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사물인터넷 시대의 반도체 시장, 새판짜기 경쟁 시작되고 있다'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시스템 반도체는 센서, 통신, 프로세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성능과 적용 분야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반도체 기업들이 사물인터넷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가 주력 비즈니스가 아니었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 개발의 초점을 무어의 법칙으로 대변되는 지속적인 성능 고도화 대신 새롭게 부상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트렌드 대응에 맞추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반도체의 저전력성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전력 공급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대부분 기기들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지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기기의 소형화 및 다양화로 특화 반도체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 기기의 빠른 출시를 적시적으로 지원하는 체계 구축도 중요한 특징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향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역량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고 저전력성 및 특화 기능 구현 등 완제품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관련 소프트웨어의 꾸준한 성능 향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의 범용화 및 가치 하락 추세가 계속될수록 핵심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전략이 반도체 비즈니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핵심 기술 강화와 더불어 수익성 확대를 위하여 기존 반도체 개발 및 판매 비즈니스를 넘는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의 추진 역시 업계의 주류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완제품 자체보다 이를 구성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보다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까지 거대 내수 시장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 역시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전략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
< 목 차 >
1. 사물인터넷의 주역, 시스템 반도체
2.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
3. 향후 반도체 경쟁을 좌우할 역량
4. 맺음말
1. 사물인터넷의 주역, 시스템 반도체
최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 등 주요 IT 전시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이색적인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IT와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GM과 포드(Ford), 아우디(Audi) 등 자동차 기업은 물론 뉴발란스(New Balance)와 로레알(L’Oreal) 등 소비재 기업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다. 게다가 전시된 제품의 종류 또한 이전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기기는 물론 하늘을 나는 무인 비행체 드론(Drone)과 운전자 없이 스스로 다닐 수 있는 자율주행차 등 색다른 기기들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IT 전시회의 풍경을 바꾸어 놓은 요인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과 TV 등 소수의 기기들만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기기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하여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전 제어는 물론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과 보안 감시, 교통 인프라와 연결되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자동차, 실시간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축구공 등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는 다양한 기기들의 출시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물인터넷 확산의 원동력이 바로 시스템 반도체이다. 사물인터넷이 접목된 기기들은 주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유무선 통신 기술을 사용하여 전송하는 한편, 수신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 및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를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는 센서(Sensor), 통신(Communication), 프로세서(Processor)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기기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이를 위한 각 반도체의 성능 수준 및 적용 분야도 한층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여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0년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가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였다.
(1) 시장 선점에 나서는 반도체 기업들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지속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폰마저 성장세가 꺾였다는 경고가 잇따르자, 반도체 기업들은 서둘러 사물인터넷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사물인터넷이 IT 산업을 넘어 대부분의 영역에서 폭넓게 적용되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 기업 인텔(Intel)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천명하고, 사물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 컴퓨팅 모듈 쥴(Joule) 및 이를 활용하여 만든 드론과 가상현실 단말 등 각종 기기를 선보였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는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기기들의 발전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급진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였다.
스마트폰의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반도체 설계 기업 ARM도 모바일 반도체 시장의 영향력을 앞세워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 경쟁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ARM은 사물인터넷 기능에 초점을 맞춘 마이크로 프로세서 코텍스 M7(Cortex M7)을 공개하면서 많은 기기에 코텍스 M7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였다. 또한 사물인터넷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센시노드(Sensinode),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 기업 위센트릭(Wicentric)과 선라이즈 마이크로 디바이스(Sunrise Micro Devices) 등 많은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동향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한 퀄컴(Qualcomm)은 무선 통신 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시대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자사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프로세서를 자동차와 드론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에 탑재하는 데에 주력하는 한편, 모든 운영체제와 하드웨어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 플랫폼 올조인(AllJoyn)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사물인터넷을 반도체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으로 선언하고 사물인터넷 컴퓨팅 모듈 아틱(Artik)을 출시하는 한편, 신체 정보의 측정과 분석 등 헬스케어 기능을 지원하는 바이오 프로세서도 선보였다.
(2) 거세지는 이종 기업들의 진입
최근에는 반도체가 주력 비즈니스가 아니었던 기업들도 새롭게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사물인터넷 시대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신규 기업들의 가세로 더욱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T 산업의 무게 중심이 시스템 반도체로 이동할 것이라고 판단한 기업들은 자체 연구 개발은 물론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통하여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Cisco)는 자사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시스템 반도체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선보인 구글(Google) 역시 사물인터넷 운영체제와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보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전자상거래 선두 기업 아마존(Amazon)도 2015년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 기업 안나푸르나 랩(Annapurna Labs)을 인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을 지원하는 컴퓨팅 모듈 알파인(Alpine)을 출시하였다.
