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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통신시장 경쟁의 새로운 물결에 대비하라'



최근 통신 사업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나 경쟁이라는 기업의 본질적인 화두에 대응하여 쓸 만한 카드가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포화되어 새로운 가입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경쟁을 벌여 상대방의 가입자를 빼앗아 올 수 있는 마땅한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란 것이 이미 증명된 마당에 이익을 포기하고 가입자만 늘려봤자 성장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고, 품질 차별화를 하자니 그 기반이 될 기술이 차별성을 잃고 보편화 단계로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이야말로 통신 사업의 기본 경쟁 구도가 바뀌는 전환점이며 이에 적절히 대응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컨버전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물결이 그 환경 변화의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 이 글에서는 컨버전스가 통신 사업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를 진단하고  컨버전스를 활용하여 어떻게 성장을 이룰 것인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 목 차 > 
 
Ⅰ. 서론
Ⅱ. 기존의 통신시장 경쟁 방식
Ⅲ. 컨버전스 환경과 새로운 경쟁의 조건
Ⅳ. 새로운 경쟁의 성공 포인트
 
 
 
I. 서론  
 
 
모름지기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하나의 장소에서 거래를 하는 시스템, 즉 시장이 생긴 이래 공급자와 공급자 사이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수없이 많은 기업, 수없이 많은 사업가들이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많은 기법을 개발하여 그들의 제품과 사업에 적용하였다. 그 결과 어떤 경우에는 성공하였고 어떤 경우에는 실패하였다. 그런데 그 오랜 시장 경쟁의 역사, 경쟁 기법의 역사를 모두 돌아봐도 경쟁에서 이기는 원리는 딱 하나로 요약될 뿐이다. “더 싸고 더 좋게!”
 
이것은 통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경쟁자보다 확실히 더 싸고, 확실히 더 좋게 할 수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 문제는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시장 정체 상황에서 가격 경쟁을 벌여봐야 즉각적인 대응을 받아 차별성을 잃을 것이고, 품질이나 기능 경쟁을 벌이려 해도 그 기반이 될 기술이나 설비 수준이 모든 통신 사업자에게 어느 정도 보편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이미 통신 서비스는 성숙기의 정점에 이르렀으며, 전기나 수도와 비슷한 유틸리티 산업으로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산업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것도 벌써 몇년 전이다.  
 
그런 한편 통신 산업의 기저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성장 방식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것은 컨버전스로 대표되는 최근의 통신 산업 트렌드를 말하는 것이다. 통신에서 컨버전스는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다수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컨버전스 사례로는 인터넷 전화, IPTV, 유무선 통신의 융합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컨버전스의 결과 통신 사업자의 사업 영역이 과거와 달리 통신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새로운 경쟁환경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기업들과 달리 이러한 새로운 경쟁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 사업자들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통신 사업자들은 컨버전스의 어디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인가? 컨버전스 환경에서 통신 사업자들은 어떻게 경쟁해야 할 것인가? 과연 컨버전스 시대가 되면 새로운 경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II. 기존의 통신시장 경쟁 방식 
 
 
품질 경쟁 
 
통신 사업자들은 다른 모든 산업의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품질을 통해 경쟁 기업 들에 대해 일정한 차별적 우위를 누리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거꾸로 후발 기업의 경우 선도 기업의 품질 수준에 맞춤으로서 최소한 품질에 의거한 차별을 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지난 십여 년간 줄곧 다투어온 바, ‘통화 커버리지’니, ‘깨끗한 음질’이니, ‘통화 중 끊김 없음’이니 하는 것이 모두 품질 경쟁의 모습들이다. 최근에는 영상통화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기능 차별화’에 기반한 품질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유선 초고속 인터넷도 마찬가지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품질이란 네트워크의 속도와 안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속도의 경우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부분이며 따라서 품질 차별화의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100메가 급 광통신이라는 것이 하나의 품질 기준이 되어 품질 차별화를 이끌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한 품질 경쟁은 곧 한계에 이르기 마련이다. 품질이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이상 개선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 커버리지는, 비록 아직은 아무도 현실적으로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지만, 이론적으로는 100%가 최고 수준이다. 통화 음질 또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품질 개선의 대가로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려는 고객이 거의 없는 상태가 올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속도 또한 100메가 급에서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품질 차별화를 이끄는 여러 기술 요인들은 머지 않아 보편화 단계에 접어 들게 된다는 기본적인 제약이 있는 한, 모든 사업자들의 품질은 결국 거의 동등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그에 기반한 차별화 포인트 또한 소멸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점은 필연적이다. 이것은 굳이 통신뿐만 아니라 기술에 기반한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 공통적인 것이다.
 
