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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꺼져가는 일본 디스플레이, JOLED가 불씨 살릴까'

일본 전자업계와 민관공동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는 내년 1월 OLED패널 제조업체인 JOLED를 설립한다. OLED 기술을 기반으로 JOLED가 한국 기업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일본의 OLED 기술은 한국 기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본 OLED 기술의 중국 기업으로의 유입으로 LCD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기술에서도 날개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 초기에는 앞선 기술과 소재, 장비 인프라를 바탕으로 일본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표준화와 범용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과감한 세대투자를 한 한국 기업과 대만 기업이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최근 성숙기에 접어들어서는 저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기업들까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베를린에서 열렸던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이 한국 기업의 모방을 넘어 새로운 키워드를 창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말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재팬디스플레이(Japan Display Inc., JDI) 등 일본 전자업체들과 민관공동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는 함께 내년 1월 OLED패널 제조업체인 JOLED를 설립하기로 합의하였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OLED 패널 연구개발인력과 기술, 양산 설비를 제공하고 재팬디스플레이와 산업혁신기구에서는 자금을 대는 형태로 알려져 있다. 일본 기업들이 OLED 패널에 대한 기술개발과 양산에 한데 힘을 모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재팬디스플레이 역시 산업혁신기구가 최근까지 지분의 70%를 가졌던 것을 감안해보면, JOLED는 일본 정부 주도의 한국 업계 따라잡기라고 볼 수 있다. 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OLED까지 한국 기업들에게 쉽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의지일 것이다. OLED가 웨어러블 등 플렉시블 시장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조차 실적악화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소니, 파나소닉 등의 기업들에 대해 이미 한물간 퇴물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JOLED를 통한 일본의 공적자금 투입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더 이상 자생력이 없는 일본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미봉책이 될지,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가? 

● OLED는 여전히 미지의 개척지 

OLED는 TV에서 최근 LG 주도로 제품이 선보이고 있으며 모바일 제품에서는 삼성이 이미 수년간 채용해왔다. 그러나 OLED가 가지는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 잠재력은 바로 저원가 혁신과 다양한 폼팩터(Form Factor) 구현이다. 먼저 저원가 혁신의 핵심은 용액 공정 도입이다. OLED는 이론적으로 LCD의 백라이트와 컬러필터, 액정, 편광판 등을 OLED 소자로 단순화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여기에다, 용액 공정은 재료 효율성도 높일 수 있고 공정 비용도 추가로 저감할 수 있다. 다양한 폼펙터 역시 OLED의 뚜렷한 차별화 강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CD로도 일부 커브드의 형태는 가능하지만, 롤스크린과 같은 궁극적인 플렉시블의 형태는 구현할 수 없다. 웨어러블로 대표되는 플렉시블 시장, 자동차 전면에 사용가능한 곡면 디스플레이나 HUD와 같은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을 감안할 때 일본이 OLED를 포기해 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 

비록 현재의 상황은 어렵지만,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소니는 2007년 11인치 OLED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고, 2013년 CES에서는 최초로 UHD 해상도의 OLED TV를 시연했다. 파나소닉은 용액 공정 기술을 적용하기도 하였다. 비록 양산화는 한국 기업에 뒤져있을 지 몰라도 기술만큼은 일본 기업이 우수하다는 과시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대표 IT기업인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의 실적은 악화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의 삼성, LG의 실적이 좋아지자 일본 정부와 기업의 마음은 더 바빠지게 되었고 한국, 중국 등 해외로의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차적으로는 우수 연구개발 인력의 해외 유출을 우려할 것이다. 앞서가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BOE, Tianma 등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일본의 우수한 인력에 대한 러브콜은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게다가 OLED 후방생태계의 선두기업들인 이데미츠 코산(Idemitsu Kosan), 스미토모(Sumitomo)와 같은 소재 기업과 엡슨(Epson)과 같은 용액형 장비 기업의 주변 생태계까지 자국 기업이 활용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한국, 대만, 중국 기업들에게 도움만 주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우수한 자국의 후방생태계를 자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려는 의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일본의 후방생태계 기업들 역시 한국을 비롯한 해외 패널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이들 해외 패널 기업들이 수급을 다변화하고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일본 소재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 소재기업들이 빠르게 따라잡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재팬디스플레이의 연착륙 

여기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재팬디스플레이라는 성공 체험이 있었다. 산업혁신기구를 통한 정부의 전자 산업 살리기는 JOLED가 처음이 아니다.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는 엘피다와 르네사스의 사례가 있었고,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재팬디스플레이가 있었다. 반도체의 엘피다(Elpida)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게 인수되었고, 르네사스(Renesas)는 재건 중에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재팬디스플레이는 고성능 TFT기술인 저온폴리실리콘공정(LTPS)을 기반으로 중소형 LCD부분에서 애플을 비롯한 하이앤드 스마트폰, 태블릿 제품의 패널 공급사로 위치를 공고히 다져왔다. 지난 3월에는 기업공개가 이루어졌는데, 이를 통해 생산라인 투자 등의 선순환이 기대되고 있다. 비록 반도체 산업에서는 여의치 않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어느 때보다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한 재기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들 

