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이 가져올 변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가 지나고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움직임은 ‘짝짓기’ 현상이다. 혼자서는 힘들고 오래 걸리는 혁신을 다른 기업과 손잡고 보다 빠르게 실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짝짓기 전략의 첫 번째 효과는 제품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오포, ZTE 등은 일본 샤프와 협력해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양면 엣지에 도전하고 있다. 원플러스는 경쟁 기업인 아이유니와의 협력을 불사한 덕분에 단기간에 자체 OS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소재 기업들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던 그래핀, 리퀴드 메탈과 같은 차세대 소재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짝짓기 전략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TCL이 알카텔을 인수해 중남미와 유럽 시장에 안착한 것이다. 이후 레노보가 모토롤라를 인수하고, 티노 모바일이 위코와 협력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짝짓기는 계속되고 있다. 샤오미와 폭스콘은 인도 시장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데 협력함으로써 샤오미가 자체 온라인 유통을 전개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수설이 등장하고 있는 블랙베리와 HTC가 중국 기업에 인수되어 또 다른 해외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 것인지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이다.
IoT와 같은 유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짝짓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샤오미는 문어발식 짝짓기를 통해 제품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확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IoT 시장 선점을 위해 디바이스 제조사와 협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 3인방은 이미 2011년부터 자체 OS를 개발하며 생태계 육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샤오미의 성공이 이들의 중국식 모바일 생태계 육성 시도에 다시금 불을 당기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OS와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제조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스마트폰을 확산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신흥 시장 모바일 생태계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년간 중국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을 뒤바꿔 놓았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중국 모바일 기업의 짝짓기 전략이 가져올 변화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 목 차 >
1.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 끝나고 있다
2.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
3. 짝짓기 전략이 가져올 변화
1.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 끝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대비 10%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어왔지만, 지난 해에는 26%, 올해는 10%로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지난 해 50%를 넘어섰고, 올해는 60%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한자리 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는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가 마감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확산되던 2010년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상위 10개 기업에서 중국 기업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2011년 화웨이와 ZTE가 이름을 올렸고, 2014년에는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중국 기업들로 채워졌다. 2011년 Top 10에 속한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5%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눈부시다. 2010년 2천 8백만대에서 2014년 4억 5백만대로 1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95%에 달한다. 거대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기업을 쏟아낸 시기였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30% 이하로 떨어진 작년부터 새롭게 글로벌 시장에 등장하는 중국 신생기업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상위 20개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 수는 2011년 2개, 2012년 6개, 2013년 9개로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작년에는 10개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메이주(魅族, Meizu) 하나에 불과했다. 올해에는 새로운 중국 기업이 Top 20에 추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해에만 24%에 달하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사라졌다. 중국인터넷소비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기업 수는 2014년 1월 94개에서 12월 71개로 23개가 줄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 기업의 성장과 혁신은 둔화될 것인가? 거대한 내수 시장의 빠른 성장에 기대서 성장해온 기업들에게 내수 시장 성장 둔화는 치명적인 성장 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은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하는’ 시대로의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지난 해 이후, 눈에 띄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짝짓기’ 현상이다. 혼자서는 하기 힘들고 오래 걸리는 혁신을 다른 기업과 손잡고 보다 빠르게 실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1세대 기업들은 해외 브랜드와의 짝짓기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고, 2세대 기업들은 제품 혁신과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손잡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들은 신생 스마트폰 기업과의 짝짓기를 통해 숙원사업인 모바일 생태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한 사람의 지혜가 두 사람의 지혜를 넘어서지 못한다(一人不過二人智)’는 말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듯한 모습이다.
