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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마케팅, 사물 인터넷 주목하기 시작'

최근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물 인터넷으로 확보한 오프라인 상의 고객 행동 및 맥락 정보를 토대로 고객별 맞춤화된 가격, 쇼핑 경험,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 퍼스널 마케팅이 한 단계 더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살 김알뜰 양은 저렴한 자동차 보험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보험사는 알뜰 씨에게 나이가 어리고 보험 가입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15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매겼다. 결국 보험료를 절약하려는 알뜰 양은 P 보험사의 UBI(Usage-based Insurance)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P 보험사는 자동차 진단 포트에 꽂는 소형 기기를 보내줬다. 알뜰 양은 2개월 가량 그 기기를 꽂고 운전했다. 이 기기는 알뜰 양의 주행 습관(주행 거리, 운전 시간대, 급제동)을 측정해서 보험사로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알뜰 양의 데이터를 받은 보험사는 알뜰 양의 사고 발생 확률이 낮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40만원 할인해주었다. 

사물 인터넷(Internet-of-Things) 기술을 가격 책정에 활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이처럼 사물에 센서와 같은 지능을 부여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 인터넷이 마케팅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언뜻 상관 없어 보이는 사물 인터넷과 마케팅이 만난 것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학 교수인 아이라 칼브(Ira Kalb) 교수는 앞으로 사물 인터넷이 마케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 마케터들이 고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좀더 효과적으로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물 인터넷이 가격 책정뿐만 아니라 유통 관리, 상품 기획, 커뮤니케이션 등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마케팅 실무자들 또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을 통해 사물 인터넷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진행하던 퍼스널 마케팅(Personal Marketing)이 사물 인터넷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마케팅 방안이 새롭게 부상하고 확산될 지 전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마케터들이 공감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 마케팅에서 왜 주목하고 있나? 

마케팅은 초기 매스 마케팅에서 세그먼트 마케팅을 거쳐 퍼스널 마케팅으로 진화 중이다. 고객들을 좀더 세분화하고 고객 특성에 맞는 가치를 전달하려 하고 있다. ‘30대 여성’ 대상 마케팅이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을 위한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의 니즈에 최적화된 제품과 경험을 얻게 되고, 기업은 매력적인 제안 덕에 더 많은 고객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CRM/DBM 마케팅, 소셜 마케팅 등 다양한 기법으로 퍼스널 마케팅을 시도해왔다. 이를 위해 고객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적확한 광고, 판촉 등을 진행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고객 정보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맞춤화된 제안을 빠르게 설계하고 전달할 방법도 부족했다. 

사물 인터넷은 개별 고객에 대한 정보 확보와 맞춤화된 제안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사물 인터넷을 적용할 경우 오프라인 상의 고객 행동 및 맥락(Context)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사물’에 부착된 센서가 오프라인 상의 고객 행동, 위치 등을 파악하고, 인터넷을 통해 기업 또는 고객의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사물에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오프라인 상의 실시간 고객 행동 및 맥락 정보는 고객의 구매 시점이나 고객 조사 등 기존 고객 접점에서는 획득하기 어려운 정보였다(<표> 참조). 이렇게 확보된 정보는 고객에게 맞춤화된 광고/판촉, 가격 등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사의 기존 CRM 마케팅에서는 고객의 연령/차량 등 기본 정보를 토대로 사고 확률을 예측했다. 활용 가능한 정보가 가입 시 받는 기본 정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동일한 연령/차량을 가진 고객들의 과거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세그먼트의 사고 위험을 예측했다. 이렇게 할 경우 개인이 안전한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어도 사고율이 높은 세그먼트에 속한다면 높은 보험료를 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물 인터넷을 적용할 경우 고객의 운전 습관(급제동 주기, 장거리 운전 여부)과 맥락(새벽 운전 등) 정보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의 사고 확률을 좀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고객의 운전 습관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센서, 센서에서 보험사로 데이터를 옮겨주는 통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가입자의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 사물 인터넷 관련 요소 기술 덕분에 실현 가능한 방식이다. 

사물 인터넷 관련 기술이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M2M, RFID 등의 이름으로 존재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이유는 관련 요소 기술들이 마케팅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나 시험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이 상용화 수준으로 발전하고, 비용 또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의 핵심 요소인 센서의 경우 더 많은 영역을, 더 정확하고, 더 적은 에너지로 센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센서 가격도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의하면 10년 전 개당 평균 1.3달러에서 현재 0.6달러로 저렴해졌다. 센서가 확보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신 역시 진화 중이다. 와이파이 커버리지가 넓어지고, 1 기가비트(Gbps) 단위의 인터넷 비용이 10년 전 대비 약 1/40 정도로 줄어들었다. 방대한 정보를 해석해 맞춤화된 가치 제안으로 연결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 능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확산으로 사물 인터넷을 원격 조정하거나 Hub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물 인터넷,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 ‘행동’ 기반 가격 설정 

사물 인터넷을 활용해 개별 가입자 행동 기반으로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보험 업계에서 UBI(Usage-based-Insurance)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 연령/차량 등 세그먼트 기반 보험료 책정에서 개인 행동 기반 보험료 책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80개 이상의 보험사가 UBI 자동차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 선도자는 2011년부터 UBI를 본격 도입한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보험사다. 스냅샷(Snapshot)이라는 소형 기기를 이용해 피보험자의 운전 습관을 측정/전송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자동차의 속도, 운전 거리, 운전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센싱해서 전송해주는 ‘똑똑한 사물’ 스냅샷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가격 정책이다. 

