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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저유가에도 계속되는 탈 석유, PV-EV 시대가 오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부진하고 석유수요도 정체되고 있다. 유가 하락-세계경기 상승-석유수요 증가의 메커니즘이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세계경제의 석유의존도가 이미 상당히 낮아져 유가 하락의 영향이 과거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석유의존도가 낮아져 석유가 제1 에너지원에서 점점 밀려나는 ‘탈 석유화’ 현상은 △ 환경규제의 강화 △ 그린 이노베이션의 가속화 등에 의해 힘을 받고 있다. 자동차 연비 상승 등 석유 절약과 전기차 보급 등 석유 대체 노력으로 선진국은 이미 석유수요의 피크를 지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당분간 석유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개도국도 점차 석유의존도를 줄여나갈 전망이다. 또한 기상 이변과 각종 재해, 재난방지를 위한 환경규제의 강화는 더 힘을 받고 있다. 에너지 소비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는 수송 분야에서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기술 혁신 효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공급 확대와 에너지 수요의 둔화, 바이오에너지,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원의 다변화로 에너지원 간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발전 코스트가 급격히 낮아져 그리드 패리티 달성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태양광은 에너지 생산 코스트, 친환경성 측면에서 시간이 갈수록 우월한 에너지 대안으로 자리 매김 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태양광(PV)-전기차(EV) 사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 석유와 새로운 에너지의 부상은 발전 및 수송 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부문의 구조와 판도를 바꿀 혁신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다. IT 부분 등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와 함께 그린 산업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산업에서의 변화에 앞서가야 차세대 산업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목 차 > 

1. 유가 급락 이후
2. 멈추지 않는 탈 석유 트렌드
3. 석유 대체 경쟁과 저탄소 에너지의 부상
4. 맺음말
 
  

1. 유가 급락 이후 
  

석유수요의 회복 부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 전후로 급락한 데도 불구하고 석유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의 배경이 된 미국 셰일오일 생산은 저유가의 여파로 금년 4월, 6월에 소폭의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석유수요는 크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쉽게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15.7)에 따르면 2015년의 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1.5%에 그칠 전망이며, 2016년에는 1.2%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석유수요 증가율은 2015년에는 0.4%에 그치고 2016년에는 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부진하다. IMF와 세계은행은 이번 유가 하락으로 0.5%p 내외의 성장 부양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에도 세계경제 전망치는 오히려 하향 수정되고 있다. IMF의 2015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014년 4월 시점에는 3.9%였으나 2014년 10월에는 3.8%, 2015년 4월에는 3.5%, 2015년 7월에는 3.3%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향 수정되어 왔다. <그림 1>과 같이 이번 유가 급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 심했던 2008년과 비교해도 세계경제나 세계 석유수요의 회복세가 부진하다. 

세계경제의 석유의존도 하락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크게 부양되지 않고 석유수요의 회복도 부진하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의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각종 석유 절약 노력이 강화되어 왔다.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2015년에 120g/㎞(일본 연비 기준 약 24.1㎞/l), 2020년에 95g/㎞(30.5㎞/l)로 설정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디젤엔진 기술이 발전하고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미 2013년에 2015년 목표 수준을 능가하였다. 일본에서는 리터당 20~30㎞ 넘게 주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휘발유 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석유 다소비형 국가인 미국에서도 시판되는 승용차의 평균연비가 1990년의 20마일/갤런에서 2013년에는 36마일/갤런으로 80%나 개선되었다. 선진국 전체의 1인당 석유소비량이 2000년의 연간 15배럴에서 2014년에는 13배럴로 15%나 감소했다. 

2000년대 들어 유가 급등세와 금융위기 이후 3년가량 계속된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가 이러한 석유 절약 노력을 한층 강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개도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와 자동차 보급률의 상승으로 인해 석유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석유 절약 기술이 개도국에도 보급되면서 석유수요 증가세를 억제하고 있다. 

