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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사물의 동력’ 되고 있는 2차전지, 솔루션 경쟁 2막 시작됐다"

사물 인터넷(IoT)이 화두가 되고 있듯이 ‘사물의 동력’으로서의 2차전지의 역할 또한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기업 간 뿐 아니라 솔루션 간에도 치열하다.
리튬이온전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납축전지와 니켈계 전지는 각자의 영역을 폐쇄적으로 유지하며 서서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니켈계 전지가 독주하던 휴대기기시장에 리튬이온전지가 공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솔루션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휴대폰, 노트북, 전동 공구 등 휴대용 기기를 둘러싼 2차전지 솔루션 간 경쟁 1막은 리튬이온전지의 니켈계 전지에 대한 완승으로 끝이 났다. 경쟁 1막에서 납축전지는 비교적 안전하게 자신의 영역을 지켰다. 변화에 둔감하고 또 리튬이온전지의 높은 가격에 고개를 저었던 산업기기 시장을 최대 수요처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 기술의 진화와  산업기기 수요의 변화로 2차전지 솔루션 간 경쟁 2막이 산업기기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수송기기, 중장비, 전기장비, 전력설비, 특수 기기 등 다양한 기기가 속하는 산업기기 시장은 모바일 IT기기와 승용차와 함께 대표적인 2차전지 시장이며 2020년 경에는 2차전지의 최대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납축전지가 장악하고 있는 산업용기기 시장에 리튬이온전지가 채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산업기기 시장에도 리튬이온전지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몇 개에서 수백 개의 원형 리튬이온전지를 하나의 전지 팩으로 구성하는 팩 기술의 진보로 산업기기 시장의 다양하고 이질적인 수요를 맞출 정도로 표준화가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2차전지에 대한 니즈도 고도화되면서 기기 편의성에 대한 요구가 상승하고 있고, 성능 개선과 편의성 제고에 대해 기대감이 커지면서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산업기기에 대한 환경규제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이제 리튬이온전지의 채용을 통한 동력 시스템의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경우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수면 아래 있던 산업용 2차전지가 떠오르면서 2차전지 산업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동력원의 성능과 편의성 개선으로 산업기기 영역에서 2차전지의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시장의 진정한 승자를 가리기 위한 솔루션 간 진검 승부는 이미 시작되었다. 
  

< 목 차 > 

1. 2차전지 산업의 태동과 솔루션 경쟁 1막
2. 리튬이온전지의 유망 영역으로 변모하는 산업기기
3. 산업기기 시장을 둘러싼 솔루션 경쟁 2막
4. 맺음말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2차전지는 몇 개나 될까?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보조 전원용 파워 뱅크 등 부지불식간 우리는 서너 개의 2차전지를 지니고 있다. 업무를 볼 때나 잠자리에 들 때 습관적으로 충전기를 찾는 모습은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주변으로 더 확대해보자. 자동차 블랙박스용 리튬이온전지, 휴대용 면도기용 니켈계 전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산간오지에서도 휴대폰이 연결되도록 해주는 통신중계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등 수 많은 2차전지가 우리를 이미 둘러싸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 워치, 블루투스 헤드폰, 구글 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사물과 인터넷이 연결되는 IoT 관련 기기, 알아서 전원 공급을 제어하는 스마트 가전기기, 택배사업에 활용되는 무인 항공기 드론 등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기기들에도 2차전지가 쓰이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사물 인터넷(IoT)이 화두가 되고 있듯이 ‘사물의 동력’으로서의 2차전지의 역할 또한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기업 간 뿐 아니라 솔루션 간에도 치열하다. 
  