프로그레시브는 해당 프로그램을 2013년까지 누적 2백만 건 이상 판매했으며, 여기서 창출된 보험료는 2013년 전체 보험료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스냅샷 프로그램은 안전한 운전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할인을 해 주지만 그렇지 못한 운전자에게 할증을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개별 스냅샷 가입자가 기여하는 이익은 낮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더 오랫동안 고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험사에 이득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스냅샷을 통해 할인을 받은 고객은 스냅샷 비가입자 대비 19% 이상 오래 보험을 유지했다. 

UBI는 자동차 보험 외 영역으로도 확산 중이다. 자동차 보험사가 사물 인터넷을 이용해 가입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한 것처럼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하고 있다. 미국 건강보험사 휴마나(Humana), 시그나(Cigna)는 핏빗(Fitbit)과 같은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기기를 착용하고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에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해 보험금 지급 규모를 줄일 수 있고, 가입자는 보험료 감면 등의 보상을 받는 이점이 있다. 현재는 보상으로 호텔 숙박권, 카메라 구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직 보험료를 직접 할인해주지는 않지만 향후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기업의 임직원 대상 웰니스 프로그램은 이미 운동량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 자기 부담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 BP(British Petroleum)는 2014년 ‘BP Million Step Challenge’라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핏빗을 착용하고 1백만 걸음을 걸을 때마다 250포인트를 받고 최대 10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은 이 포인트를 자기 부담 건강보험료를 낮추는 데 사용할 수 있다. 

● 고객의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유통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사물 인터넷의 유망 영역으로 제조, 공공 다음으로 유통을 꼽았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 및 물류를 효율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 관련 고객 경험을 대폭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쇼핑은 번거로운 일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어떤 물건을 사야 할 지 기억하고,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고르고, 긴 줄을 서서 결제를 하는 일련의 과정을 줄이고 싶을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사물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대쉬(Dash)라는 사물 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쇼핑 리스트를 기억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 아마존은 대쉬를 온라인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 가입자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는 막대 모양의 작은 기기에 대고 필요한 물건 이름을 말하거나 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다. 해당 정보는 Wifi를 통해 사용자의 아마존 계정으로 연계되어 가입자는 노트북/태블릿으로 쇼핑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구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다음 날 아침 신선한 식료품이 집으로 배송된다. 대쉬는 사용자가 입력한 음성이나 바코드 정보를 Wifi를 통해 아마존 계정으로 전송만 해주는 낮은 수준의 사물 인터넷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이 사람의 조작 없이도 상호 간에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대쉬와 같은 수준의 사물 인터넷으로도 사용자가 충분히 가치를 느낄 수 있을 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사물 인터넷의 진화로 세탁기가 세제가 바닥나고 있다는 정보를 센싱해 주인의 아마존 쇼핑 리스트에 자동으로 세제를 포함시키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매장 내 쇼핑을 돕기 위해 사물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비콘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실내 위치를 인식하고 위치에 맞는 정보를 푸시 알림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비콘과 스마트폰이 블루투스(BLE, Bluetooth Low Energy)로 사용자 위치 정보를 공유하며 사용자가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근처 매장의 할인 쿠폰, 해당 매장으로 가는 길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쇼핑은 온라인 쇼핑 대비 물건을 찾거나 할인 쿠폰을 챙기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실내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러한 과정을 좀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이러한 목적으로 이미 실내 위치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중국 인타이(銀泰) 백화점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매장 경험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항저우 시의 한 쇼핑몰에 실내 측위 장비를 400개 이상 설치했다. 이 기기를 통해 매장에 들어온 고객을 감지하고, 고객의 스마트폰에 세일 정보를 보내준다. 그리고 고객이 특정 정보를 선택하면 해당 매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준다. 

