT 영역 외 전통 산업과 융합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던 헬스케어, 자동차, 금융, 심지어 농업도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기업뿐만 아니라 IT 기업들도 새로운 시장 기회를 잡기 위해 경쟁에 뛰어 들면서 경쟁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셋째, 속도가 사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속도가 선택의 대상이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스타트업들과 달리 속도보다는 완성도를 통한 대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한 전략으로도 충분히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성도에 집착해 제품 출시가 늦어질 경우 자칫 시장의 룰이 바뀌어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설사 시장의 룰이 바뀌지 않더라도 앞선 경쟁자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우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시장 진입에 고전할 수 있다. 고객들이 구매 의사결정 시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기존 구매자들의 사용 후기를 손쉽게 접하고 신뢰하면서, 선도자로의 고객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속도 경쟁에서 예외인 기업들은 많지 않다. 스마트폰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이끈 애플조차 중국 시장에서 최근 로컬 업체의 빠른 혁신 속도에 밀리기 시작했다. 런닝머신의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고, 그 위를 달리는 기업들은 제자리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R&D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활동들


기업들은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혁신의 산실인 R&D의 속도를 높이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① 더 효율적이고 기민하게, ‘애자일 기법’


일반적으로 R&D 프로세스는 효율화의 대상이 아니었다. 경영자들은 R&D 인력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낼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혁신 속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R&D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이 R&D 프로세스 효율화 측면에서 주목 받고 있다.


중국 제약 및 의료 기기 R&D 기업인 우시(WuXi PharmaTech)사는 생산 프로세스를 모방해 R&D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있다. 일반적인 제약 R&D는 타겟 선정과 검증, 후보물질 탐색, 스크리닝 등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약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평균 10~12년이 소요된다. 우시는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R&D 프로세스를 8단계로 세분화하고, 각 단계별로 1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할당했다. 이 때 업무 난이도가 높은 초기 단계에는 석사 이상의 숙련 인력을 투입하되, 나머지 과정에는 학사 수준의 R&D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마치 생산 공정에서 각 작업 과정을 세분화하고, 단계별 인력을 할당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시는 C형 감염 치료제를 일반 제약 회사보다 2~3배 빠르게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순차적 R&D 프로세스 자체에 변화를 준 기업들도 있다. 고객의 니즈가 명확하지 않고 빠르게 바뀌는 경우, 시장에 대한 불분명한 가설을 토대로 순차적으로 R&D 단계를 밟는 경우 시간만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 반응을 들어보고, 피드백을 반영해서 수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렇게 시장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애자일(Agile) 기법이라고 부른다(<그림 2> 참조). 애자일 기법은 1990년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으로 처음 등장했으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민한 대응이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애자일 기법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소규모의 다기능 팀(Multi-functional Team)을 구성하고, 팀에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한다. 팀은 성과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방대한 문서화나 장기 계획에 얽매이지 않는다. 대신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 및 사업 부서 등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방향을 전환하거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 덕분에 시장의 니즈에 잘 맞는 제품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거대 기업 GE도 빠른 혁신과 유연한 고객 대응을 위해 2013년 패스트워크(FastWork)라는 애자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패스트워크의 초기 시험대는 지금은 하이얼로 넘어간 냉장고 사업이었다. GE 가전의 경영진은 소규모 다기능 팀을 구성하고, 이 팀에 모노그램 브랜드를 위한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단, 3개월 안에 시제품, 1년 안에 생산 제품을 만들라는 도전적인 목표 수준을 제시했다. 개발팀은 목표 달성을 위해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여러 차례 고객 의견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을 밟았다. 최종 소비자, 판매 직원의 의견도 수렴했고, 공급업자와의 협업도 초기부터 진행했다. 완성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직접 고객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엔지니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결과에는 크게 도움이 되었다. 개발 속도는 2배 빨라지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판매는 2배 이상 늘었다.