2.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
제품 혁신을 위한 짝짓기
● 베젤리스(Bezelless) 디스플레이
삼성이 갤럭시 S6 엣지(Edge) 모델을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 테두리 없이 가득 찬 화면을 구현하는 ‘베젤리스(Bezelless)’가 유망한 스마트폰 컨셉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베젤리스를 구현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디스플레이의 테두리를 물리적으로 아주 얇게 줄이는 방법이 하나이고, 다른 방법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좌우의 테두리를 뒤쪽으로 꺾어 사용자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내재화하고 있는 LG와 삼성 정도만이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국 기업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실제 물리적인 테두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샤프(Sharp)이다. 샤프는 스마트폰 사업과 LCD 디스플레이 사업을 모두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 해부터 좌우 테두리는 물론, 위쪽 테두리까지 3면에 베젤리스를 적용한 아쿠오스 크리스탈(Aquos Crystal)이라는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샤프의 LCD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각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고, 스마트폰 사업도 일본에서만 선전하고 있을 뿐, 해외에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의미에서 샤프와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는 샤프의 규모의 경제에 대한 니즈와 중국 기업들의 차별화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는 조합이 된다.
지난 2월 이후 중국 기업들은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는데, 다소 생소한 이름의 수버(Subor) S3를 시작으로 LeTV Max, ZTE Nubia Z9 등의 베젤리스 모델들이 발표, 출시되었고, 오포, 화웨이, 쿨패드, 샤오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갤럭시 S6 엣지 모델이 발표되고, 출시된 3~4월에 맞춰 중국 기업들이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발표하고,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샤프와의 짝짓기 전략 덕분이다. 실제로 수버, ZTE가 출시한 베젤리스 스마트폰에 샤프의 베젤리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샤프와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베젤리스를 구현하는 세 번째 방법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디스플레이 테두리를 줄이는 방식은 말 그대로 ‘줄이는’ 것이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엄밀히 이야기한다면 베젤리스는 아닌 셈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발표한 베젤리스 스마트폰들의 테두리는 최소 0.7mm에서 1.6mm 수준으로, 베젤리스에 대한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베젤리스 논쟁을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오포와 ZTE에서 엿보인다. 두 회사는 모두 베젤리스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수한 광학 구조를 추가해서 디스플레이 테두리를 감추는 방식이다. 오포의 특허를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위에 좌우 측면이 곡면 처리된 커버 글래스를 올리고, 커버 글래스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특수한 광학 구조를 삽입해 디스플레이 끝부분의 이미지를 곡면 커버 글래스로 확산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로 베젤은 존재하지만, 커버 글래스로 확산된 이미지 때문에 사용자는 베젤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정면에서는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화면을 볼 수 있지만, 측면으로 시각을 옮기면 숨어있던 검은 베젤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ZTE의 누비아 Z9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적용했는데, ZTE는 이를 aRC(arc Refractive Conduction)라는 이름의 자체 특허로 소개하고 있다.
커버 글래스 좌우 끝부분을 곡면 처리해서 디스플레이 테두리가 실제보다 작아 보이게 하는 시도는 샤프 이후 많은 모델들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오포와 ZTE는 추가적인 광학 구조를 더하는 방식으로 베젤리스 컨셉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엣지 모델에 비해 기술 수준은 낮지만, 중국 기업다운 ‘가성비 높은’ 혁신 아이디어라고 할만하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제 모델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데, ZTE의 aRC 특허가 적용된 누비아 Z9의 디스플레이는 샤프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샤프와 중국 기업의 짝짓기가 부품과 세트의 단순한 공급 관계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은 최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없다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준하는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를 찾아내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방식으로 최신 기술에 준하는 혁신을 구현해내고 있다. 중국 기업의 혁신 전략의 요체가 짝짓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 프로세서와 OS