1. 2차전지 산업의 태동과 솔루션 경쟁 1막 
  

충전 과정을 거쳐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는 납축전지와 니켈계 전지, 그리고 리튬이온전지로 크게 구분된다. 2차전지 산업은 1851년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G. Plante가 대량 생산이 가능한 납축전지를 발명하면서 시작됐다. 구조가 간단하고 취급이 쉬우며 대량 생산이 용이한 납축전지는 20세기 초반 내연기관 엔진이 확산되며 엔진 시동용으로 널리 사용됐다. 소형 면도기, 전동 드릴 등 휴대용 소형 기기에 적합한 니켈계 전지가 20세기 중반에 등장하기 전까지 납축전지는 2차전지 산업을 독식했다. 

2차전지 산업 내 경쟁이 시작됐다 해도, 납축전지와 니켈계 전지가 겹치는 영역은 많지 않았다. 작고 가벼운 니켈계 전지는 크고 무거운 납축전지가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차량 엔진의 시동과 예비 전원 공급은 납축전지가 거의 독점하는 영역이었고, 휴대성이 요구되는 영역에는 니켈계 전지가 주로 채용됐다. 각각의 전지 솔루션이 자기만의 영역을 폐쇄적으로 유지했다. 경쟁이 심하지 않던 전지 산업에서 기술의 혁신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시장의 성장도 제한적이었다. 납축전지 고유 영역에서 다른 전지 솔루션을 찾기는 쉽지 않았고, 니켈계 전지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새로 진입하는 기업도 제한적이었다. 

20세기 말 IT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더 높은 수준의 휴대성을 요구하는 기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휴대용 오디오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게임기, 휴대폰, 노트북 등 더 가볍고, 더 작고, 더 오랫동안 사용이 필요한 기기가 등장하면서 휴대 기기를 독점하던 니켈계 전지 성능의 한계가 서서히 드러났다. 

경쟁 1막 : 리튬이온전지, 모바일 IT기기 제패하고 전동공구와 자동차 시장도 주도하기 시작 

1970년대에 미국의 M.S. Whittingham이 제안한 리튬이온전지는 월등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리튬과 수분의 격렬한 반응에 의한 폭발성에 대한 우려로 20여 년간 연구과제에만 머물렀다. 소니 스타일에 적합한 새로운 2차전지 솔루션을 고민하던 소니의 결정적 기여로 리튬이온전지는 1991년에 마침내 양산에 성공했다. 니켈계 전지가 독주하던 휴대 기기 시장에 리튬이온전지가 공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며, 2차전지 솔루션 간 경쟁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높은 가격에도 리튬이온전지는 월등한 성능과 긴 수명을 강점으로 휴대폰과 노트북 시장을 단기간 내에 장악하며, 모바일 IT기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했다. 

모바일 IT기기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리튬이온전지의 공급량도 함께 늘어났다. 모바일 IT기기에서 리튬이온전지가 니켈계 전지에 KO 승을 거둔 것이다. 리튬이온전지의 유망한 미래에 눈독을 들이던 많은 기업이 투자에 나서면서 리튬이온전지 기업 간 경쟁도 과열됐다. 치열한 생존 경쟁으로 안전성은 높아졌고, 가격은 낮아졌다. 니켈계 전지와의 경쟁 영역이 모바일 기기에서 전동공구 시장으로 확대되었다. 

모바일 IT기기 시장보다 전동공구 시장은 매우 느리게 변화한다. 연평균 성장률이 3~4%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의 보쉬가 리튬이온전지를 전동공구에 처음 도입할 당시만 해도 업계 1위 기업인 미국의 블랙앤데커는 높은 가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리튬이온전지의 채용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전동공구 시장에서는 니켈계 전지의 메모리 효과로 인한 성능 저하, 인체 유해성이 큰 카드뮴 규제, 희토류인 란타늄의 희소성 등에 대해 우려가 컸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리튬이온전지의 채택률은 니켈계 전지 진영을 긴장시킬 정도로 빠르게 올라갔다. 변화를 두려워한 블랙앤데커와 변화를 선도한 보쉬의 시장 지위는 바뀌었다. 항공기로 소량을 운반하는 것 조차 우려할 정도로 위험 물질로 인식되던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이 공구 시장에서도 검증되자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던 자동차 기업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동차와 역사를 함께한 납축전지는 엔진 시동을 걸어주고 조명용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SLI(Starting, Lighting, Ignition) 용도로 모든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었다. 1997년 등장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에 니켈계 전지가 쓰이기도 했지만, 같은 해 등장한 GM의 순수 전기차 EV1에는 600kg에 달하는 무거운 납축전지가 불가피하게 사용됐다. 전체 시장에서 납축전지를 배제한 자동차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화석 에너지 고갈에 대한 불안감과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었고 당연히 에너지 밀도가 우수한 리튬이온전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부족하나마 자동차 구동용 2차전지 시장도 성장을 시작했다. 휴대용 기기에 이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기존 전지 솔루션과 리튬이온전지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아직 모바일 기기와 비교될 규모는 아니지만, 리튬이온전지가 채용되는 자동차 시장은 조만간 모바일 기기에 상응하는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새로운 수요 영역으로 확장 