애자일 기법을 한 단계 더 과감하게 변형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애자일 기법에서는 고객 대상 테스트와 개선 작업을 반복한 후에 제품을 출시한다. 하지만 일부 중국 기업은 먼저 제품을 출시한 후 고객의 반응을 보고 개선하는 작업을 한다. ‘시험-개선-출시’ 프로세스가 아닌 ‘출시-시험-개선’ 프로세스인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Tencent)는 이렇게 변형된 애자일 기법을 적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텐센트는 메신저 QQ에 캘린더 알림 기능을 탑재할 때 방대한 시장 조사와 통상적인 베타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시험-개선-출시’ 프로세스를 밟지 않은 것이다. 앱 개발 및 출시와 관련된 다양한 부문(사용자 인터페이스, 프로그래밍, IT 인프라 등)을 통합한 팀을 구성해 기념일, 약속 등 기본 기능만 탑재한 초기 버전을 빠르게 런칭했다. 이후 사용 고객들로부터 스포츠 경기 일정과 컴퓨터 게임 일정 알림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텐센트는 몇 주 만에 추가 기능을 탑재한 업데이트 버전을 선보였다. 텐센트는 ‘출시-시험-개선’ 프로세스를 통해 일반적으로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개발 기간을 반으로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수용도도 높일 수 있었다.


업데이트에 소요되는 비용이 적은 소프트웨어 기업만이 ‘출시-시험-개선’ 프로세스를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대표 의료기기 제조사인 민드레이(Mindray)는 6개월마다 신제품을 출시한다. 의료기기 업계의 일반적인 출시 주기인 2년에 비해 상당히 짧은 주기이다. 텐센트와 같이 민드레이도 기본 기능만 가진 초기 버전을 실제로 출시한 후 고객 피드백을 토대로 업데이트 모델을 출시한다. BeneHeart R3 심전계 모델의 경우, 18개월의 연구 개발 후에 기본 모델을 출시했다. 기기를 사용해 본 의사들은 이 기기를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중환자실의 상시 모니터링 기기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향을 보였다. 이를 위해 헤모글로빈 산소 포화도, 뇌파 측정 기능을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드레이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신규 모델을 즉각 개발해 출시했다.


‘출시-시험-개선’ 프로세스 도입은 자칫 브랜드를 훼손시킬 위험이 있다. 하지만 고객이 쉽게 이탈하지 못하는 록인(Lock-in)이 가능한 사업의 경우, 이 전략은 주효할 수도 있다. 빠른 시장 공략으로 고객을 선점한 후 개선된 제품으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사용 경험을 토대로 제공하는 피드백은 시제품에 대한 짧은 관찰을 기반으로 하는 고객 조사 결과 대비 시장의 목소리를 더 잘 대변할 수 있다.


② 한발 앞선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속도에 대한 갈증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 기업들은 내부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외부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혁신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다. 2003년 체스브로가 오픈 이노베이션 개념을 소개한 이후 기업들은 꾸준히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기대와 달리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성과를 맛보지 못했다. 외부의 기회를 제때 포착하고 이를 빠르게 소화해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내부 R&D보다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가 더 어렵고, 프로세스는 더 복잡해 통제하기도 어렵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제약에 부딪힌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더 먼저, 더 빨리 외부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서의 기업 간 경쟁은 내부 R&D 만큼이나 치열하다. 누가 먼저 참신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연구소들과 협업을 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상업화에 근접한 스타트업의 경우 이미 발빠른 경쟁사들이 지분 투자나 인수를 통해 기회를 선점해버린 경우가 많다. 최근 더 빠른 기회 선점을 원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개발 및 상업화 리스크가 커 기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기업 엑셀러레이터(Corporate Accelerator)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2005년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라는 미국 벤처 캐피털이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2010년 이후 대기업에서도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6년 8월 7일 기준 72개의 기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그림 3> 참조).