석유 절약과 함께 석유를 대체하는 그린 산업이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고 있어 석유수요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의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3,100억 달러(Bloomberg)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년의 경우도 전년대비 5%이상 증가한 3,300억달러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2014년 47GW에서 2015년에 50GW를 능가할 전망이며, 저유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원가가 높아 소형으로 주로 사용되는 석유 발전(석유 수요의 6%)이 재생에너지에 의해 빠르게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그린카의 경우 유가하락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가 둔화되었지만 전기차는 Tesla의 2015년 1분기 모델 S의 매출액이 전년비로 51.5% 증가하는 등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2. 멈추지 않는 탈 석유 트렌드 
  

제1의 에너지원에서 점점 밀려나는 석유 

최근과 같이 세계경제의 석유의존도가 낮아지며 석유가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탈 석유화’ 현상은 여러 측면에서 엿볼 수 있다. 석유산업의 경우, 석유재벌인 록펠러 가문이 2014년 9월에 이미 석유부문 투자금의 단계적 회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석유 부국인 중동지역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또한 석유산업의 황금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의 탈 석유화 트렌드는 미국 셰일층 개발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석유자원의 고갈 우려가 고조되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공급 제약으로 인해 석유 시대가 의도치 않게 마감될 것을 우려했던 반면, 최근의 경우 셰일혁명으로 석유공급이 풍부한 데도 불구하고 탈 석유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야마니 前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장관이 “돌이 없어서 석기 시대가 종료된 것이 아니듯, 석유 시대도 석유가 고갈되기 이전에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듯이, 석유 자원이 상당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석유 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이 탈 석유를 유도하는 여러  요인들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소비 억제형 성장 패턴의 확산 

이미 가시화된 탈 석유 추세가 계속될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탈 석유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여러 요인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석유소비 억제형 성장 패턴이 신흥국 등에도 파급될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개도국의 석유소비량은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의 가속화, 자동차 보유대수의 확대와 함께 증가율이 높아져 왔지만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그림 5> 참조). 그동안 석유소비 증가를 주도해 왔던 중국 수요 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는 10%를 넘는 고도성장이 마감되고 성장세가 6~7%대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성장패턴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예전처럼 원자재 수요가 급증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와 대형 중화학 공업기지를 잇따라 건설하면서 고성장을 구가했던 중국경제는 주요 산업에서의 공급과잉과 인구고령화에 따른 성장 활력 저하에 고전하기 시작했다. 제조업 및 투자 주도형 성장에서 서비스업 및 소비 중심 성장으로 전환되는 경제구조의 변화도 석유소비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1천 달러의 GDP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원유는 2000년의 1.5배럴에서 2014년에는 0.4배럴로 급격히 하락해, 중국에서도 탈 석유 노력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소비 주도형 경제 속에서 자동차 보급대수가 늘어나면 휘발유 소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2009년에 이미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되었고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사실, 중국의 2013년 1인당 석유 소비량은 2.8배럴로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석유수요의 확대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이 일본을 능가하고 스마트폰 보급률도 선진국 수준인 중국에서 1인당 석유 소비만 계속 억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중국의 1인당 석유 소비량이 1인당 GDP가 중국보다 작은 태국 수준(6.3배럴)으로 확대되어도 중국의 전체 석유 소비량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생산의 2배 수준에 달하게 된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이 이 정도만 늘어나도 제4차 석유파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만약 중국의 1인당 석유 소비량이 한국 수준(16.9배럴)이 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의 5.7배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세계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으로서는 자동차 보급 속도의 조절이나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관련 인프라의 정비를 통해 탈 석유화를 원천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을 대신하여 석유 등 각종 자원 소비를 급증시킬 만한 거대 신흥국도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중국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인도의 경우, 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지만 7% 내외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중국처럼 중화학공업 분야에서의 과잉투자도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적인 성장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인도의 2012~2020년 기준 연평균 석유수요 증가율이 세계 평균의 1% 수준보다는 높지만 2~3%(IEA 3.9%, EIA 2.1%)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구환경의 악화에 따른 탈 석유 정책의 강화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도 탈 석유 트렌드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자동차 연비규제, 친환경 자동차 지원 정책 등이 석유수요를 직접적으로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과거 석탄에서 석유로 주력 에너지원이 전환될 당시에 기존 산업인프라에서는 석탄 대비 석유 사용이 불리한 면이 많았으나 석유 시대로의 전환이 빨라진 데에는 각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석유가 군사용 연료로서의 우수성(체적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전함 등 무기 성능 향상에 유리)이 컸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미래를 생각할 때도 정책적 의지와 함께 이러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중요할 것이다. 