더 오래 쓰는 전지를 요구하는 모바일 기기와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 전지가 필요한 자동차가 최근 20여 년간 2차전지 시장을 키워왔다. 납축전지 등장 이후 100여 년간 서서히 몸집을 키우던 2차전지 시장이 리튬이온전지의 등장으로 빠르게 커진 것이다. 2차전지 시장 성장의 주역은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이다. 전지에 대한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의 니즈 변화가 새로운 전지 솔루션을 요구하면 전지 기업이 이를 맞춰주며 성장해왔다. 

경박단소한 장점으로 리튬이온전지가 청소기, 가드닝툴, 이동통신중계기, 로봇, 무인 항공기 등 수 많은 기기에 채용되고 있다. 니켈계 전지가 사용되던 무선 청소기는 보조적 역할만 수행할 수 있었지만, 리튬이온전지가 도입되면서 기존 청소기 자체를 대체할 정도로 성능이 개선됐다. 새로운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IoT 기기 전원 공급, 스마트 가전, 로봇 등에도 리튬이온전지가 채용되고 있다. 니켈계 전지가 사용되던 영역은 물론 이동성이 새롭게 필요해지는 영역에도 리튬이온전지가 활발하게 진입하고 있다. 납축전지나 니켈계 전지를 리튬이온전지가 대체하면서 기기 성능이 개선되고 시장 자체가 역동적으로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리튬이온전지의 유망 영역으로 변모하는 산업기기 
  

휴대폰, 노트북, 전동 공구 등 휴대용 기기를 둘러싼 2차전지 솔루션 간 경쟁 1막은 리튬이온전지의 니켈계 전지에 대한 완승으로 끝이 났다.  소비재 기기의 니즈 변화가 전지 솔루션 간의 경쟁을 촉발하며 전지 기술의 진화를 유도했고 결과적으로 시장의 성장을 가져왔다. 

반면 중장비, 상용차, 대형 전동공구 등 산업기기 시장에서는 2차전지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2차전지 시장으로서의 산업기기 시장은 규모는 작지 않지만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었다. 납축전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납축전지 성능의 한계로 산업기기 시장에서 2차전지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다. 납축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무게에 비해 출력이 약하다. SLI용 납축전지는 장시간 사용이 어렵고 심방전용 납축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리튬이온전지가 산업기기에 채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 동안 리튬이온전지는 납축전지, 니켈계 전지 와는 달리 맞춤형 개발·설계·생산이 쉽지 않았다. 리튬이온전지는 성능은 우수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 수준이 납축전지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수요기기 맞춤형 개발이 필수적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개발·설계·생산이 필요했다. 전자제품, 모바일 기기 등 소비재 제품의 경우 소수의 모델로 대량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지만 산업기기 시장은 매우 다양한 모델이 필요한데 반해 개별 모델에 대한 수요는 소비재에 비해 훨씬 소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사한 특성으로 묶어서 일정 규모를 형성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리튬이온전지 기업이 산업기기 시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리튬이온전지의 납축전지 대비 3~4배에 이르는 가격도 산업기기 사업자가 리튬이온전지 채용을 주저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었다. 그런데 이제 산업기기 2차전지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① 리튬이온전지의 가격 및 팩 기술 혁신 