기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대기업이 초기 스타트업 대상으로 3개월 내외의 정해진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멘토링, 네트워킹, 펀딩을 지원함으로써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4~10개의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그룹(Cohort)으로 진행된다.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결과물을 발표하는 데모 데이(Demo Day)를 갖는다. 성과가 좋을 경우 기업 벤처 캐피털의 펀딩을 받거나 대기업에 인수될 수도 있다.


대기업들이 기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경쟁사보다 더 먼저, 더 빨리 외부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이다. 대기업들은 대상 분야를 정하고, 초기 스타트업으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몇 백 건의 신청서를 검토하고, 선정된 스타트업과 협업하면서 대기업들은 내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신생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게 된다. 독일 함부르크 공과 대학의 헤르스타트(Cornelius Herstatt) 교수는 이 프로그램의 의의를 기업들이 ‘적을 가까이 두기 위한 전략’으로 설명한다. 현 사업을 와해시킬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을 근처에 두고 필요 시 지분 투자 및 인수를 통해 아군으로 만든다는 의미이다.


둘째,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내부 혁신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의 내부 R&D팀 및 사업팀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실무 작업을 같이 수행한다. 이 때 자원과 시간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결과물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이슈가 있을 경우 즉시 관계자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 단계로 넘어간다. 이러한 방식은 방대한 내부 검토와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의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업들은 외부의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려는 노력과 함께, 기회를 신속히 내부 혁신과 결합해 활용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내부 R&D와 달리 서로 다른 이해 관계를 가진 기업 간의 협업은 많은 거래 비용을 수반한다. 서로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지에 대한 협상, 협업 프로세스에 대한 합의, 계약 등 각 단계별로 실무적 이슈들이 산재한다. 사소한 장애물이 협업 속도를 늦추는 경험을 반복하게 되어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회의감을 갖는 기업들도 있다.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단계를 찾아 개선하고 있다. 영국국립보건연구원(NIHR)는 학교, 전문 연구기관, 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벤치에서 침대 옆까지(From Bench to Bedside)’라는 기치 아래 연구 결과들이 신속하게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국립보건연구원은 전체 공동 연구 프로세스 중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 먹는 주범을 계약 단계로 파악하고, 계약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2017년까지 연구 기간을 20개월을 단축하려는 도전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 시 특허 이슈가 뒤늦게 불거져 협업이 답보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한쪽이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을 하는 순간 상호 간의 신뢰는 무너진다. 전문 연구기관 엘레먼트 와이(Element-Y)의 캐서린 코스트(Katherine Kost) CEO는 협업 파트너 간 신뢰 구축을 위해 지식 재산권 및 상업화 시 로열티 이슈 등에 대해 초기부터 논의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지식 재산권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기 전에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아야 불필요한 논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한다. 필립스는 외부 협업 프로세스가 잘 구축되어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한 예로, 그룹 특허 조직인 필립스 IP&S(Intellectual Property & Standards)에서 외부 협업 및 인수합병 시 지식 재산권 리스크를 사전에 평가하고, 이슈 발생 시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③ R&D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

 

디지털화 및 자동화도 R&D를 가속화하는 중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컴퓨터/센서/로봇 등 하드웨어와 클라우드/네트워크의 기술 발달 및 비용 하락으로 R&D 업무에 IT 및 자동화 기술이 접목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R&D의 첫 단계인 어떤 문제에 집중할 것인지를 신속하게 의사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차의 기능 중 15%만이 고객에게 의미 있는 차별화 포인트라고 한다. 문제는 어떤 15%가 중요한 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고객 조사를 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모되고 비용 부담도 크다. 대표성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는다.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보급이 확산되면서 향후에는 이러한 의사결정이 한결 빨라지고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커넥티드카 내 각종 센서는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행동에 대한 빅데이터를 전송해준다. 자동차 회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주 사용 기능이 무엇인지, 사용 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회계컨설팅 업체 EY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80%의 자동차 회사들이 고객 데이터 분석(Customer Analytics)을 중요한 혁신 프로세스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 실험/프로토타이핑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약 R&D에서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단계는 임상 실험이다. 제약 기업들은 가상 실험을 통해 후보 유효 성분 및 용량 등이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임상 실험을 설계함으로써 임상 실험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존슨은 가상 실험을 통해 개발 시간을 40% 단축했고, 임상 환자 수를 6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회사의 경우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프로토타입 테스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한 유럽 자동차 회사는 물리적 프로토타이핑 전에 디지털 프로토타이핑을 활용해 사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로토타이핑 비용은 절반으로 감소했고, 부품별 사양 변경 횟수는 75%까지 줄어들었다. 이 회사는 디지털 프로토타이핑 방법론을 부품 공급업자들에게도 보급해 적용하게 했다.