오늘날의 에너지 정책 특히 탈 석유 정책의 초점은 지구환경 악화로 인한 위기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홍수, 이상 고온 및 한파, 대기오염 등이 심각해지고 있어 친환경 정책에 대한 지지가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UN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작년에 공표한 최신 제5차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기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확실하며 그 정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대륙과 해양에 걸쳐 관측되고 있다’고 한다. 

IPCC는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금세기 말에는 인간의 건강이나 생태계에 심각하고 광범위하면서 회복 불가능한 영향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미만으로 억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의 총 배출량을 2.9조 톤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시산하였다. 그리고 전세계의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이 이미 1.9조 톤에 달했기 때문에 현재의 연간 350억 톤(2011년 기준) 수준을 유지할 경우 30년 이내에 탄소배출 상한선을 초과하게 된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단계적으로 100% 감축해야만 지구환경의 악화와 재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세계 각국은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나 질병·전염병의 확대, 각종 생물의 멸종, 국지적 혹은 광역적 식량부족 사태, 이로 인한 각종 분쟁의 격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여 환경정책이 계속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광대한 국토를 가진 국가의 경우 늘어나는 각종 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재정자금 지출의 블랙홀이 될 우려도 있다. 동경, 상해, 뉴욕, 마이애미,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몰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G7은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화석연료의 재생 에너지 대체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신경제의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 것도 이와같은 위기감의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 12월 개최 예정인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2020년부터 모든 국가가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지게 되는 ‘신기후체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196개 당사국들은 오는 10월까지 2020년 이후의 탄소 감축 공약을 제출하게 된다. 이번에 각국이 제출할 이산화탄소 감축 계획은 정기적으로 점검될 예정이며, 지구환경 악화로 인해 감축 목표치가 지속적으로 수정,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열악한 도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중국이 대기오염 규제에 힘쓰기 시작하는 등 각국 차원의 자체적인 환경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의 연비규제에 대해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의 신흥국에서도 계속적인 강화 정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EU 등의 높은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휘발유 자동차의 연비개선이나 휘발유와 전기모터를 겸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는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전기차(EV) 등 차세대 그린카의 필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글로벌한 환경 규제와 각국 차원의 환경규제의 강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탈 석유 트렌드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린 이노베이션 가속화 

물론, 정부에 의한 규제와 정책만으로 탈 석유 트렌드가 지속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민간 부문에서 석유 대체 산업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만 탈 석유화가 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석유를 대체하는 그린 산업이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린 기술의 혁신 측면에서 보면 그동안의 투자 확대로 재생에너지나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서 이노베이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육상 풍력 발전의 경우 이미 보조금 없이도 경제성을 갖는 수준으로 발전 원가가 하락했으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에도 발전단가가 가정용 전력 요금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달성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일조량과 기존 전력 요금 수준의 차이로 인해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 지역과 미달성 지역으로 나누어지지만 2014년 기준으로 보면 독일 등의 유럽 각국, 호주, 브라질,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등과 함께 일본도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2020년에는 멕시코, 영국, 동구권, 캐나다, 미국 전역 등이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그림 8> 참조), 2025년까지는 한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1차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태양전지의 주요 재료인 결정형 실리콘을 얇게 가공하는 등의 원가 개선 활동과 함께 새로운 고효율 재료를 개발하는 혁신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태양광 발전이 가장 저렴한 전력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의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단가를 2014년의 20.6엔/kWh에서 2020년에는 14엔/kWh으로 낮추어 업무용 전력가격 수준을 달성하고 2030년에는 7엔/kWh까지 낮춰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을 능가하는 코스트 경쟁력을 갖게 된다. 물론, 민간기업의 경쟁적인 기술혁신 노력으로 재생에너지의 코스트 경쟁력이 보다 빠르게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그린카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휘발유차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측면이 있으나 각국 정부의 연비규제와 배터리 기술 혁신의 효과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표 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국제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기차(EV)의 연료비 부담은 일본 기준으로 휘발유차의 1/9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배터리 코스트의 절감, 1회 충전당 주행거리 확대 등의 기술이 진전될 경우 휘발유차를 급속히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전망을 보면(<그림 9> 참조) 2020년경에 배터리의 코스트는 크게 하락하는 반면 에너지 밀도로 본 배터리 성능은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의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자가용 승용차나 소형 상용차 등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면 휘발유 수요가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3. 석유 대체 경쟁과 저탄소 에너지의 부상 
  