리튬이온전지의 표준 모델이 등장하면서 가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용량이 우수한 리튬이온전지가 다양한 산업기기의 이질적인 수요를 맞출 정도로 리튬이온전지 특성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원형 리튬이온전지의 규격은 지름 18mm와 높이 65mm로 이미 표준화 단계다. 표준화된 원형 리튬이온전지의 가격 수준은 가히 혁신적이다. 소니가 최초로 개발할 당시 800mAh 용량의 가격이 30달러 수준이었다. 최근 원형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은 3,400mAh로 4배 이상에 달하지만, 가격은 최초 가격의 10% 미만이다. 

몇 개에서 수백 개의 원형 리튬이온전지를 하나의 전지 팩으로 구성하는 팩 기술의 진보로 다양한 표준 전지 팩도 등장하고 있다. Saft는 3가지의 원형 리튬이온전지 모델을 활용하여 6개의 플랫폼형 전지 팩을 구성해 다양한 기기에 추가 개발비 없이 대응한다. Saft가 24V, 48V급으로 고출력과 고에너지 밀도 영역으로 각각 구분하여 전압 특성을 단순화한 것은 고객이 사용하던 기존 납축전지와의 교체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② 산업기기 기업의 고용량 2차전지 요구 증가 

산업기기에 더 많은 전기장치가 사용되면서 산업기기에 필요한 전력량이 절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납축전지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용도의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 10여년간 안전성과 성능이 크게 향상된 리튬이온전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기내 편의시설과 안전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전력 소모량이 절대적으로 커졌지만, 항공기 내에 발전기를 추가로 설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고용량의 2차전지가 필요해지고 있다. 항공기에 사용되기 시작하는 리튬이온전지는 기존에 사용되던 니켈계 전지 대비 전류량은 10배 가까이 높지만, 무게는 오히려 가볍다. 

일본 2위의 이동통신회사인 소프트뱅크 모바일은 전력공급 중단에 대비해 통신 기지국에 설치되는 기지국용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리튬이온전지를 채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격이 싸다는 장점으로 납축전지를 사용해왔지만, 이동통신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이동통신회사는 UPS의 효율과 수명 개선이 가능한 리튬이온전지에 주목해왔다. 리튬이온전지의 가격이 낮아지고 UPS의 성능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제 일본에서는 NTT도코모 등 다른 이동통신사도 신규 기지국에는 리튬이온전지를 채용한 UPS를 사용할 계획이다. 

③ 산업용 기기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 

작업 환경 오염 문제와 사용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기기에는 소비재보다 환경규제가 훨씬 엄격하게 적용된다. 강화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구동 기술, 제어 능력 개선 등 친환경적 동력 시스템 적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4년부터 글로벌 중장비 시장에서 배기가스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175마력 이상의 건설 중장비에 대해 배출물 환경규제 4단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유럽이나 우리나라도 조만간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를 화석연료에 기반한 동력 장치로는 충족하기 어렵고 납축전지로는 충분한 동력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중장비 기업은 리튬이온전지를 채용한 새로운 동력 시스템을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리튬이온전지 팩을 바탕으로 4~5톤급 하이브리드 지게차를 개발했다. 유럽 중심으로 형성되는 친환경 지게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연료 효율이 우수하고 1년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14.6톤에 이르는 차별화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산업용 선박에는 EEDI 규제(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의 약자로 1톤의 화물을 1마일 운반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가 이미 적용되고 있다. 선박 규제를 관장하는 국제해사기구는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의 10% 감축을 의무화했고, 2030년까지는 30% 감축을 시행할 예정이다. 선박의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산업용 선박을 아예 운항할 수 없도록 규제할 전망이다. 
  