결제 과정 또한 사물 인터넷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는 제품에 RFID 칩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비싼 비용 때문에 수용 속도가 낮았던 RFID에 대해 최근 미국 메이시스(Macy’s) 백화점, 영국 패션 브랜드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 등도 수용 계획을 밝혔다. 현재는 RFID를 재고 관리를 효율화하는 데 주로 활용하지만 향후 다량의 구매 물품을 빠르게 인식해 결제를 간소화하는 데에도 활용 가능하다. 바코드의 경우 점원이 일일이 바코드 리더기를 바코드에 대야 제품/가격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 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RFID 칩은 저장된 정보를 무선 주파수를 통해 RFID 스캐너로 보내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구매 물품을 확인하고 결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지갑을 꺼내지 않고도 결제를 할 수 있는 페이팔 비콘(Paypal Beacon)과 같은 사물 인터넷 기술들도 카페 등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페이팔 앱을 설치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페이팔 비콘은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해당 매장의 메뉴와 할인 쿠폰을 보내준다. 고객은 앱 상에서 메뉴 선택, 주문,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 ‘당신과 상황에 딱 맞는’ 커뮤니케이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여준 미래의 쇼핑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화에서 톰 크루즈가 갭 매장에 들어 섰을 때 3D 홀로그램이 톰 크루즈를 반긴다. “안녕하세요. 야카모토 씨, 갭에 다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 준비된 다양한 탱크탑 어떠세요?” 동공 인식으로 손님을 인식하고 방문 이력과 선호 취향에 맞춰 손님을 대응한다. 이와 유사한 사물 인터넷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사물 인터넷으로 소비자의 맥락만 간단하게 감지해 맞춤화된 컨텐츠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시스코는 2014년 5월 사물 인터넷을 이용해 사물 인터넷을 홍보했다. 사물 인터넷을 소개할 시스코 라이브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 근처에 ‘연결된 빌보드’를 설치했다. 이 빌보드는 차량의 속도에 맞춰 차가 느리게 달릴 때는 긴 메시지, 빠르게 달릴 때는 짧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타겟이 메시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에 따라 메시지 길이를 조절한 것이다. 시스코는 실시간 교통량, 지도 등 다양한 API와 통신을 활용해 해당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 단순 맥락을 넘어 개인 특성까지 인지해 맞춤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는 캐나다의 450개 주유소 슈퍼마켓에 ‘스마트 광고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광고판은 방문 고객의 눈을 스캔해 나이, 성별을 인식하고, 시간, 구매 아이템까지 고려해 맞춤화된 광고 컨텐츠를 내보낸다고 한다. 예를 들어 30대 여성이 들어올 경우 여성 용품과 잡지에 대한 추천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중국 인타이 백화점 또한 바이두와 협업해 온라인과 같이 고객별 맞춤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2015년 초에 일부 매장 직원에게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바이두 아이(Baidu Eye)를 착용하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안면 인식을 통해 소비자 위치 파악 및 추적을 하고, 이미지 인식을 통해 소비자가 관심을 보인 제품/브랜드를 파악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에 맞는 제품을 추천할 예정이다. 

사물 인터넷 마케팅, 빠른 확산 가능할까? 

사물 인터넷의 마케팅 적용은 아직 초기로 향후 확산 속도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과거에도 QR코드,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이 마케팅에 접목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사물 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의 확산 속도는 고객 가치, 고객 비용, 기업 운영 비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적은 고객 비용 및 기업 비용으로 큰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빠른 확산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사물 인터넷 마케팅으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가 확연하게 커야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야 기업의 사물 인터넷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레시브의 UBI는 보험료 할인이라는 확실한 고객 가치가 있기 때문에 성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특성 상 더 많은 고객의 운전 습관 데이터가 쌓일수록 사고 위험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가 안전한 운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보험료 할인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반면, 아마존 대쉬의 경우 일부 고객은 쓸모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쇼핑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고 반복 구매가 많은 생활용품 특성 상 기존 구매 이력을 보고 재구매 여부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수용하지는 않는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더 적합하고 편리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사물 인터넷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사물 인터넷 적용으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이 크지 않아야 한다. 금전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노력, 심리적 비용 등도 적어야 한다. 특히 고객들은 자신의 정보를 자세히 수집하는 사물 인터넷에 대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할 수 있다. 테스코가 스마트 광고판 설치 계획을 공개했을 때 여론은 거부감을 드러냈다. 스마트 광고판이 사생활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Big Brother) 같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의 2014년 조사에 의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더라도 운전 습관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47%에 달했다(<그림> 참조). 사생활 침해 이슈에 대해서 섬세한 접근을 하는 기업만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와 같이 고객 개별 정보가 아닌 맥락(차량 속도) 정보만을 활용하거나, 프로그레시브와 같이 민감하지 않은 정보만을 일시적으로 수집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고객이 해당 마케팅으로 인해 별도로 시간/노력을 기울이고 불편을 겪어야 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QR코드/증강현실를 활용한 마케팅의 경우 고객에게 별도의 앱을 설치하고 작동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겨줬다. 최근 마케팅 업계는 비콘을 활용해 고객의 스마트폰에 주변 상점에 대한 광고 및 할인 정보를 보내는 기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점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 있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상점의 정보가 스마트폰에 쉴새 없이 뜬다면 스팸 문자처럼 느껴져 무시하게 될 수도 있다. 

셋째, 기업의 사물 인터넷 도입 비용이 크지 않아야 한다. RFID의 확산이 느렸던 주요 이유는 RFID의 높은 비용 때문이었다. 기업의 도입 비용은 사물 인터넷을 통해 고객 정보를 얻는 비용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최적화된 제품/컨텐츠를 구현하는 비용까지 포함한다. 앞서 소개한 UBI나 비콘 등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물 인터넷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단말 기기나 통신 비용은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고객에 맞춰 보험료를 조정하거나 적당한 쿠폰을 발급해주는 데에 드는 운영 비용 또한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향후 사물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이 전문가들의 기대처럼 빠른 속도로 마케팅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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