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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수소연료전지차 진입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시너지 효과 기대'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로 전기차 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차는 기존 플러그인 전기차의 취약점인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과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차 특히 ZEV에 대한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친환경차 내 주도권 경쟁을 통해 기술 개발과 가격 하락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未來)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시작하였다. 일본에서 출시 한 달 만에 1,500대가 계약되었고, 토요타는 생산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당초 토요타는 올해 700대만 한정 생산하기로 계획했었다. 주문이 쇄도하자, 토요타는 2016년 2,000대, 2017년에는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대의 투싼ix35가 2013년 양산 체제를 갖춘 상황에서 토요타 미라이의 발매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예고함과 동시에 수소 경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와 관련한 논의는 기존 플러그인 전기차와 싸워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대결 관점이 대부분이다. 성능과 가격, 기업 참여,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여 현실적인 혹은 장기적인 관점의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자동차의 역사가 바뀌려 한다”는 토요타 아키라 사장의 연설과 “연료전지 자동차는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테슬라 CEO인 앨런 머스크의 비판은 저마다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와 플러그인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가 플러그인 전기차의 경쟁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두 유형이 경쟁하면서도 서로 공존하며 성장할 가능성은 없을까? 전기차는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하여 모터를 통해 굴러가는 자동차다. 2차전지(Battery)에 전기를 충전시켜 구동하는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플러그인 전기차로 분류된다. 순수전기차로는 닛산 리프(Leaf), 테슬라 모델S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는 GM 볼트(Volt) 등이 대표적인 예로, 지금까지 전기차의 주종을 이루어 왔다. 

투싼ix35와 미라이처럼 수소를 연료로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한 전기를 활용하는 연료전지차는 또 다른 유형의 전기차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물이 배출물의 전부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주행 중에 온실가스를 전혀 내놓지 않아 순수전기차와 함께 ZEV(Zero Emission Vehicle)로 분류되며, ‘궁극의 자동차’로 불리기도 한다. 

전기차 시장은 2011년 이후 닛산 리프와 미쯔비시 아이미브(iMiev) 등 순수 전기차와 PHEV인 GM 볼트의 본격적인 출시로 빠르게 성장하여 왔다. 2012년부터는 테슬라의 모델S가 가세하여 모델간, 기업간 각축이 점입가경이다.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해마다 새로운 모델들이 추가되고 있고, 세단과 SUV에 이어 버스와 트럭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플러그인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의 불편함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연료전지차 모델이 추가되면서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기차 입장에서는 ‘시티 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견줄 수 있는 라인업을 갖춘 셈이다. 수소연료전지차와 플러그인 전기차의 공생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 그러나 아직은 틈새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승용차 시장이 2014년에 전년대비 4% 가량 성장했지만, 전기차는 이보다 5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기차의 높은 성장세는 주요국 정부의 환경 규제 및 전기차 보급 지원 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최대 시장인 미국만 해도 작년에는 전년대비 21% 늘어난 11만 8천 대가 팔렸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마찬가지였다. 유럽은 작년에 총 6만 5천여 대의 전기차가 등록되었는데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2014년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6만 대 이상의 규모로 성장하였다. 게다가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내년 각각 18만 대, 25만 대 판매를 전망할 정도로 낙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당장 올해부터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 확실하다. 

급가속을 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보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2014년에 승용차 기준으로는 약 6,500만 대, 상용차를 합하면 총 8,800만 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작년 30만 대를 갓 돌파한 전기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의 0.5%도 채 안 된다. 그렇지만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 지역별 에너지 안보 및 산업 육성 등의 차원에서 볼 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차는 적어도 향후 10년 정도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 시장과는 별개의 성장 양상과 게임 룰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플러그인,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가 제약 