무엇보다도 금년 7월 일본 인터넷 기업 소프트뱅크(Softbank)가 ARM을 인수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하여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간 인터넷과 통신 미디어 비즈니스에 집중하였던 소프트뱅크는 ARM이 가진 모바일 반도체의 영향력이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320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여 전격적으로 ARM을 인수하였다. 최근 들어 서비스 로봇 페퍼(Pepper) 출시 등 제조업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여 온 소프트뱅크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구축한 ARM 인수를 통하여 사물인터넷 시대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완제품 및 서비스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스마트폰의 부상 이후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완제품의 사양 수준이 높아질수록 시스템 반도체가 완제품의 성능 향상 및 부가가치 창출과 더욱 깊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독자 설계한 모바일 AP를 기반으로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 및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구현할 수 있었던 애플(Apple)을 비롯하여, 삼성전자와 화웨이(Huawei) 등 많은 기업들도 완제품 차별화를 위하여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와 같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은 미래 IT 산업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2.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
(1) 낮은 전력 소비
영국의 작은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인텔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른 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를 빠르게 읽었기 때문이다. 인텔은 PC를 넘어 모바일 시대에서도 자사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히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당시 노트북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톰(Atom) 등 자사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라면 모바일 기기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인텔의 제품은 모바일 기기가 요구하는 저전력 수준을 맞추기에 부족하였고, 이 틈을 노린 ARM이 자사가 보유한 마이크로 프로세서 기술의 확산에 성공하면서 모바일 시장을 석권할 수 있게 되었다.
저전력성은 비단 모바일 기기만이 아니라 IT 산업 전반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가전은 물론이고 서버 시스템 등 대부분의 기기에서는 전력 사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것이 중요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흐름으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저전력성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저전력 반도체는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일부 기기들은 유선을 이용하여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하여 감시 카메라나 전등 등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는 상당수 기기들은 외부로부터의 전력 공급 없이 오직 배터리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도 단기간에 폭넓게 상용화되기 쉽지 않으므로 주어진 전력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기 위한 반도체 기술 개발은 학계 및 산업계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사물인터넷 통신 기술은 저전력성이 강조되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여전히 LTE나 Wi-Fi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존에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던 블루투스(Bluetooth)나 지그비(Zigbee) 등의 기술도 재조명되고 있다. 또한 NFC(Near Field Communication)나 Z-웨이브(Z-Wave) 등 새로운 통신 기술도 사물인터넷에 적합한 저전력 특성을 강조하며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블루투스는 간편하게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송 속도가 느리고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그간 Wi-Fi에 비하여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블루투스는 속도는 물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4세대 기술 표준화를 마련하면서 현재 중요한 통신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4세대 블루투스 기술 표준 중 저전력에 초점을 맞춘 BLE(Bluetooth Low Energy)는 전력 사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사물인터넷에 적합한 기술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BLE는 실내 및 외부에 설치되어 사람들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콘(Beacon) 등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위치를 탐지하고 메시지 전송, 제품 광고, 자동 체크인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이비콘(iBeacon)을 선보였고, 다른 기업들도 BLE를 활용하여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한편으로 지그비 역시 BLE와 더불어 저전력의 강점을 내세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그비는 느린 속도 등의 이유로 블루투스와 마찬가지로 이전까지 큰 빛을 보지 못하였지만 최근 저전력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조명이나 가전 기기 등을 제어하기 위한 용도로 적용되는 추세이다. 또한 시그폭스(SigFox)와 온램프(OnRamp) 등 사물인터넷을 위한 신규 통신 기술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저전력 반도체 개발 경쟁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시대의 저전력 트렌드를 간과한 인텔도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저전력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인텔은 전력 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쿼크(Quark)와 이를 이용한 초소형 컴퓨터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ARM도 사물인터넷에 적합한 저전력 마이크로 프로세서 설계에 집중하는 동시에, 웨이트리스(Weightless) 등 새로운 저전력 통신 기술을 내세워 모바일 시장에서의 우위를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2) 특화 반도체의 부상
과거 PC 시대의 핵심 부품은 인텔과 AMD 등이 생산하는 범용 마이크로 프로세서였다. 당시에는 PC에서 지원하는 서비스의 종류가 많지 않았고 그 수준도 낮았기 때문에 범용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 맞추어 반도체의 성능 수준도 지속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제한된 기능만을 전담하는 반도체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특정 목적을 위한 특화 반도체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였다. 스마트폰에서 멀티미디어와 게임 등 여러 서비스가 탑재되자 기존의 통신 모뎀(Modem) 프로세서로는 이들 기능까지 지원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모바일 AP라는 새로운 부품이 등장하여 운영체제 등 각종 고사양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화 반도체가 새로운 추세는 아니다. ASIC과 ASSP 등 맞춤형 반도체가 반도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래픽 및 음성, 통신용 신호 처리 프로세서도 활발히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완제품의 성능을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특화 반도체는 사물인터넷 시대에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능은 물론 형태와 디자인도 각기 다른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출시되면서 비슷한 기기라도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영상 및 음성, 냄새, 촉각 등 정보의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각종 고성능을 갖춘 특화 반도체가 사물인터넷의 핵심 부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 인공지능 기술 역시 특화 반도체의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정보의 규모 증가는 물론 활용 가능한 유형도 풍부해질 전망이다. 머신러닝의 고도화는 처리하는 정보의 양 및 질적 수준에 비례한다는 점에서, 사물인터넷 시대의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화된 인공지능이 일상 생활과 제조 현장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구현 특성 상 기존 범용 반도체로는 처리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위한 GPGPU(General Purpose computing on Graphic Processor Unit)와 같은 특수 기술 및 음성과 패턴 인식을 위한 센서 및 프로세서 반도체 등의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다.