디스플레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OS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해 말, 샤오미가 중국의 팹리스(Fabless) 기업인 리드코어(Leadcore)에 투자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리드코어는 중국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에서 6위, 중국 기업 중에서는 화웨이의 하이실리콘(HiSilicon), 스프레드트럼(Spreadtrum)에 이은 3위 수준의 업체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5위 수준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자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를 내재화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들은 샤오미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샤오미는 오히려 화웨이의 전통적인 수직통합 모델을 따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샤오미가 리드코어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샤오미의 오랜 파트너인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이 중국 스마트폰 기업 메이주(Meizu)에 투자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미디어텍뿐만이 아니라, 중국 주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도 샤오미의 대안으로 메이주를 선택하고 있어서 향후 메이주의 성장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5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한 메이주는 이미 올해 1분기에만 45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4.3%를 기록하고 있다. 샤오미가 추진하는 짝짓기 전략이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에 대응하는 짝짓기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기업이 등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를 키운 것이 시장이라면, 메이주를 키우는 것은 짝짓기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OS 영역에서도 중국 기업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짝짓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오포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원플러스(OnePlus)는 스마트폰 하드웨어는 오포와 협력하고, OS는 대표적인 변종 안드로이드 OS 중 하나인 사이아노젠(Cyanogen)과 협력하는 사업모델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난 해 말 사이아노젠이 인도 시장에서 마이크로맥스(MicroMax)와 배타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원플러스는 기존 사업모델이 흔들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이때 원플러스의 선택은 경쟁 기업인 아이유니(IUNI)와 협력하는 것이었다. 아이유니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인 지오니(Gionee)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 만든 기업으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인력 300여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플러스는 아이유니와의 협력을 통해 불과 4개월만에 새로운 ‘옥시즌(Oxygen) OS’를 개발하여 출시할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해야 하는 OS의 속성을 고려할 때 옥시즌 OS는 단발성 협력 아니라, 두 기업의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짝짓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차세대 소재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OS와 같이 당장 중요한 분야에서만 짝짓기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제품에 적용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하는 차세대 소재도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을 통해 하나 둘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그래핀(Graphene)은 단층의 탄소 원자로 구성된 소재로, 전기/열 전도성, 강도, 투과도 등이 뛰어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은 대면적 양산이 어려워 제품에 적용되는 사례는 적은데, 지난 3월, 중국의 그래핀 기업 모씨(Moxi)와 스마트폰 기업 갈라패드(Galapad)가 손잡고 최초의 그래핀 스마트폰 ‘세틀러 알파(SETTLER α)’를 출시했다. 그래핀을 터치 스크린, 배터리, 케이스에 적용해 고감도, 고투과도 터치 스크린을 구현하는 한편, 배터리 용량을 10%, 수명을 50% 증가시키고, 방열과 충격에 강한 케이스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퀴드 메탈(Liquid Metal)로 알려진 비정질 합금도 강도, 경도, 탄성이 우수한 소재로 알려져 있는데, 특허 이슈와 고가 재료를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 이슈 등으로 소비자 제품에 적용된 사례는 미미하다. 지난 4월, 미국의 튜링 로보틱스(Turing Robotics Industry)라는 신생 기업이 비정질 합금 케이스를 적용한 ‘튜링폰(Turing Phone)’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정질 합금을 제조/가공하는 중국 금속 소재 기업 이온텍(EONTEC)과, 중국 스마트폰 기업 큐에스 알파(QS α)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마그네슘 가공 업체 중 3위 수준인 이온텍은 비정질 합금의 원천 특허 개발자 중 한 명인 아타칸 페커(Atakan Peker) 교수와 협력해 ‘Liquid Morphium’이라는 자체 특허를 확보하는 등 비정질 합금의 제조/가공을 담당하고, 큐에스 알파는 보안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력한 사례이다.
아직 이들 스마트폰의 판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단순히 중국 중소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재 기업과 세트 기업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새로운 기술과 컨셉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직 멀었다’라고 생각했던 기술이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을 통해 눈 앞의 혁신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짝짓기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은 TCL이 알카텔을 인수해 중남미,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일 것이다. 최근에는 이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레노보가 모토롤라를 인수해 미주 시장과 인도 시장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ODM 기업인 티노(Tinno) 모바일이 위코(Wiko)를 설립해 유럽 시장에 안착한 것도 짝짓기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사례이다.