기존 플러그인 전기차는 외형적 성장과 함께 최근에는 모델과 파워 경쟁이 겹쳐지면서 질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의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다. 전기차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동급 내연기관의 중저가 모델에 대하여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 세단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소득층이 전기차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아예 럭셔리 세단에 포지셔닝하여 자사의 전기차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작년 한 해 미국 럭셔리 세단 카테고리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25,276 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이 테슬라 모델S(18,480 대)였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중저가 Affordable/Economy 영역에서 전기차의 미래가 판가름날 것이라 보는 듯하다. 지난 1월, 테슬라는 아우디 A4나 BMW 3시리즈에 필적하는 모델3를 3만 5천 달러에 2017년 출시할 것임을 다시 확인하였다. GM은 지난 2월 200마일(약 32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만 달러 대의 순수전기차 모델(2017형 Chevy Bolt)을 2016년 11월부터 생산할 것이라 하였다. 전기차 시장의 게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영역이 3만 달러 내외의 대중적 모델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셈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플러그인 전기차는 일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크게 제한된다. 물론 모터의 성능, 차체의 무게, 운전 효율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장착한 2차전지의 성능과 용량에 주로 의존한다. 닛산 리프의 경우 최대 230km 가량 주행할 수 있다. 교통상황이나 에어컨을 켜거나 할 경우를 고려하면 보통 100~160km 수준으로 봐야 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회 충전 후 전기 모터로만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100km 미만이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 대용량의 2차전지를 장착하게 되면 그만큼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무엇보다 2차전지의 획기적 기술 발전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플러그인 전기차의 주행거리 문제는 쉽게 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는 충전 인프라의 확충에서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전기 충전 인프라가 수적으로 충분하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급속 충전을 한다 해도 15~30분은 기다려야 한다. 일반 충전기의 경우 6~8시간 이상 충전해야 한다.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주차하지만, 자주 그리고 한번에 오래 충전하는 것이 편하지는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차전지 교체 모델을 들고 나와 주목받던 Better Place는 부도가 났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이 모델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미 2013년 자신들의 수퍼차저스테이션에서 불과 90초 만에 모델S의 2차전지를 교체하는 이벤트를 벌인 적이 있다. Better Place 경우와는 달리 굴러다니는 전기차 수량이나 모델도 많아져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체에 용이한 2차전지 시스템과 차종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대중적 확산의 걸림돌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가세, 플러그인의 취약점 보완 가능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플러그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충전한 수소량으로 주행거리를 일반 내연기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의 투산ix35는 일회 수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400~600Km이고, 토요타의 미라이는 500~700km를 달릴 수 있다. 닛산 리프보다 3배 가량 길다. 기존의 플러그인 전기차로 한번 충전하여 2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모델은 몇 개 안 된다. 게다가 모델S처럼 럭셔리급으로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 수소연료전지차가 전기차로서 플러그인의 짧은 주행거리를 보완해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수소연료전지차가 단거리 주행에 부적합하다는 뜻은 아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차량 가격과 기술 발전 속도, 먼저 형성된 플러그인의 시장 저변과 충전 인프라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플러그인의 단점을 보완하며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전기차의 가격 문제가 플러그인의 경우 2차전지에 달렸다면 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전지에 집중되어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가격은 토요타, 혼다, GM 등 주요 기업들의 개발 및 상업화 경쟁을 고려할 때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청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연 50만 대 생산 기준으로 연료전지 시스템의 원가가 kw당 130달러를 넘었지만,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2014년 현재는 5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kw당 40달러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내연기관 수준인 30달러를 추구하고 있다. 플러그인 전기차의 2차전지 가격도 함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연기관 차량과의 전면전도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전기차 가격이 동급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같거나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자료에 따르면, 2차전지 시스템 원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kwh당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휘발유차의 경우 2025년이면 승용차의 평균 연비 규제(54.5 MPG)를 맞추기 위하여 대당 2천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엔진, 트랜스미션 등 파워트레인의 원가가 7천 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47kwh의 2차전지를 장착한 플러그인 전기차의 경우 파워트레인 원가가 약 6천 달러로 추산되어 가격 면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프라 구축이 관건 

전기차 진영이 기존 내연기관과 경쟁할 수 있으려면 에너지 공급 인프라의 확충이 급선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기 충전 인프라 구축에 각국 정부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걸쳐 개인 소유를 제외하더라도 2만 3천 기가 넘는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까지 총 150만 대의 ZEV가 도로에 운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충전 인프라다. 캘리포니아에는 현재 총 7천 2백여기의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직류급속만 하더라도 700기가 넘는다. PG&E, SDG&E, SCE 등 전력 기업은 물론 BMW와 VW, 테슬라 등 자동차 기업들까지 참여하면서 앞으로도 충전 인프라는 꾸준히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현재 약 4만 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었는데, 전국에 3만 4천 개의 주유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상당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은 2020년까지 200만 기의 완속 충전 시설과 함께 5천 기의 급속 충전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반면, 수소 충전 인프라는 이제 막 시작 단계다. 플러그인 대비 3~5배 가량 긴 주행거리를 고려할 경우 전기 충전 인프라대비 적어도 1/25 정도는 갖춰져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충전소 확충 계획을 보더라도 현실은 한참 뒤져있다. 미국의 경우 전국에 걸쳐 현재 51기의 수소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중 23기가 캘리포니아에 있다. 2013년 캘리포니아주는 연간 2천만 달러씩을 향후 10년 동안 투자하여 총 100기까지 수소충전소를 늘릴 계획을 발표하였다. 독일의 경우 올해까지 5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독일의 ‘H2 Mobility 이니셔티브’에서는 2017년까지 100기, 2023년에는 400기를 목표로, 총 3억 5천 만 유로가 투자될 계획이다. 일본은 전기 충전 인프라에서도 활발하지만, 수소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도 남다르다. 일본은 현재 도쿄, 나고야, 후쿠오카,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총 40여 곳에 수소 충전기가 설치되어있는데, 올해 말까지 100 기로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는 JX Energy, 토호가스, 오사카가스, 도쿄가스, 이와타니, 토요타 등 에너지 기업은 물론 자동차 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에 총 3천 기의 수소충전기를 설치하고 수소연료전지차를 누적으로 700만 대까지 계획하고 있다. 