셋째, 로봇을 이용해 실험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조합에 대한 실험을 반복해야 하는 화학 및 제약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화학 기업은 로봇 및 통신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희석, 합성 등 실험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실험 시간을 60~70% 단축했다고 한다. 압출기 산출물에서 직접 실험 대상 물질을 추출해 3개월 안에 100개의 신규 조합을 시험한 화학 기업도 있다. 전통적인 방법을 적용했을 경우 18~24개월 정도 소요되고, 이렇게 많은 옵션을 테스트하지 못했을 것이다.


넷째, 디지털화는 기업과 외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연결해 줌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노센티브, 캐글 등 온라인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찾고 있다. 올해 3월 온라인 빅데이터 플랫폼인 캐글이 주최한 데이터분석 공모전에서 두 명의 통계 분석가들이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만으로 심장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우승했다. 15년 동안 의학 전문가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비전문가들이 3개월 만에 해결한 것이다. 문제를 가진 기업과 솔루션을 가진 전문가들을 이어줄 디지털 기술이 없었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R&D 가속화를 위한 맞춤형 처방 찾아야


R&D 가속화를 위해 모든 기업에게 효과적인 만병 통치약과 같은 기법을 찾기는 어렵다. 각 기업에 맞는 처방을 찾기 위한 섬세한 진단과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선, 무엇이 ‘낭비’인지 섬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각 기업별로 R&D 속도 정체를 유발하는 단계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생산 프로세스와 달리 R&D에서는 언뜻 낭비로 보이는 여유(Slack)가 창의적 아이디어의 산실이 될 수도 있다. 근무 시간의 15%를 직원이 자유롭게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3M의 15%룰 제도는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등 혁신의 토대가 되었다. 각 기업의 혁신 프로세스와 과거 성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가속화가 필요한 단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2011년 R&D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기 위해 2005~2010년까지 진행한 142개 프로젝트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R&D 단계별 실패율과 상세 원인을 분석함으로써 아스트라제네카만의 해법을 찾아 실행하고 있다. 한 예로 초기 연구 단계의 성공률은 높은데, 후기 단계의 성공률은 낮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초기 단계에서 안전성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기 단계로 넘어간 과제들이 안전성 이슈로 연구가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던 아스트라제네카는 초기 단계의 안전성 검증 기준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자원 투입 및 연구 지연을 예방하고 있다.


둘째, R&D 프로세스 가속화를 위해 새로운 방법론 적용 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이 수행하는 R&D 과제들은 다양한 성격의 과제들이 혼재되어 있다. 문제와 솔루션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단기 과제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기 탐색 과제들도 존재한다. 과제 성격별로 프로세스를 달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다국적 통신 기업인 텔레포니카(Telefonica)는 애자일 기법을 2011년부터 적용해 본 결과, 모든 과제에 맞는 방법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솔루션에 대한 개략적인 아이디어가 존재하되, 고객 니즈 및 수용성과 같은 시장 리스크가 큰 경우 애자일 기법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내부 과제 성격을 분류하고, 각 분류에 적합한 가속화 기법을 달리 가져갈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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