● 샤오미의 잃어버린 퍼즐
최근에도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와 폭스콘이 손잡고 인도 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폭스콘 인도 법인의 조쉬 푸글러(Josh Foulger) 부사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폭스콘은 샤오미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2~3년 동안 약 4조원을 투자해 인도에 생산 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물론,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도 큰 부분이겠지만, 샤오미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로 고려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폭스콘이 샤오미와 합작하는 형태로 인도 생산 기지를 설립한다면, 샤오미는 비용 절감, 공급 사슬 단축 등은 물론이고, 유통 측면에서도 숨통을 트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인도에서 외국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진출이 금지되어 있는데, 최근 인도에 제조 기반을 보유한 기업에게는 인터넷을 통한 직접 판매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는 온라인을 통해 사용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마케팅-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는 정부 규제로 인해 판매라는 중요한 부분을 현지 업체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서의 성공 사업모델이 인도 시장에서 재현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의 유통 전략은 ‘갈 지(之)자’를 그리고 있다. 인도 시장 초기에는 전자상거래 기업인 플립카르트(Flipkart)와 배타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인 더모바일스토어(The Mobile Store)로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의 장점을 활용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샤오미의 성공 전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도 내 제조 기반 확보는 샤오미의 온라인 직접 유통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잃어버린 퍼즐을 찾는 효과와도 같다. 그러나 자체 생산 경험이 없는 샤오미로서는 스스로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폭스콘과 같은 경험과 규모를 갖춘 파트너와의 짝짓기가 최적의 대안이 되는 것이다. 인도에서 이런 짝짓기 전략이 성공한다면, 이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새로운 인수합병 가능성
중국 기업들에게 내수 시장은 약이자 독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은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부담을 접어놓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약(藥)이다. 하지만,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내수 시장에 집중한 기업들은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들에게 밀려 추락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쿨패드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기 점유율 10%을 상회하던 쿨패드는 주력 시장인 이동통신사 시장이 축소되고, 비보, 오포 등 새로운 경쟁사가 진입하면서 현재 6%대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쿨패드와 같은 기업에게 해외 시장 진출은 절체절명의 과제이고,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검증된 방법은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될 것이다. 게다가 시장에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현재 경쟁력을 잃어가는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이런 의미에서 해외 시장 기반을 갖지 못한 쿨패드, 해외 특정 지역에 한정된 기반을 가진 TCL, 레노보 등이 외국 브랜드 인수에 대한 니즈가 상대적으로 큰 중국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블랙베리 인수전에 3개 중국 업체들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한, 대만의 아수스(Asus)는 HTC 인수를 검토하고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블랙베리, HTC 등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어느 업체에 인수될 것인지, 이로 인해 경쟁구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짝짓기
● 샤오미, 규모가 아니라 범위로 간다
최근 샤오미의 짝짓기는 실로 광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이어폰, 외장 배터리, 케이스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스마트 신발에서부터 LED 조명, 혈압계,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에 이르고 있다. 샤오미의 레이쥔 CEO는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100 Company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1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삼성과 같은 종합 가전회사가 되겠다고도 말한다. 샤오미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2014년말까지 25개 회사에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금액의 1/3은 스마트 TV 콘텐츠, 다른 1/3은 클라우드 서비스, 나머지는 각종 IoT 관련 제조사에 투자되었다.
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샤오미의 움직임은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아무리 IoT를 준비하는 관점이라지만,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빠른 성장이 전략적 초점을 흐리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샤오미 입장에서만 본다면 제품 종류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다. 그리고 짝짓기 전략을 통해 내부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늘리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다른 스마트폰 기업과는 달리, 샤오미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용하지 않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익률이 제로에 가깝게 설정되므로 아무리 많이 판매해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구조인 것이다.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일반적인 기업들은 매출 수량이 증가하면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기 마련이다. 2013년~2014년 글로벌 핸드폰 시장 상위 15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일반적으로 매출 수량이 10% 성장하면 영업이익률은 약 2%p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샤오미의 경우에는 2013년 1,870만대였던 매출 수량이 2014년 6,110만대로 2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4~5% 수준으로 큰 변동이 없다.
샤오미의 이런 특성을 고려한다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스마트폰의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샤오미가 보유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용도를 확장하는 일이다. 스마트폰만 파는 플랫폼이 아니라, 스마트폰은 물론 TV, 액세서리, IoT 기기 등을 파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성장은 규모의 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용자 확대를 위한 것일 뿐, 수익성 개선의 요체는 범위의 경제를 확장하는 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샤오미의 문어발식 짝짓기 전략은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무리한 내부 투자를 피하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샤오미가 플랫폼 관점에서 짝짓기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샤오미의 외연 확장에 대응한 경쟁 전략으로 짝짓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샤오미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메이주이다. 메이주는 중국 스마트 워치 업체인 인와치(Inwatch)와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얼과는 스마트 가전 관련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러나 이는 샤오미가 IoT, 스마트홈으로 확장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의 짝짓기 정도로 보인다.