● 시장의 성숙과 환경의 변화 

재팬디스플레이는 기존 LTPS 공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하이앤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대한 공급이 가능했지만 JOLED의 OLED 기술 우수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도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기술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산업혁신기구의 집행 임원 전무이사로 JOLED설립의 책임자인 타니야마 고이치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기술자를 비롯한 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JOLED의 차별화된 전략 방향을 ‘가벼움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와 ‘용액 공정의 적용’으로 표현하고 있다. 

먼저 가벼움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를 살펴보자. 자발광소자인 OLED는 LCD대비 백라이트가 필요없다는 강점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무게에 민감한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사하는 것이다. 이미 OLED를 적용한 태블릿이 출시되기도 했고, 꼭 ‘OLED’가 아니더라도 첨단소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OLED의 강점인 가벼움으로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은 그리 새로울 이유가 없다. 게다가, 태블릿과 노트북의 시장상황을 보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미 노트북은 태블릿에 의한 시장잠식으로 인해 오히려 역성장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고 태블릿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특히 태블릿의 경우, 중국기업 주도의 화이트박스, 브랜드 없는 저가 제품이 이미 애플과 삼성의 점유율을 넘어서며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재팬디스플레이 CEO는 가격경쟁 보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시장 우위를 통해 시장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신규투자를 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이미지도 아직 강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JOLED의 제품이 화이트박스 제품과의 경쟁이 아닌 상위그룹인 애플, 삼성과 경쟁에서 과연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제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번째 전략은 용액 공정의 적용이다. 2013년 CES에서 파나소닉은 용액 공정이 적용된 56” OLED TV제품을 시연한 바 있다. 산업혁신기구에서는 파나소닉의 OLED 프린팅 기술이 높은 수준으로 양산 직전에 있으며, 장비의 독자적인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400ppi 이상의 초고해상도의 구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대면적 기반의 TV시장이나 높은 ppi를 요구하는 스마트폰 보다는 12~13인치 태블릿에 집중한다는 전략은 양산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 구조조정 가운데 벌어지는 합리화 

소니와 파나소닉 모두 2012년에 CEO가 교체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파나소닉은 88개의 사업부를 49개로 개편하며 스마트폰, PDP TV, 반도체 시스템 LSI 부문을 구조 조정했다. 그런 가운데 용액 공정 기술도 기술이전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결국 파나소닉은 OLED 용액 공정 기술의 기술료 인상이나 추후 있을지도 모를 파나소닉의 TV 사업의 정리를 위한 몸값 높이기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소니도 TV부분을 축소하여 Sony Visual Products로 소니 본사에서 분사하면서, 미래 기술보다는 현 사업의 합리화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황들을 미루어본다면, JOLED는 자칫 소니와 파나소닉의 구조조정으로 완전히 잃을 수도 있는 미래산업 보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다. 

국내 기업, Radical Scenario에 대비해야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는 JOLED의 주변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추후에 발생할 수도 또다른 시나리오도 감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것은 중국 기업들의 일본 기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이다. 든든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하이센스(Hisense), TCL, 스카이워스(Skyworth), 창홍(Changhong), 콘카(Konka), 하이얼(Haier) 등 중국의 대표적인 TV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선진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적어도 LCD 기술에서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앞설지도 모르겠다는 걱정 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일본 OLED 디스플레이 기술과 브랜드를 인수해나간다면 한국 기업을 위협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 반대로, JOLED가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내고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파괴적 혁신이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한 성장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 예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생각해보자. 자동차용 제품은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에 가깝다. 그런 면에서 소규모 공장을 다품종소량생산에 맞춤화 한다면, 한국 기업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OLED기술 기반의 차량용 곡면 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로 최종 제품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의 핵심부품의 하나로 육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Fast Follow에서 강점을 보여 왔던 한국 기업들이 이제 중국 기업에 쫓기는 형국이 되었다. 레노보(Lenovo)가 IBM의 컴퓨터 사업을 인수하고, 하이얼이 산요(Sanyo)의 가전 사업을 인수한 이력을 볼 때, 하이센스나 TCL과 같은 기업들의 일본 기업 인수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일 것이다. JOLED 설립은 지나쳐 버릴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일지도 모르지만, 중국 기업의 성장은 지나가는 트랜드가 아니다. 차별화된 가치를 발견하고 혁신해야만 중국의 거친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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