보조금 경쟁 
 
더 좋게 하는 방향의 차별화가 곤란하다면 이번에는 더 싸게 하는 방향의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더 싸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더 싼 재료, 더 낮은 임금의 노동자를 이용하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동일한 설비에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사소한 기구, 장비와 기초적인 설비만을 이용할 경우에는 전자의 방법, 고가의 설비를 이용할 경우에는 후자의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미싱을 돌려서 일하는 봉제 공장에서는 저임금이 원가 절감의 핵심 요인인 반면, 고가의 프레스를 이용하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설비 효율이 원가 절감의 핵심 요인이 된다.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통신 또한 간명한 원가 절감의 방향성을 가진다. 바로 설비 효율성의 추구이다. 그런데, 통신 산업의 특성상 더 많은 서비스의 제공은 좀 더 많은 가입자의 확보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통신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그 자체가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임과 동시에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1,000억 원을 투자한 A 기업에 1,000만 명의 가입자가 있다면 한 가입자가 분담할 비용은 1만원이 된다. 반면 같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B 기업에 500만 명의 가입자가 있다면 이 경우 한 가입자가 분담할 비용은 2만원이 된다. 즉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경우 다른 특별한 노력 없이 가입자 1인당 서비스 원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통신 사업자들이 전개하는 원가 절감 노력의 첫 단추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과연 어떤 수단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통신 사업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보조금의 지급이다. 앞서 소개한 두 기업 A, B를 다시 예로 들기로 하자. 여기서 B 기업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1인당 5,000원씩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다. 그 결과 총 100억 원의 추가 비용을 발생하였고 그 대가로 총 200만 명의 추가 가입자를 확보하였다고 하자. 이 경우 B 기업의 총 투자는 1,100억 원이 되며 가입자는 700만 명이 되어 가입자 1인당 비용은 약 1만 5,700원이 된다. 분명 더 많은 투자를 했지만 원가는 절감되었다. 왜냐하면 최초의 고정비 투자가 워낙 막대하여 이를 분담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통신 사업자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경쟁 전략의 요체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비싼 단말기를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만을 받고 가입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나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사업자 이전 설치에 따른 비용을 가입자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대신 부담해 주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이다. 즉, 어느 정도 비용을 쓰더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경쟁 기업도 덩달아서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가입 대기 중인 신규 잠재 고객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면 쌍방 보조금 경쟁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가입자의 유치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성장이 둔화되거나 아예 정체된 시장이라면 보조금 지급을 벌충하기에 충분한 신규 가입자 확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실제 과거 수년 간 우리 나라의 통신 시장은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기간에 보여 주었던 고도성장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것은 총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2003년 이후 정체 상태에 빠져들고 가입자가 거의 포화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 결과 통신 사업자들은 늘어난 보조금을 상쇄할 만한 원가 절감을 이루지 못했으며,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
 
 
III. 컨버전스 환경과 새로운 경쟁의 조건 
 
 
그런데, 최근 통신 시장의 발전 양상을 보면 지금까지의 경쟁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곤란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디지털 컨버전스 추세, 또는 범위를 좁혀 보자면 통신의 미디어화 또는 방송통신의 융합 추세이다.
 
컨버전스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흐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하나의 통신망으로 복수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움직임 이다. 예를 들어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자신의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전화를 제공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를 통해 가입자들은 복수의 통신망에 가입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어 편의가 증대될 것이고 그 만큼 해당 통신 서비스의 가치도 증대될 것이다.  
 
둘째, 컨텐츠를 추가하는 움직임이다. 전통적인 통신의 개념은 말 그대로 서로를 이어주는 역할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하는 통화에서 정보 기기와 정보 기기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데이터 통신에 이르기까지 통신은 어디까지나 쌍방향의 연결이었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은 이러한 단순 연결에서 벗어나 컨텐츠 비즈니스의 기반으로 통신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IPTV이다. IPTV는 국내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모두가 주목하고 있으며 이미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신사업 영역이기도 하다.
 