최근 레노보는 샤오미를 벤치마킹해 인터넷 사업에 초점을 맞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신설했다. ‘션치공창(神奇工场, Shen Qi Gong Chang)’이라는 이름의 조직은 인터넷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폰을 기획, 판매하는 것과 동시에 IoT 관점의 새로운 디바이스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업과 IoT 짝짓기 전략을 동시에 벤치마킹하는 셈인데,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업만 따라 하는 것도 버거워하는 다른 기업들을 보건대 쉽지 않은 시도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샤오미의 행태만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주나 레노보가 그 예다. 샤오미 전략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본질이 자신의 방향과 일치한다면 적극적인 벤치마킹이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방향과 다르다면 보다 창의적인 전략 구상이 필요할 것이다. 상대 전략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큰 실수이지만, 본질을 보고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더욱 큰 실수가 될 수 있다.
● 제조사를 끌어 모으는 BAT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인 BAT(Baidu, Alibaba, Tencent)도 IoT 및 스마트홈 분야 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과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짝짓기 전략을 통해 디바이스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과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사용자 접점에 있는 디바이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에게 있어서 디바이스는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마지막 한 걸음(Last one mile)’인 셈이다.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 3인방 모두가 제조사에 대한 적극적인 짝짓기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마지막 한 걸음이 IoT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마치 묵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듯하다.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는 2014년부터 ‘바이두 인사이드(Baidu Insid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사와 협력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가 가진 핵심 자산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기존 제조사들의 IoT 및 스마트 기기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바이두가 핵심 자산과 기술로 언급하는 것은 보안, 클라우드, 음성인식, 지도, 위치기반 서비스(LBS) 등이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기획과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
현재까지 확보한 파트너들은 하이얼, 화웨이, ZTE, 롄샹(聯想, Legend), 캐논, 아수스, 가민(Garmin), 폭스콘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Wi-Fi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공기 질 측정기, 클라우드 프린터 등을 선보였는데,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음식의 상태를 알려주는 스마트 젓가락일 정도로 아직은 의미 있는 혁신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4월 ‘스마트 리빙(Smart Livin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역시 IoT를 선점한다는 목표로 TV, 가전, 자동차 업체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알리바바가 강력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는 아직 구체적인 IoT 혹은 제조사 파트너십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텐센트의 IoT 전략, 제조사 짝짓기 전략은 징동(京东, JD.com)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텐센트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라이벌인 징동의 지분 15%를 확보하고, 기존 텐센트가 가진 물류, 전자상거래 등을 징동에 통합하고, 텐센트의 WeChat, QQ 등의 메신저 서비스와 징동의 전자상거래 협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징동은 텐센트의 전자상거래 부문인 셈이다.
징동의 제조사 짝짓기 전략은 이미 2013년부터 시작되었는데, ‘JDPhone’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는 징동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사의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바이두 인사이드, 알리바바의 스마트 리빙 전략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ZTE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 설립한 누비아 브랜드가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있어서도 JDPhone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징동은 ‘JD Smart’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JDPhone 프로그램은 ‘JD+’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편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기존 제조사와의 협력 프로그램에 IoT 신생 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을 추가한 것이다.