3. 산업기기 시장을 둘러싼 솔루션 경쟁 2막 
  

리튬이온전지 채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와 보수적인 수요업계의 변화 

새로운 전지로 산업기기의 작업성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2차전지 솔루션에 대한 산업기기의 거부감도 바뀌고 있다. 산업용 2차전지에 대한 니즈 자체가 고도화되면서 기기 편의성에 대한 요구가 상승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채용으로 장시간 사용해도 산업기기의 전원이 끊기지 않게 되면서 작업 안정성이 올라가고 운영 신뢰도가 상승할 수 있다. 텔레매틱스를 구축하면 원격으로 실시간 작업 상황을 관리하며 정교한 작업량 제어도 가능하다. 전원 용량 증가로 AV 시스템, GPS 등 편리한 전기장치가 적용 가능해 지는 것도 산업기기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성능 개선과 편의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성능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지고 있다. 

2013년 1월, 상용 항공기인 보잉의 787 모델에 채용된 리튬이온전지에서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급증하는 기내 전력 필요량 대응을 위해 고용량 리튬이온전지를 최신 여객기에 적용한 보잉은 차기 모델용 전지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중이었다. 보잉은 물론 미국연방조사기관까지 달려들어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보수적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안전성 문제를 발생시킨 리튬이온전지가 다시 사용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리튬이온전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고 보잉 항공기에 다시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부품 개발에 10년, 검증에 5년이 필요한 항공산업이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빠른 템포로 리튬이온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이 항공산업의 보수성을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 중장비인 굴착기에서는 리튬이온전지 기반의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을 장착함으로써 획기적인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굴착기의 연간 가동 시간은 평균 2천 시간에 달한다. 막대한 연료를 소모하는 굴착기에는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에 적합한 반복 동작이 많다. 리튬이온전지는 산업기기의 발전전력과 회생전력을 저장하며 엔진 출력 부족 시 전동기를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굴착기의 연료비는 기존 굴착기 대비 최대 30%까지 감소한다.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도 3년 이내에 회수가 가능할 만큼 경제성이 우수하다. 엔진 시동 지원 용도 이외에는 사용이 쉽지 않았던 납축전지를 리튬이온전지로 대체하면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동력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와 같이 굴착기, 지게차, 항공기 등이 리튬이온전지 채용으로 성능이 개선되고 비용이 절감되며, 작업 환경까지 편해지고 있다. 생산량 증대, 신뢰도 확보와 수명 연장, 환경 오염 개선 등 새로운 가치들이 산업기기에서 생기면서 산업기기가 리튬이온전지의 유망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와 납축전지의 경쟁 본격화 

리튬이온전지와 납축전지와의 본격 경쟁은 비상전원공급장치인 UPS를 필두로 상용차, 하이브리드 중장비, 휴대용 청소기 등 다양한 산업기기 영역을 대상으로 시작되고 있다. 산업기기 고객에게 납축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해서 제안하면서 리튬이온전지의 영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납축전지가 장악하고 있던 산업기기 시장에서 리튬이온전지와 납축전지와의 한판 승부가 시작되고 있다. 

2차전지 솔루션 경쟁 1막에서 휴대용 소형기기를 둘러싸고 리튬이온전지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니켈계 전지는 더 이상 리튬이온전지의 경쟁 대상이 아니다.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성능이 약하고 수명이 짧은 니켈계 전지는 이제 가격 측면의 장점마저 사라지고 있다. 교체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최소한의 영역에서만 니켈계 전지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되고 있는 솔루션 경쟁 2막에서 리튬이온전지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대한 납축전지 진영의 대응이 1막에서의 니켈계 전지와는 사뭇 다르다. 

2차전지 솔루션 진영 간 치열한 생존 경쟁 

미국 기반의 산업기기용 2차전지 전문 기업인 Enersys는 산업기기 영역 대부분에 납축전지로 대응하는 기업이다. 연간 2조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Enersys가 대응하는 산업기기는 90여 개에 달한다. 수많은 기기에 대응하지만 Enersys의 최근 이익률은 20% 이상이다. 지난 3년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수의 수요기기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면 도저히 달성 불가능한 실적이다. 