셋째,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한 홈 네트워크, 원격 진료, 화상 회의, 원격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굳이 이런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독립적인 단말에서 작동하던 소프트웨어를 통신을 통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려는 SaaS (Software as a Service)와 관련된 모든 움직임 또한 이 항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컨버전스의 경쟁적 의미 
 
통신이 컨텐츠 및 서비스와 융합되는 컨버전스는 몇 가지 측면에서 기존 통신시장의 구도와는 본질적인 차이를 가진다.
 
첫째, 통신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나 컨텐츠 등 여러가지 부가 서비스의 비중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가 얻는 전체 가치 중에서 정작 통신 그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반대로 계속 줄고 있다.
 
둘째, 통신과 관련되어 가입자들이 지불하는 전체 금액 중에서 정작 통신 사업자에게 지불되는 금액의 비중이 줄고 있다. 예를 들어 유선 통신 사업자의 경우를 보자. 단순히 초고속 인터넷만 제공할 경우 통신 사업자의 비중은 당연히 100% 이다. 하지만 IPTV가 제공될 경우 IPTV 시청료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컨텐츠 구입 비용임을 감안할 때 통신 사업자의 파이가 축소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시점에서 데이터 통신이나 컨텐츠 소비가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무선 통신도 컨텐츠를 강화하려는 각 사업자들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결국에는 유선 통신과 유사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통신 지출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줄어들 것이다.
 
셋째, 통신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컨텐츠의 품질은 통신 사업자가 아니라 컨텐츠 제공업자들이 결정한다. 따라서 컨텐츠 제공업자들의 이해관계와 움직임에 따라 통신 서비스의 가치 또한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킬러 컨텐츠이다. 킬러 컨텐츠가 존재할 경우 그 공급 여부에 따라 통신 네트워크의 가치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존 경쟁 방식의 무력화  
 
요약하자면 통신 산업의 미디어화 진전, 또는 방송통신의 융합 진전에 따라 통신 그 자체의 가치 비중 감소, 통신 사업자의 수익 비중 감소, 통신 사업자의 영향력 감소라는 세 가지 변화 동인이 감지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변화 동인은 과거의 경쟁 방식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첫째,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가입자의 유치가 곤란하게 될 것이다. 사실 보조금 지급이라는 것은 이미 경쟁 기업의 대응 보조금 지급으로 그 효과 자체가 의심받는 수단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쟁자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그리고 가입자의 사업자 이동 및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그나마 활용 가능한 유용한 경쟁의 방법으로 취급받고 있다. 하지만 통신 사업자의 수익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 또한 전체 가치 중에서 통신 서비스 자체의 가치 비중이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제약된 예산에서 짜낸 한정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가입자를 움직이기 곤란할 것이다.
 
둘째, 컨텐츠나 부가 서비스를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는 통신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적인 수준으로 증대시키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컨텐츠와 결합된 통신 서비스에서 통신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차 줄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신 사업자의 수익 또한 점차 줄고 있다. 반면 컨텐츠나 서비스 사업자의 수익과 입지는 늘고 있다. 만약 킬러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컨텐츠 사업자가 단순히 컨텐츠를 판매하는 대신 자신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선택하겠다고 할 경우 통신 사업자가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사실 경인방송의 사례에서 당시 메이저 리그 중계권에 대한 협상을 제일 먼저 시작한 방송사는 경인방송이 아니라 KBS였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 측의 선택에 의해 중계권은 경인방송으로 넘어간 것이었다. 만약 경인방송이 MBC 같은 전국 방송 사업자였다면, 아니 최소한 SBS 정도로 큰 규모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 사업자였다면 그 순간 우리나라 방송 사업자의 순위에 상당한 변동이 있었을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새로운 경쟁의 조건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도 안 되고, 컨텐츠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여 가치를 올리는 것도 곤란해진 상황에서 통신 사업자들이 무언가 주도적으로 경쟁 상황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스스로 만들어 낸 가치가 아니라 연관된 다른 사업자를 이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있는 몇 종류의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공급자와 소비자를 매개하는 신용카드 사업 방식이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가입자와 카드 가맹점 사이를 일정한 규칙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일정한 규모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업이다. 카드사가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기본적으로 결제 서비스이다. 이에 부수되어 단기간의 신용이 제공되며, 카드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편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한편,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가치의 핵심이 되는 결제 서비스의 주체는 가맹점이다. 이들 가맹점의 경우 특정 카드사가 카드 가입자이자 동시에 가맹점의 고객이 되는 개인 소비자들을 자신에게 연결시켜 주는 것에 가치를 느낄 경우 그 신용카드 회사와 계약을 맺고 가맹점이 될 것이다. 그 쪽이 독자적으로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꺼이 결제 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가맹점이 되려는 것이다. 한편 가입자는 특별히 큰 부담 없이 현금 없는 거래, 즉 일정한 기간 동안의 외상 거래라는 혜택을 얻게 된다. 이처럼 카드 회사는 신용카드라는 하나의 서비스를 서로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두 그룹의 이용자에게 각각 상이한 혜택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수익으로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모든 참여자가 서로 만족하는 상생의 관계가 구축된다.
 
