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고객 통찰력 없는 혁신 기술, 기업을 함정에 빠뜨린다'

전에 없던 신제품을 개발할 때 사용해 본 적도 없는 고객에게 묻고 답하는 시장조사에 의존할 수는 없다. 시장조사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고객 경시로 이어지고 특히 획기적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술 위주의 사고가 강화되기 쉽다. 그러나 고객 통찰력 없이는 혁신적인 기술도 시장 성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이북(E-Book)의 대명사는 아마존의 킨들이다. 그러나 킨들보다 앞서 소니가 만든 이북인 리브리(LIBIRIe)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0년대 미국에서 이잉크 기술이 개발된 후 소니가 이잉크 기술의 사용권을 사들이면서 이북이라는 제품이 최초로 일본 시장에 선보였다. 리브리는 디자인이 훌륭하고 기술적으로는 독보적인 제품이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단점을 보완하여 소니는 2006년 미국에서 다시 이북을 출시한다. 당시 소니의 이북인 ‘리더’는 킨들 보다 디자인이나 기술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실패였고 두 번의 연이은 실패로 이렇게 이북은 수요가 없는 시장으로 낙인 찍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 해 11월 아마존의 킨들이 출시된다. 아마존 킨들은 소비자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왜 리브리는 기억되지 못하고 킨들은 히트 상품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역사적으로 기술면에서 우월한 상품이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지 못하거나 기술적으로 더 열등한 제품에 밀리는 모습은 꾸준히 목격되었다.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소니의 리더, 이리듐이나 세그웨이 등의 실패 사례는 우월한 기술이 시장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앞선 기술 그 자체가 시장의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기술이 넘쳐나면서 특히 IT 영역에서 기술 그 자체를 시장의 성공으로 여기는 사례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IT환경에서 기술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너도 나도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요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인 스마트홈의 경우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지만 실패를 겪었던 상품이다. 홈넷, 유비쿼터스 홈과 같은 이름으로 수십 년 전부터 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최근에 인프라가 갖춰지고 기술의 단가가 낮아지면서 스마트홈이라는 용어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홈 시대가 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며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관심은 업계의 장비 및 전망과는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의 조사(2014)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스마트홈의 유용성에 대해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다고 응답했다. 

‘고객 무시’라는 믿음이 지나친 기술 집착으로 이어져 

앞선 기술이 곧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집착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 및 경쟁 환경적 요인 등이 있겠지만 혁신의 원천으로서 고객 가치에 대한 오해가 기술이 곧 시장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ortune(1995)은 ‘고객을 무시하라(Ignore Your Customer)’라는 기사에서 고객을 무시하는 것이 하이테크 기업의 성공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타계한 Sony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고객에게 묻지 말고 신제품으로 대중을 선도하라”라는 말은 남겼다. 그는 또 시장 지향적 기업이 되기보다는 시장 선도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하여 ‘고객을 무시해라’가 어느 순간 하이테크 기업의 혁신을 위한 성공 요소처럼 자리잡고 있다. 

● 시장 조사의 한계가 고객 경시로 오해돼 

고객을 무시하라는 믿음은 혁신의 대명사인 스티브잡스의 이야기로 인해 방점을 찍었다. 애플의 전 CEO 스티브잡스는 만약 헨리포드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고객들은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그는 시장 조사에 절대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고객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의 시장 조사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지 혁신의 원천으로서 고객을 간과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장 조사를 안 한다는 것은 신기술의 가치와 같이 고객들도 모르는 니즈를 발견하기 힘든 묻고 답하는 형식의 설문 조사나 표적 집단 인터뷰 등의 조사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제품 컨셉의 선호도나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개선점을 알고자 하는 목적의 조사에는 기존의 전형적인 조사 방식이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나 전에 없던 카테고리의 제품에 대해서는 이러한 묻고 답하는 형식의 조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스티브잡스 자서전의 저자 Walter Isaacson은 HBR(2012)에서 스티브잡스의 경영 원칙들에 대해 정리하였다. 그는 그 중 하나인 ‘시장 조사의 노예가 되지 말아라’ 라는 원칙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는 것과 끊임 없이 고객에게 물어보는 것은 아주 다르다고 설명하였다. 스티브잡스의 표현에 의하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욕구에 대한 ‘직관’을 요구한다. 잡스는 이러한 것을 포착하는데 한계가 있는 시장 조사에 의존하는 대신 고객의 욕구를 알아내는 직관을 연마하였다고 밝혔다. 

혁신적인 제품인 아이팟 역시 고객에 대한 스티브잡스의 직관이 반영되었다. 그는 그의 주머니 안에 수천 곡의 음악 넣고 듣고 싶었다. 아이팟은 기술 면에서 경쟁 제품들과 비교할 때 결코 우월한 제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튠스를 통해 수 천 곡에 손쉽게 접근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우월한 고객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 업체를 압도할 수 있었다. 