심화되는 에너지간의 경합 

탈 석유화와 함께 에너지간 경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석탄에서 석유로 에너지가 전환된 시대와 달리 당분간 여러 에너지가 경합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간 코스트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코스트 절감을 위한 에너지 기술개발 경쟁이 각 에너지 자체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화석 연료의 경우에는 셰일오일의 개발 및 생산 코스트를 절감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모색되고 있다. 그린 산업에서도 축전지(ESS)와 태양광 패널 등에서의 기술혁신과 원가혁신,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의 고도화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환경 보전에 대한 각국 정부 및 국제기관, 시민사회의 요구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코스트와 함께 환경 보전 측면에서의 가치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다. 화석연료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천연가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유리한 반면 석탄은 불리한 입장에 있어 석탄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석탄 청정화 기술의 개발도 모색되고 있다. 

에너지 자체의 직접적인 개발 및 생산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 등 주변 사업을 포함한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경제부양 및 고용 효과가 높은 에너지가 선호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석탄발전 억제, 가스발전 유도정책이 야당 공화당 일부 의원을 포함해서 정치권의 지지를 어느정도 받고 있는 것도 석탄에 비해 천연가스 분야의 고용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각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해외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외화 유출을 억제하고 태양광 및 풍력 발전 관련 신산업을 육성하면서 고용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과 전기차 중심의 저탄소 에너지 사회 부상 

이와 같이 탈 석유 시대의 에너지간 경쟁에 있어서는 △ 코스트 △ 친환경성 △ 경제 및 고용 확대 효과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에너지가 각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력 분야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이 정체되고 상대적으로 가스발전, 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수송용 에너지 분야에서는 석유의 비중이 90%를 넘는다. 선진국에서는 현재 휘발유 고연비 차량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 추세는 점차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차량(EV, PHEV, HEV)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의 신흥국에서도 차세대 자동차의 조기 보급 정책이 배터리 기술의 개선과 함께 점차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등 제조 분야의 원료 시장에서도 가스 화학이나 바이오 화학이 석유기반 제품과 경쟁하면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가 하락 효과로 인해 석유화학의 상대적인 생산 코스트가 낮아져 원료간 경쟁위협이 다소 약화되었기 때문에 대체 압력은 당분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의 에너지간 경합을 고려하면 코스트 경쟁력, 친환경성, 경제 부양 효과 등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태양광-전기차(PV-EV : Photovoltaic-Electric Vehicle) 중심의 저탄소 에너지 사회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에너지 후보 중 하나인 천연가스의 경우 발전용 연료로서 비중이 늘어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이외의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개발이 본격화될 것인지 불투명해진 측면이 있다. 또한 가스발전은 석탄에 비해 적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발전용 연료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가스는 1kWh당 599g로 석탄 943g, 석유 738g에 비해 낮지만, 태양광의 38g에 비하면 매우 높다. 그리고 셰일가스 생산에는 전통가스에 비해 훨씬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많다. 따라서 천연가스가 총 에너지 수요의 30%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가스 황금시대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등에서 주력하고 있는 수소 에너지는 안전성 보장과 인프라 확충 등의 제약이 있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의 어려움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활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물의 전기분해를 통한 수소 확보 방법은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에 태양광 전기를 전기차에 바로 활용하는 수송시스템에 비해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선진국의 가정용, 발전용 연료전지(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 시장은 확대 추세에 있지만 앞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료전지차는 1대당 생산가격이 높은 데다 휘발유에 비해 연료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유가 하락의 악영향을 받고 있다. 탈 석유 시대의 차세대 에너지간 경쟁에서는 저유가 장기화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코스트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수소 에너지의 본격적인 활용은 상당 기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PV-EV는 이미 시장 확대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한 코스트 절감 사이클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실적인 친환경 솔루션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림 1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태양광을 통해 충전한 EV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km 주행당 1g으로 휘발유의 147g, HEV의 95g, 연료전지차의 14g(태양광 전기분해 수소)~79g(화석연료 생산 수소)에 비해 낮다. 또한 자동차 산업이 IT 기술을 활용한 자율운전 시스템으로 진화할 경우 구동계 부품까지 전기를 활용하는 전기차는 이러한 혁신과의 적합성이 높다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 
  