비록 수소 충전 인프라가 기존의 가스/디젤유 충전 인프라와 유사하다 할지라도, 4~5배 이상의 설비 비용 부담이 있어, 기존 에너지 기업들이 주류 인프라의 교체와 수소 인프라의 적극적인 참여를 쉽게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앨런 머스크는 수소가 자동차 연료로는 정착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높은 가격의 연료전지 시스템에 더해 수소 생산과 수송 인프라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에 드는 추가적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 충전소 설치 비용이 인프라 확산과 함께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대상으로 한 NREL의 분석에 따르면, 하루 1kg의 수소를 처리하는 기준으로 충전소 설치 비용이 2011년에는 17,000 달러를 넘었지만, 2015년에는 10,000 달러, 2020년에는 4,000 달러까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료전지차, 전기차의 새로운 바람 

전기 충전 인프라의 경우 기존의 전력 네트워크에 충전 설비라는 단말기를 설치하면 될 것 같지만, 이로 인한 복잡한 문제들이 뒤따른다. 충전 시각과 위치를 전체 네트워크 차원에서 관리하지 못하면 해당 전력망의 대규모 정전과 전력 품질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각종 요금제나 결제 시스템의 경우 충분히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전기차 충전 수요의 증가와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동시에 감당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네트워크에 대한 지능화 시스템의 구현이 필수적이다. 전력회사들로서는 전기차용 전력 판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겠지만, 고도의 관리 체계 구축에 따른 부담도 동시에 갖게 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전지라는 발전 시스템을 통해 유사 시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기존 전기 인프라와의 공조 체제도 기대할 수 있다. 토요타는 충전 설비를 제조하는 니치콘과 협력하여 CHAdeMO 방식의 전기차 파워스테이션(EVPS)을 토요타홈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미라이와 같은 수소연료전지차는 이동형 발전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전기 인프라 측면에서 보더라도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 

수소 인프라의 구축 속도가 전기 충전 인프라에 비해 더딜 것이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연료전지차는 기존 플러그인 전기차의 취약점인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과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차 특히 ZEV에 대한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친환경차 내 주도권 경쟁을 통해 기술 개발과 가격 하락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확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까지 겹치면서, 무엇보다 2차전지의 기술과 원가의 혁신을 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플러그인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는 동력원의 공급방식과 충전 인프라는 다르지만, 전기 모터를 통해 바퀴에 동력이 전달되는 점이 동일하기 때문에 파워트레인 등 기술 플랫폼의 상당 부분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 내 주도권 경쟁을 통해 전기차의 기술적 성숙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경쟁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기대 

고유의 인프라나 각국 정부의 지원 및 규제 정책 등에 따라 당분간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과의 경쟁보다는 독립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간 모델 경쟁과 인프라 구축 동향을 고려할 때 2020년~2025년 사이 본격적인 내연기관과의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BMW의 경우 2025년까지 3시리즈를 중심으로 전 차종에 대하여 플러그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보도도 있다. 플러그인 전기차의 경쟁 가열과 함께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개발 및 출시 경쟁도 시작되고 있다. 현대나 VW이 독자적인 모델 개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수소연료전지차와 관련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GM과 혼다는 공동 개발 모델을 2020년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와 닛산(2017년 출시 계획), 그리고 토요타와 BMW (2020년 출시 계획)도 제휴하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플러그인 전기차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와 플러그인 전기차 간에도 주도권 경쟁이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크게 내연기관과 ZEV 차량간의 관계로 볼 때, 수소연료전지차와 플러그인 전기차가 상호보완적인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내연기관 진영과의 경쟁 구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단거리 이동은 순수전기차와 같은 플러그인 유형이 주로 담당하고 도시간 혹은 교외의 장거리 이동 영역은 수소연료전지차가 보완하면서, 공생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또한 순수전기차는 소형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장거리를 소화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중형 혹은 대형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인프라의 구축이 수요가 많은 곳에 집중되는 가운데, 수소 충전소는 서로 떨어진 밀집 지역간 연결이나 주요 간선도로에 주로 들어설 지도 모른다. 현재 테슬라처럼 수퍼차저와 2차전지 교체 모델에 기초하여 전기 충전 인프라를 완성하려는 시도가 있긴 하다. 무엇보다 지역적 특성과 지원 환경 등 주어진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은 필수적일 것이다. 

전기차의 확산은 관련 부품 및 모듈과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산업 가치사슬의 변화를 수반한다. 그러기에 자동차 완성차 업체는 물론, 2차전지를 비롯하여 모터, 연료전지 등의 파워트레인 관련 부품/모듈 업체들이 기술 개발과 협력을 서두르고 있다. 전기차의 확산은 충전 인프라와 직결되므로 이를 관리하는 전력 유틸리티나 에너지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 또한 활발하다. 그리고 일본, 미국, 독일 등 국가별로도 자국 내 전기 및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 확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울산, 광주, 충남 등 지자체별로 수소 인프라 혹은 기술 거점 경쟁이 시작되었고, 전기 충전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다. 산업 육성과 미래 대응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관련 기업들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확보와 지원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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