이처럼 IoT, 스마트홈, 스마트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각축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경쟁의 핵심에는 짝짓기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IoT의 속성 상 매우 다양한 제품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 모든 제품을 한 두 개 제조사가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IoT 핵심 제품이 정의되고, 구체적인 시장이 존재한다면 그 시장을 중심으로 사실상의 표준이 만들어지고, 제품 확장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겠지만, 아직까지 대표적인 IoT 제품과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업체간 짝짓기 경쟁, 범위의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초기에 활용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OS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처럼, 보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파트너와 제품군을 보유한 진영이 IoT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식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짝짓기
● 중국식 모바일 생태계 구축 시도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자체 OS를 출시한 것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 직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정부가 구글과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차단해준 상황에서 자체 서비스 육성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모바일 생태계까지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알리바바는 2011년 7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현에 초점을 맞춘 ‘윤(云, Aliyun) OS’를 출시했다. 초기 스마트폰 파트너는 K-Touch 등이고, 현재까지도 중소 업체들이 소수의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OS의 실패에는 구글의 영향력도 한 몫을 했는데, 2012년 대만의 에이서(Acer)가 윤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려 했을 때, 구글의 저지로 출시를 포기한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2011년 9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검색, 메신저 등 구글의 서비스를 바이두의 서비스로 대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易, Yi) OS’를 출시했다. 그러나 첫 번째 파트너인 델(Dell)이 한 개 모델을 출시하는 데 그쳤고, 창홍, TCL, 레노보가 출시한 모델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텐센트도 2012년 티타(Tita)라는 OS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혹평을 받고 1년여만에 사라졌다.
이처럼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의 OS가 잊혀져 가면서 중국식 모바일 생태계의 가능성도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다시금 불을 당긴 것은 다름 아닌 샤오미였다. 변종 안드로이드인 ‘미유아이(MIUI)’에 인터넷 서비스, 스마트폰을 결합한 사업모델로 성공한 샤오미는 BAT를 새롭게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OS를 접었던 텐센트조차 지난 4월 새로운 OS인 ‘TOS+’를 발표했고,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전과 다른 적극적인 짝짓기 전략을 통해 주요 스마트폰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앞서 IoT 전략에서도 살펴보았지만, BAT들은 ‘마지막 한 걸음(Last one mile)’으로서의 디바이스의 가치를 이제야 비로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AT가 스마트폰 업체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강력한 ‘수직 통합’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구글의 넥서스 모델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출시되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준(Reference) 모델’이 되었던 것처럼, BAT의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의미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역량 있는 제조사와 일부 지분 투자 수준의 짝짓기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테면 수직 통합보다는 강도가 약한 ‘수직적 연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BAT가 자체 OS와 제조사 파트너십에 그친다면 중국식 모바일 생태계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이른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나 iOS와의 경쟁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BAT가 전자상거래, 가상 이동통신 사업(MVNO) 등을 추가로 결합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에 OS를 탑재해 출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자체 플랫폼을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 알리바바의 모바일 생태계 연합
알리바바의 경우에는 윤OS에 메이주와의 파트너십 그리고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와 MVNO(Ali Telecom)을 더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메이주는 대표 모델인 MX4에 윤OS를 탑재하여 출시했고, 올해 2월에는 알리바바가 메이주에 5억 9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메이주는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는 이동통신사인 차이나 텔레콤과 협력해 농촌 지역에 모바일 전자상거래를 확산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쇼핑 어플리케이션이 탑재된 스마트폰 혹은 윤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구매할 경우, 2G 인터넷 500MB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가 모바일 생태계 구축 관점에서 갖는 장점은 강력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동통신사 협력 등과 같은 판매 프로그램까지 더함으로써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확산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메이주의 성장이 보여주는 것처럼, 알리바바의 생태계 육성 전략은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보인다.
● 바이두의 모바일 생태계 연합
지난 2월 바이두가 레노보의 새로운 브랜드 ‘ZUK’에 1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ZUK는 레노보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 설립한 션치공창(神奇工场, Shen Qi Gong Chang)이라는 회사의 브랜드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10월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ZUK의 첫 스마트폰에 바이두의 이(易)OS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3월 바이두는 이(易)OS의 추가 업데이트를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고, 4월에는 스마트 워치용 OS인 ‘DuWear’를 발표했다.