많은 IT 기업들은 머신러닝이 사물인터넷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위한 반도체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텔은 머신러닝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너바나 시스템(Nervana System) 등 다수 기업을 인수하고 최근에는 머신러닝 전용 프로세서 3세대 제온파이(Xeon Phi)을 발표하였다. 또한 엔비디아(Nvidia)도 강점인 그래픽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컴퓨팅 플랫폼 젯슨 TX1(Jetson TX1)과 드라이브 PX2(Drive PX2), 모바일 프로세서 파커(Parker) 등 머신러닝 반도체를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 개발 프로젝트 제로스(Zeroth)를 추진하는 퀄컴은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의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공개하였으며, 구글도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TPU가 머신러닝 시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으로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Field Programmable Gate Away) 등 기존 반도체와 다른 특성을 지닌 반도체도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여러 번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는 FPGA는 개발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산 속도가 느리고 정밀하고 복잡한 기능의 구현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그간 일부 영역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스템 반도체가 완제품의 특화된 기능을 빠르고 간편하게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FPGA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FPGA 기술이 발전하면서 FPGA의 적용 범위 역시 데이터 센터, 자동차, 가전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FPGA 기술력을 가진 알테라(Altera)를 인수한 인텔은 사물인터넷 기기 내 FPGA 적용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천명하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FPGA를 서버 시스템에 적용하여 자사의 검색 엔진 빙(Bing)의 성능을 두 배 이상 개선할 수 있었다.
(3) 빠른 완제품 출시 지원
IT 기기의 확산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후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25년 가까이 걸렸지만, 휴대폰은 불과 11년만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더욱 급속하게 확산되어 겨우 8년이 소요되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은 1년 내외의 주기로 출시되면서 신규 제품을 적시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기업들의 속도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사물인터넷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이 부재한 상황에서 실질적 시장 표준(de-facto)으로 자리잡기 위한 신속한 제품 출시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사물인터넷이 확산될수록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출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성능은 물론 출시 시기 역시 성공을 위한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속한 완제품 출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스템 반도체 비즈니스 역시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적기에 선보이기 위하여 시스템 반도체 를 편리하게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반도체 기업들의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많은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센서와 프로세서 및 메모리 등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집적하여 하나의 모듈로 판매하고 있으며, 완제품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시장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유행에 부합하는 제품을 경쟁 기업보다 빠르게 출시하기 위해서는 개별 부품을 일일이 조달하기보다 대부분의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모듈을 중심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러한 추세는 부피가 작은 모바일 기기가 부상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주류적 특징으로 등장하였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은 모바일 AP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물론이고 그래픽 프로세서와 LTE 및 Wi-Fi, 블루투스 등 무선 통신, DRAM과 플래쉬 메모리(Flash Memory) 등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포함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AP는 개별 부품 구매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빠른 완제품 제작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에 사용되었지만, 스마트폰 내 점유 공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얇고 가벼운 특성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제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류는 다수의 컴퓨팅 모듈이 오픈소스 하드웨어로 등장하면서 더욱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설계도와 구동 소프트웨어가 모두 공개되어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통하여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완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05년 등장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모듈 아두이노(Aduino)나 2012년 출시된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등은 각종 시스템 반도체가 집적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완성된 컴퓨터라 볼 수 있다. 이들 제품들은 여러 기능 구현 및 소프트웨어 탑재가 쉽기 때문에 다양한 사물인터넷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인 기기의 개발에 관심이 많은 개인은 물론 대기업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속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하여 많은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은 고수준 컴퓨팅 모듈의 출시 뿐 아니라 핵심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등 다각적 서비스의 제공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로 완성품 기업들의 수요에 맞는 시스템 반도체를 출시하고 완제품 탑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이외의 광범위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개발은 물론 기업 인수 등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기발한 상상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는 벤처기업들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이들 기업들이 완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할 수 있도록 적시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3. 향후 반도체 경쟁을 좌우할 역량