두 번째로는 공급자와 소비자 외에 제 3자를 개입시키는 방식이 있다. 인터넷 포털, 일부 방송 및 무가지 등 신흥 미디어 산업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단순히 생각하면 이들 또한 일종의 단순 매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디어 산업의 경우 광고주라는 제3자가 개입한다. 그래서 컨텐츠의 소비 과정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대가로 광고주들이 컨텐츠 및 기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산업의 수익 구조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컨텐츠 사업자가 벌어들이는 소득은 미디어 사업자가 벌어들인 광고 수수료에 기반하고 있는데, 그 미디어 사업자의 소득은 컨텐츠의 매력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즉, 컨텐츠나 미디어 사업자 단독으로는 이러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곤란하며 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리고 소비자의 경우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고급 컨텐츠를 거의 무료로 소비할 수 있게 되며, 광고주의 경우는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자신의 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여기서도 일종의 상생 관계가 구축된다.
 
셋째, 서로 별개의 제품처럼 보이나 사실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팔리는 경우가 있다. 오퍼레이팅 시스템의 경우를 보자. 소비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 자체의 완결성, 품질과 성능의 우수함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있어야 비로소 작동할 수 있는 다수의 응용 프로그램 때문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즉 더 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가치를 높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에서는 다수의 매력적인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윈도우용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것이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 판매 가능성을 높일 목적으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도구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의 경우 프로그램의 개발은 자신의 고유 사업 영역이며 당연히 해야 할 업무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돈을 주고 구입 해야 할 여러 가지 개발 도구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더 많이 확보된 응용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의 효용을 증가시켜 더 많은 윈도우의 판매로 연결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상생 관계가 구축되는 또 하나의 사례라 하겠다.
 
 
IV. 새로운 경쟁의 성공 포인트 
 
 
앞서 제시된 모든 상생의 사례는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플랫폼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와 달리 어느 한 쪽에서 구매하여 다른 한 쪽으로 판매한다는 개념이 잘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 하나의 가치를 두고 여러 이해 관계자가 개입하며, 그들 사이에서 상호 협력이 발생하여 모든 이해 관계자가 만족하는 상생의 관계가 구축된다. 따라서 플랫폼에 의한 경쟁은 사업자 자신의 노력으로 원가 절감을 이루는 것도 아니고 가치 향상을 이루는 것도 아닌, 새로운 경쟁 방식이 된다.
 
통신 산업의 새로운 경쟁 구도 
 
컨버전스 추세를 고려할 때, 통신 산업 또한 다수의 이용자가 참여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공생적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간명한 플랫폼 형태로 신용카드와 같은 모델을 생각할 수 있다. 컨텐츠 사업자와 컨텐츠 소비자가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구조이다. 통신 사업자가 모든 컨텐츠를 직접 구매하여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이 사업 모델의 경우 통신 사업자는 두 이용자가 서로 접촉하기 위한 일종의 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두 이용자가 직접 거래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또 하나의 형태는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과 같이 광고나 기타 수익원을 부가하는 형태이다. 광고를 기타 수익원으로 하는 모델의 경우 IPTV나 모바일 인터넷에 컨텐츠 이용의 대가로 소비자들이 광고에 노출되는 형태의 사업 모델의 가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통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히 이동 통신의 경우, 음성 통신 그 자체를 기타 수익원으로 하는 모델도 가능하다. 이것은 컨텐츠의 소비에 대한 비용을 통신 사업자가 컨텐츠 사업자에게 직접 지불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 경우 소비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음은 물론 광고를 봐야 한다는 부담을 지지도 않고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어 해당 통신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소비자의 경우 통화를 위한 통신 서비스와 컨텐츠를 위한 통신 서비스를 별도로 유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다시 말해 통신 사업자는 자신의 통신 요금의 일부를 컨텐츠 비용으로 희생함으로써 통신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는 사업 모델이다.
 