Enersys는 이질적인 수요기기의 특성을 최대한 단순하게 대응하는 차별적 노하우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Enersys는 산업용 납축전지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 엔진의 시동 지원, ② 엔진 정지 시 또는 전력 공급 중단 시 조명이나 공조 기기 등에 전력 공급, ③ 심방전용 납축전지를 통한 주 동력원으로서 역할 등이다. 다양한 기기 특성과 사이즈에 제각각 대응하기 보다 세 가지 그룹을 만들어서 각 그룹 내에 납축전지의 특성을 살린 몇 가지의 표준 전지 팩을 개발해서 다수의 기기에 대응한다. 

납축전지 진영은 성능 혁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짧은 수명과 부족한 용량을 개선하고 기존 장점인 저비용, 저온 성능 등을 더욱 강조한 개선형 납축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Furukawa 전지, 미국의 Exide 등이 참여하고 있는 납축전지기업 컨소시엄(ALABC)은 얼마 전 48V급 하이브리드 승용차에 적합한 Lead-carbon 전지 개발을 발표했다. Lead-carbon 전지는 기존 납축전지의 대안으로 음극에 납 대신 탄소를 사용하여 전지 성능은 최대 60%까지, 수명은 최대 2.7배까지 개선한 전지다. 영하 30도에서도 정상 동작이 가능하다. 리튬이온전지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제어회로와 보호회로도 필요 없어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납축전지기업의 방어에 맞서는 리튬이온전지 진영은 매우 공격적이다. 먼저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추고 있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원형 리튬이온전지 kWh당 가격을 110달러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LG화학, 삼성SDI 등 원형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도 기가팩토리와의 경쟁을 위해 110달러 수준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kWh당 110달러 미만의 리튬이온전지가 등장한다면 리튬이온전지와 납축전지의 가격 격차는 많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막 상용화 단계인 개선형 납축전지는 아직 kWh당 가격을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고, 기존 납축전지는 오래전부터 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납축전지의 장점인 저온 성능을 확보하고, 표준 제품 라인업도 구성하고 있다. 전해질 등 소재 개선을 통해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 수준이 심각하지 않은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있고, 표준형 원형 리튬이온전지를 몇 가지 모델로 만들어서 다양한 산업기기에 대응하고 있다. 
  

4. 맺음말 
  

아직까지는 모바일 기기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이다. 뉴스 매체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나 IoT용 기기에 적용 가능한 2차전지가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사물’의 동력으로서 2차전지의 적용 분야와 기기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향후 4~5년을 바라본다면 이들 새로운 제품에 적용될 2차전지 수요가 2차전지의 주력시장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5년 뒤 2차전지의 주력시장은 따로 있다. 산업기기 시장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일 뿐, 2차전지 시장에서 산업기기가 점유하는 비중은 이미 높다. 2차전지 기술의 발전으로 매스 마켓 형성이 용이해지고, 수요 시장의 니즈도 바뀌면서 다양한 기기들이 산업기기라는 카테고리 안으로 편입되고 있다. 향후 산업용 2차전지의 규모는 2차전지 시장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한다(<그림 5> 참조). 

2차전지 산업의 성장 영역인 산업용 2차전지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리튬이온전지 산업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산업용 2차전지 시장을 둘러싼 납축전지와 리튬이온전지 간의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리튬공기전지, 리튬금속전지 등 현재 연구 개발 단계에 있는 2차전지도 많이 있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까지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적어도 5년 후 정도까지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나 납축전지를 압도할 전지 솔루션이 상용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중에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전지의 영역이 모바일 IT기기, 전동공구를 넘어 자동차, 산업기기로 계속 확대될 것이다. 

전지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변화를 창출하며 삶을 변화시키고 사용자의 니즈가 전지 기술을 진화시키는 선순환 고리가 2차전지 산업에서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사물’의 동력이 되고 있는 2차전지는 IT기술과 함께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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