● 획기적 혁신 추구 과정에서 고객과 멀어져 

고객을 무시하라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고객이 획기적(Breakthrough) 혁신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 제품에 대해서는 방향성을 제시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고객에게 몰입하는 것은 사고의 틀을 기존 제품과 현재에 제한시켜 기존 제품을 수정해 나가는 개선적 혁신은 가능하게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획기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획기적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많은 경우 기술중심적인 R&D에서 출발한다. 혁신적 기술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하며 기술 기반의 공급자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획기적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술 만능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획기적 혁신을 창조하기 위해 고객은 멀리한 채 경쟁적으로 자원을 투입하여 개발한 혁신 기술이 시장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무리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제품을 만들어도 고객들에 의해 선택, 소비되지 않으면 시장 성공은 요원해 진다. 따라서 경영자는 항상 자신의 상품에 대해 ‘소비될 수 있는가? 왜 그러한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특히 혁신적이지만 고객에게 생소한 제품인 경우 새로운 기능을 어필하는 동시에 고객이 익숙한 가치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등의 방식으로 구매 저항을 낮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이 고무되어 센서 기술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고객이 생소한 센서 기술을 적용한 자가 혈당 체크 렌즈, 심박수 측정 밴드 등을 쉽게 구매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LCD화면이 부착되어 있거나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는 냉장고 등의 스마트 가전처럼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상당히 비싸다면 구매 저항은 더욱 커진다. 미디어 및 통신 관련 컨설팅 업체인 솔론(Solon)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 홈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51%)과 공감되지 않는 혜택(37%)이었다(<그림 1> 참조). 따라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고객 가치로 기술의 혜택을 큰 부담 없이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 목표 금액을 달성한 비콘 탑재 미아 방지 팔찌 리니어블이 그런 경우이다. 이 팔찌는 5달러 정도로 생소한 비콘 기술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양한 기능들은 과감히 제외하고 미아방지라는 분명하고 검증된 고객 니즈와 연결하여 시장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 기술의 시장 성공 열쇠, ‘고객 통찰력’ 

대다수 기업은 상품 개발 단계에서 기술과 고객이라는 두 축의 대응을 통해 상품화를 결정하는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다. 상품 개발의 한 축은 씨드(Seed) 즉 기술이고 한 축은 고객 니즈(Needs)로 이루어져 있다. 기술 축은 어떤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것에 대한 정의이고 니즈 축은 고객이 어떤 욕구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기술과 니즈가 대응 될 때 상품개발이 진행된다. 

그러나 니즈를 기술적으로 구현한 제품이라고 해도 그러한 제품만으로는 시장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제품이 고객에게 선택 받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가 제공하는 가치로는 불충분하며 제품과 관련된 고객의 욕망, 사용 동기, 사용 환경, 라이프스타일 등에서도 충분하게 매력적인 가치제안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장의 성공에 가까워 질 수 있다. 하지만 제품 자체에만 집중하면 혁신 기술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사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이유로 사용되는 등을 지나치기 쉽다. 아무리 기능적으로 우수하더라도 사용하기 힘든 불완전한 제품이 되는 것이다. 

‘디맨드’의 저자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 신기술이 수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여러 욕구와 환경이 종합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며 이러한 제품 외적인 요인을 ‘배경 스토리’라고 표현하였다. 눈에 보이는 제품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배경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 통찰력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소니의 리더와 아마존의 이북은 고객 통찰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의 미션은 지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 되는 것으로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인 이북을 개발할 때도 결코 이 점을 잊지 않았다. 킨들이라는 제품 자체는 소니의 이북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방대한 양의 책을 저렴한 가격에 즉시 그리고 쉽게 제공받길 원한다’라는 통찰력을 무선 연결과 아마존 스토어를 통해 구현하였다. 반면 소니의 이북은 세분화된 그레이 스케일 톤 조절과 같은 제품 자체를 향상시키는데 더 집중하였지만 책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서 PC와 연결되어야 했고 방대한 이북 DB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고객 통찰력 측면에서는 부족했다.  킨들의 우세를 극복하지 못한 소니는 2014년 전자책을 유통하는 리더스토어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철수하며 더이상 이북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 통찰력은 ‘고객은 무엇을 필요로 한다’와 같이 이미 분명하게 드러난 고객 니즈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Mohanbir Sawney 교수는 고객 통찰력은 고객의 가치, 동기, 필요 등에 관한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이해에 기반하며 그럼으로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고객을 관찰하고 고객이 생성해내는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며 고객을 직접 제품 개발의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에게 아이디어 제안부터, R&D, 생산 등의 장을 마련해 주고 고객 스스로 자신들의 니즈를 상품화하는 것을 독려하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의 성공에 더욱 가까이 가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기업인 GE어플라이언스는 고객을 직접 스마트 가전 개발 전 과정에 참여시켰다. 올해 7월 GE어플라이언스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온라인 자동차 회사인 로컬모터스와 합작으로 퍼스트빌드(Firstbuild)라는 온라인 고객 참여 제품 개발 플랫폼을 오픈하였다. 퍼스트빌드를 통해 고객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지역 디자이너들 및 엔지니어들과 함께 마이크로팩토리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제품화한다. 생산된 제품은 퍼스트빌드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되는 데, 호응이 좋은 제품은 GE 공장에서 대량생산 된다고 한다. GE어플라이언스의 CEO인 Chip Blankenship은 퍼스트빌드를 통해 “판매할 것들을 만들 것이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배우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올해 9월 퍼스트빌드는 스마트홈 컨소시엄에 가입을 발표하며 퍼스트빌드를 스마트가전 개발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GE는 이미 쿼키라는 소셜제품개발 플랫폼에 투자하여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공급자와 욕망을 가지고 있는 고객을 연결하여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같은 하이테크 영역에서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GE는 이러한 시너지를 IT디바이스 영역에서 가전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은 최고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기업의 목표는 시장의 성공이며 고객은 기술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가치를 구매한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시장의 성공으로 연결시켜줄 고객 통찰력이며 이 두 요소를 조화시키는 기업의 자세이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고 시장 성공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는다면 어느 기업들이나 시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술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