플랫폼 사업의 특징 
 
과거 전통적인 가치 사슬의 관점에서 산업을 볼 경우 상류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면 그것이 곧 원가가 되며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류에서 판매하면 그것이 곧 매출이 된다. 영업이익은 매출과 원가의 차이에서 발생된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은 쌍방에서 모두 원가와 매출이 발생하며, 쌍방에서 모두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 사업의 첫 번째 특징이다.
 
예를 들어 보자. 앞서 말했던 신용카드 사업의 경우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가입자가 고객이며 따라서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폭넓은 가맹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식이 될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수익은 가입자 고객에게서 발생해야 하고 가맹점은 오히려 카드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카드 결제 수수료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이다. 가입자는 아주 소액의 연회비를 지불하거나 그마저도 지불하지 않는 반면, 가맹점은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몇 %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원가가 되어야 할 단계에서 이익이 발생하고 이익이 발생해야 할 단계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특별한 투자 없이도 지속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닌텐도의 겜보이나 소니의 PS2,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와 같이 컴퓨터에 설치하는 형태의 게임이 아니라 독립적인 게임기를 통해 게임을 하도록 만들어진 콘솔 게임 산업의 경우를 보자.  
 
콘솔 게임기의 경우 소비자가 어떤 특정 게임기를 사는 이유는 게임기 그 자체의 매력도가 아니라 그 게임기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매력도에 좌우된다. 슈퍼 마리오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은 닌텐도의 게임기를 사야만 한다는 뜻이다. 즉 더 많은 게임이 제공되는 게임기를 사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한편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더 많이 팔리는 게임기에 맞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자신의 게임을 팔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구매자가 있는 게임기를 대상으로 게임을 개발하려는 게임 개발 업체의 경향과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기를 사려는 소비자의 경향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더 많은 소비자는 더 많음 게임을, 더 많은 게임은 더 많은 소비자를 불러들인다. 그 결과 게임기 개발 업체의 특별한 노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더 많은 개발 업체와 더 많은 소비자가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게임기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플랫폼 사업의 세 번째 특징은 쏠림 현상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플랫폼 이용자 상호간 네트워크 외부효과 발생의 당연한 결과이다. 어느 특정 플랫폼의 이용자가 일단 일정 수준에 이르게 되면 이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네트워크 외부효과에 발이 묶이게 될 것이다. 규모가 작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경우 그 플랫폼의 이용 가격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가치 측면에서 기존의 대형 플랫폼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네트워크 외부효과를 상쇄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작은 규모의 플랫폼에 속한 이용자는 큰 플랫폼으로 옮기고 싶은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이용료가 같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비록 조금 더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더라도 큰 플랫폼이 주는 가치가 그 네트워크 외부효과로 인해 작은 플랫폼의 경우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단 한 번 플랫폼에 참여한 이용자는 외부로 떠나가지 않고 외부의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그리고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가치는 더욱 향상된다. 플랫폼의 가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용자 증가의 속도 또한 증가한다. 이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외부의 모든 이용자가 어느 일정 시점이 되면 하나의 초대형 플랫폼으로 집중되어 그 플랫폼이 모든 이용자를 독점하는 상황으로 진행될 것이다.
 
플랫폼 사업의 성공 포인트 
 
플랫폼 사업이 가지는 세 가지 특징, 즉 전 방위적 수익 발생 구조, 투자 없는 가치 제고 및 지속 성장 구조, 그리고 이용자 쏠림 현상 등의 특징을 고려할 때 플랫폼 사업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1. 최초의 쏠림 현상을 신속하게 유도하라 
 
이용자 쏠림 효과를 고려할 때, 일단 그런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점차 가속도를 높여 더더욱 큰 쏠림 효과가 유도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최초의 이용자 쏠림을 단지 그 순간의 비용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여 의도적이고 전략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최초의 선 순환 사이클을 일으키기 위한 활동은 당장의 수익에 대한 고려를 떠나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오히려 보조금을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신속하게 이용자 쏠림 현상을 유도해 낼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통신 사업자의 경우는 특히 더 신속하게 최초의 사이클을 완성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통신 산업은 가입자 증가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최초의 성공적인 이용자 쏠림은 곧 현금 여력의 확충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금 여력이 크다는 것은 또한 보조금 운용의 폭이 커진다는 것도 의미한다.
 