4. 맺음말 
  

배럴당 50~60달러 유가가 계속된 지 6개월이 넘어 1년을 향해 가지만 아직 유가가 크게 오를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단초는 셰일오일의 공급 확대이지만 이미 상당기간 동안 에너지 수급은 많은 변화를 보여 왔다. 자동차 연비 향상, 가전제품과 조명기기들의 에너지 효율 개선,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 빌딩 등 건물의 에너지 절약 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된 에너지 절약 및 효율 향상 노력으로 세계의 에너지 소비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었다. 세계 에너지 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특히 석유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셰일오일의 충격은 유가를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영향력으로 나타났다. 

석유의존도가 낮아져 석유가 제1 에너지원에서 점점 밀려나는 ‘탈 석유화’ 현상은 △ 환경규제의 강화 △ 그린 이노베이션의 가속화 등에 의해 힘을 받고 있다. 자동차 연비 상승 등 에너지 효율의 향상, 석유 대체 노력으로 선진국은 이미 석유수요의 피크를 지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개도국도 점차 석유의존도를 줄여나갈 전망이다. 또한 기상이변과 각종 재해, 재난방지를 위한 환경규제의 강화는 더 힘을 받고 있다. 에너지 소비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는 수송 분야에서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기술 혁신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 천연가스 등의 공급 확대와 에너지 수요의 둔화, 풍력, 태양광, 수소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다변화로 에너지원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에너지 후보 중 하나인 천연가스의 경우 단기적으로 발전용 연료로서 비중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중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석유에 비해서는 친환경적이지만 태양광, 풍력 등에 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월등히 높고 지속적으로 생산단가의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발전 코스트가 급격히 낮아져 그리드 패리티 달성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태양광은 에너지 생산 코스트, 친환경성 측면에서 시간이 갈수록 우월한 에너지 대안으로 자리 매김 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태양광(PV)-전기차(EV) 사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탈 석유와 새로운 에너지의 부상은 발전 및 수송 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부문의 구조와 판도를 바꿀 혁신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다. 앞서 사우디 야마니 전 석유장관의 이야기처럼 석유 시대는 석유가 고갈되어서 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석기시대가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니고 청동기 시대가 구리가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니며 마차의 시대가 말이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인 다니엘 예르긴은 2030년대에 석유 수요가 피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혁명 2030’의 저자 토니세바는 2030년이면 태양광이 모든 발전분야를 장악할 것이라는 급진적인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반면 IEA와 같은 기관은 이보다는 훨씬 점진적인 변화를 전망한다. 그러나 IEA의 경우 전망치를 업데이트할 때 마다 태양광 발전 전망치를 올리고 있으며 여러 전망기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변화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의 변화는 기존의 IEA 전망보다는 빠를 가능성이 클 것이다. 토니세바는 핸드폰과 스마트폰의 변화가 전문 컨설팅 기관들이 전망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부문의 변화도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1900년 뉴욕거리는 마차로 가득찼지만 불과 13년만에 그 거리는 자동차로 채워졌듯이, 변화가 시작되면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 Tesla의 일론 머스크는 현재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2020년 까지 50만대로 생산능력을 늘리겠다고 한다.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들이 많지만 빠르게 진행될 변화를 예고하는 사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변화의 초기에 생각하는 것 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처럼 100년전부터 예고되어 왔지만 생각보다 변화가 늦은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실용화 혹은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용화의 문턱을 넘어서면 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과 전기자동차는 그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는 IT혁신의 한 가운데 있고 풍력으로 시작되어 태양광으로 본격화될 에너지 혁명의 입구에 서 있다. IT 부분 등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와 함께 그린 산업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산업에서의 변화에 앞서가야 차세대 산업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산업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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