이런 정황은 바이두의 생태계 전략에 대해 서로 다른 몇 가지 해석을 가능케 한다. 먼저, 바이두가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로 자체 생태계 육성의 초점을 옮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두의 파트너인 레노보가 안드로이드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2위를 점유하고 있는 모토롤라를 인수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이(易)OS의 중단이 아니라, 이(易)OS의 ‘업데이트’ 중단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바이두의 스마트폰 OS가 레노보와의 협력을 통해 새롭게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레노보가 설립한 神奇工场(Shen Qi Gong Chang)의 목표 중 하나가 사용자 경험과 직결된 자체 OS를 개발하는 데 있고, 400명의 인력 중 350명이 소프트웨어 인력이라는 점은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처럼 바이두의 생태계 전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리바바나 텐센트 연합에 비해 추진력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 텐센트의 모바일 생태계 연합
2013년 자체 OS 티타(Tita)를 접었던 텐센트가 지난 4월 ‘TOS+’(Tencent OS)를 새롭게 출시했다. 아직 제조사 파트너에 대한 발표는 없지만, 텐센트와 징동의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TOS+ 파트너십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텐센트 생태계의 또 다른 가능성은 샤오미와의 짝짓기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2013년 7월, 텐센트가 러시아 벤처투자 업체를 통해 샤오미에 약 20억 달러를 우회 투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텐센트의 메신저를 활용해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협력을 발표를 함으로써 우회 투자설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그러나 그 이후 텐센트와 샤오미는 다양한 시너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협력 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텐센트의 우회 투자가 단순한 소문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글로벌 규모로 성장한 두 회사가 짝짓기를 구체화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넘어설 수도 있다.
모바일 생태계에 도전하는 중국 기업은 BAT뿐만이 아니다. ‘치후(Qihoo)360’은 보안 소프트웨어, 웹 브라우저,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중국 내 1위 업체이다. 바이두와 같은 검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4월, 치후360은 4억 달러를 투자해 쿨패드와 ‘치쿠(奇酷, QiKu)’라는 이름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 치후360의 서비스와 쿨패드의 스마트폰을 결합하고, 자체 OS까지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쿨패드가 짝짓기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쿨패드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후360의 서비스가 더욱 확산될 수 있을 지, 그리고 모바일 생태계 수준까지 근접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해야 되겠다.
3. 짝짓기 전략이 가져올 변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모바일 기업들이 가져오는 위협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 속도 경쟁
중국 기업들의 짝짓기 전략은 우선, 새로운 기술적 차별화가 지속될 수 있는 기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로 구현한 양면 엣지의 차별화는 오포, ZTE가 샤프와 협력해 만들어낸 베젤리스 디스플레이의 도전을 받고 있다. 고난도의 플렉서블 기술이 아닌, 단순한 광학 구조를 더하는 방식으로 유사한 컨셉을 만들어내는 ‘가성비 높은’ 혁신 아이디어가 짝짓기 전략을 통해 실현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생각만 하던,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짝짓기 기업들을 통해 빠르게 현실로 구현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로 리퀴드 메탈 아이디어를 보류해두었지만, 중국의 이온텍은 은퇴한 개발자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합금 조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신생 스마트폰 기업과 협력해 시제품까지 만들어냈다.
● 새로운 경쟁 방식: Ready-Fire-Aim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계획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을 때(Ready & Aim), 중국 기업들은 바로 실행하는 방식으로(Ready & Fire)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보인다.
IoT라고 하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플랫폼을 먼저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다양한 제품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플랫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해 관계가 다른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추후에 연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먼저 제품을 만들고 추후에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선택한 듯하다. 이들이 고민하는 플랫폼은 제품 연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짝짓기 플랫폼’이다. 샤오미의 100 Company 전략, 알리바바의 스마트 리빙, 바이두의 바이두 인사이드, 징동의 JD Smart 등은 모두 기기간 연결을 위한 플랫폼을 고민하기보다는 파트너 기업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술적, 사업적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IoT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용자 기반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용자들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제품’에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플랫폼’에 매력을 느끼는 사용자는 찾기가 쉽지 않다.