2. 보조금 운용에 주의하라 
 
보조금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최초의 쏠림 현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체리 피커를 방지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체리 피커란 보조금을 받기만 하고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를 말한다. 체리 피커를 방지하려면 보조금을 받은 이용자가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기간약정 등의 구조적 수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 이동 통신 사업자의 경우 단말기 구매에 막대한 자금을 보조금의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런 가입자들이 단말기 그 자체만을 받아서 이용할 뿐, 수익에 기여하는 폭이 적거나 또는 심지어 그 단말기를 되팔거나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곤란할 것이다.
 
둘째, 보조금의 지급은 가격에 보다 민감한 쪽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쪽이건 그것이 소비자이건 공급자이건 상관없이 플랫폼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플랫폼의 가치 또한 높아진다는 점에서 이것은 당연한 조건이다. 따라서 동일한 보조금을 이용하여 플랫폼 가치 개선이라는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격에 더 민감한 쪽으로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동 통신을 플랫폼으로 하는 컨텐츠 사업의 경우를 보자. 이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단말기가 플랫폼이 되고 컨텐츠 제공자와 일반 소비자가 이용자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단말기에 대해, 즉 일반 소비자에게 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 고객 기반을 구축하고, 아울러 컨텐츠 사업자의 고객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3. 공생 관계를 유지하라 
 
어느 정도 플랫폼이 안정화되고 이용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해도 이용자와 플랫폼 사업자 사이의 공생 관계를 깨뜨리려는 시도는 피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자신의 플랫폼이 경쟁 플랫폼을 거의 격침시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하면 공생 관계를 깨뜨리고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이미 노출된 플랫폼 관계는 신속하게 복제 가능하다. 즉, 공생 관계가 무너지는 순간 그 플랫폼은 더 이상 플랫폼이 아닌 단순한 가치 사슬의 한 주체로 전락할 것이며 다른 어떤 신생 플랫폼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압도적인 가입자 규모를 가진 통신 사업자라면 단지 그 이유, 즉 막대한 고객 기반을 제공할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컨텐츠 사업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수료나 이용료를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컨텐츠 사업자들은 그러한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라도 그 통신 사업자가 확보한 고객 기반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다른 통신 사업자가 이용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그 컨텐츠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신규 사업자의 고객들에게도 컨텐츠를 공급하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쩌면 기존의 컨텐츠 공급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컨텐츠를 공급할 수도 있다. 이용료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자 가치의 증대로, 다시 이용자 수 증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플랫폼의 지위 역전마저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4. 외부의 포괄적 플랫폼에 주의하라 
 
모든 것에 주의하고 조심해서 성공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했다고 해도 여전히 하나의 위험은 남아 있다. 그것은 외부의 플랫폼이다.  
 
일반적으로 유사한 플랫폼은 유사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경우 한 플랫폼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여 다른 플랫폼의 영역으로 침범할 경우 침범 당한 플랫폼은 매우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왜냐하면 확장 플랫폼이 기존의 기능과 새로운 기능을 합쳐 하나의 번들 상품을 구성할 경우 기존의 기능만으로 이에 대항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PS니 QPS니 하는 통신 번들 상품의 경우를 보자.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가 전화와 TV 사업을 겸할 경우 TPS가 구성된다. 만약 어떤 전화 업체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전화 업체가 아무리 튼튼한 전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었다 한들 TPS가 제공하는 총 가치에 비해 미미할 것이고 따라서 플랫폼의 붕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경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 
 
지금까지 플랫폼의 개념을 이용하여 통신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 구도와 그 형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플랫폼 기반 경쟁은 통신 사업자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다른 산업의 사례가 상당히 많으므로 관심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응용 가능한 기법들을 다수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런 기법들을 이용하여 경쟁과 성장의 국면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지금은 통신 사업자들이 경쟁에 대한 시각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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