(1) 경쟁의 핵심은 脫 하드웨어 전략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 강화 노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반도체의 동작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보다는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 비즈니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서는 드라이버(Driver)와 컴파일러(Compiler) 등 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를 비롯하여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공정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시스템 반도체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비중을 크게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스마트폰 내 시스템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면서,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게 되었다.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 대응을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고 저전력성 및 특화 기능 구현 등 완제품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관련 소프트웨어의 꾸준한 성능 향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의 사물인터넷 활용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시스템 반도체를 판매하기 위하여 기능 제어 소프트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 여러 유형의 소프트웨어를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도 필수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 하드웨어의 범용화 및 가치 하락 추세가 전망되면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가 시장의 주요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까닭에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은 제품 그 자체의 성능과 더불어 풍부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추는 데에도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의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능력은 완제품 기업과의 관계 강화 및 높은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역량은 단시간 내 갖추기 쉽지 않은 만큼, 반도체 기업들은 자체 연구 개발은 물론 다른 기업과의 협력 및 인수 합병,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적용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와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등장은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사의 목적과 역량에 맞는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 및 비즈니스 추진이 사물인터넷 반도체 시장 선점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2) 중요해지는 비즈니스 모델 확장
핵심 기술의 강화와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역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사물인터넷 기기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기존 완제품 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업들까지도 사물인터넷 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역시 강조될 수 있다.
반도체 개발 및 판매 비즈니스 이상의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 추진은 빠른 속도로 업계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자사의 반도체를 완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적재산권 및 로열티를 통하여 꾸준한 매출 확보 기반을 만드는 것도 유망한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증과 침입 방지 등 IT 산업의 보안 이슈를 하드웨어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반도체 기업들이 관련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가 일부 성능 구현을 넘어 완제품 및 서비스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가치 사슬 전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각 기업들이 기존에 축적한 역량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또한 완제품과 반도체의 영역이 갈수록 흐려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지닌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인수 합병은 물론 완제품과 서비스 기업, 심지어는 경쟁 기업과도 연대하는 합종연횡이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안경 기업 오클리(Oakley)와 공동으로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파운드리(Foundry) 비즈니스 확장을 위하여 모바일 시대 최대 라이벌인 ARM과 협력하기로 발표하였다. 또한 게임기 엑스박스(X-Box) 탑재 프로세서 개발을 위하여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히 협력하는 AMD도 ARM 기술을 활용한 프로세서 제작에 나서는 등 시스템 반도체를 둘러싼 다양한 IT 기업들의 복잡한 경쟁과 협력 구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4. 맺음말
역사적으로 IT 산업은 완제품을 위한 부품을 하나의 기업이 모두 만드는 수직통합에서 각 가치 사슬 내 특화된 기업들이 공존하는 수평분화 구조로 이동하였다. PC 부품을 공급받기 위하여 모든 컴퓨터 기술을 외부로 공개한 IBM은 저렴한 가격을 통하여 반짝 성공을 누렸지만 뒤이어 등장한 경쟁 기업의 공세에 크게 위축되었다. 반면 대부분의 부가가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운영체제 등 다른 기업들이 대체할 수 없는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만든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에게로 흘러갔다.
이와 같은 흐름은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완제품 자체보다 이를 구성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접목하여 기존 기기들의 성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유형의 기기를 제작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는 더욱 늘 것이다. 기존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벤처기업까지 뛰어난 성능을 지닌 완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일부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기존에 없던 기능을 가진 기기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기술 표준 및 규격화가 용이한 IT 산업의 특성 상 사물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의 등장으로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춘 제품의 개발과 출시가 한층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확산이 연결성 및 성능 강화를 기반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낮은 전력 소모 및 특화된 기능 구현, 빠른 완제품 제작 등의 반도체 트렌드가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 경쟁은 IT 산업 전반의 큰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부상으로 현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물론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들의 영향력 확보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 반도체가 완제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반도체 역량 확보를 통하여 주력 비즈니스의 고도화 및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등장은 개별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 추진은 IT는 물론 여러 산업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반도체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까지 거대한 내수 시장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반도체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 나라 기업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전략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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