● 생태계 경쟁 2.0: 신흥 시장
중국 모바일 기업들에게 샤오미의 성장은 위협이자 충격이었다. 최근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전략을 보면 ‘샤오미 따라 하기’ 일색이다. 샤오미처럼 온라인 전문 브랜드와 독립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샤오미처럼 자체 OS를 개발하고, 샤오미처럼 온라인으로 마케팅하고, 판매할 뿐 아니라, 샤오미처럼 다양한 기업들과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유행처럼 샤오미를 따라 하다 보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는 기업들도 보이고, 생각보다 빨리 성과를 내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처럼 샤오미의 모델로 샤오미가 지향하는 것 이상을 추구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샤오미는 사용자 기반 확보를 위한 MIUI 플랫폼, 수익화를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글로부터 독립된 자체 OS나 생태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로 해외 시장에 판매되는 샤오미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서비스가 탑재되고 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구글의 서비스를 자신의 서비스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이처럼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들은 샤오미 따라 하기로 시작했지만, 샤오미를 넘어서는 ‘생태계’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과 러시아에서 진행되는 세일피쉬 OS 육성 정책, 인도 시장에서의 사이아노젠과 마이크로맥스의 연합 등은 신흥 시장 기반 새로운 OS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신흥 시장을 향후 스마트폰의 성장 시장, 저가 시장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은 부족함이 있다. 신흥 국가의 스마트폰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신흥 시장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생태계 경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접 새로운 신흥 시장 모바일 생태계를 주도할 것인지, 새롭게 등장하는 생태계에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 기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저가 시장 확산을 주도할 것인지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시점이다.
● 유연성 경쟁
짝짓기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종 기업 혹은 경쟁 기업과도 과감하게 협력하는 사례가 한 둘이 아니다. 샤오미는 신발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고, 원플러스는 경쟁 기업인 아이유니와 함께 자체 OS를 개발했다.
또한, 경영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전략으로 성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자원의 중복은 낭비를 유발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경영의 상식과는 반대로, 부부까오(BBK)는 비보, 오포, 원플러스 등 동일한 시장에서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회사들을 만들어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상식 밖의’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전략적 한계를 규정하는 유리 벽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 또한, 전략에 대한 고정 관념도 새로운 시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전략적 유연성’이 중요한 경쟁 역량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품과 사업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유연한 시각’도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내가 파는 제품을 모두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제품 중심의 생각은 이미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만드는 기업들 중에서 아웃소싱 없이 자체 생산을 고집하는 기업은 찾기 힘들다. 특히, 다양한 업체가 만든 여러 가지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IoT 시장에서 이런 생각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모두 내 안에, 혹은 협력 기업에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게 필요한 것을 이종 기업 혹은 경쟁 기업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필요한 것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내어주고 내가 필요한 것을 받을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역량이다. 제품에서 사업으로 관점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샤오미가 보여준 것처럼, 가격 경쟁력이 제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기업들이 제품에만 초점을 맞춰 재료비와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할 때, 샤오미는 온라인 직접 판매로 유통마진을 절감했고, 액세서리를 판매하며 스마트폰에서 마진을 떼어버렸다. 이제 BAT는 그 모델을 서비스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수익을 내지 않더라도 사용자를 확보해서 그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이다. 제품만 바라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는 셈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모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 ‘유연한 벤치마킹’, ‘혁신 기업을 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 샤오미의 전략을 따라 해 가성비 높은 제품을 확보한 화웨이가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샤오미의 사업모델을 복제한 덕분에 알리바바도 생태계 육성을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었다.
문제는 따라 할 수 없는 구조에서 무리해서 따라 하는 것이고, 따라 할 수 있는 것만 따라 하는 것이다. 레노보와 쿨패드는 기존 사업구조 안에서 샤오미와 같은 온라인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오프라인 그것도 이동통신사 중심의 사업구조여서 신설 온라인 조직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두 회사는 올해 들어서야 독립적인 온라인 조직을 구축하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있다. 제대로 따라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실행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모바일 산업에서는 시장과 경쟁을 보는 ‘틀’이 매우 중요하다. ‘짝짓기 경쟁’이라는 틀을 통해 변화하는 중국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준비해야 할 바를 비교적 명확히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 기업의 변화와 성장이 바다 건너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이미 화웨이와 ZTE,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이 충분히 보여주었다. 이제는 중국 시장과 기업들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과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할 때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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