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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퍼스널 모빌리티, 전자제품 이어 이동수단도 개인화 시대?'


세그웨이의 모방 제품을 만들어서 특허 침해 이슈에 휘말리던 중국의 나인봇이 올 4월 세그웨이를 인수하면서, 1인용 이동 수단, 즉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간의 신체를 확장해주는 일종의 외골격(Exo-Skeleton)과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는 컨트롤러와 배터리, 소재 기술의 발전과 함께 실용성이 높아졌다. 

르노, 혼다, 토요타, GM 등 자동차 기업, 보쉬, 만도 등 부품 기업에 이어 다폰 등 전자 업체도 퍼스널 모빌리티 제품을 내놓고 있다. 

레저 수단을 넘어선 실용적 관점에서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장거리를 가기 어렵고 안전하지 않다는 등의 단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사고를 예방하는 액티브 세이프티(Active Safety) 장치들이 도입되고, 저속 차선 등 제도적 장치가 보완된다면 퍼스널 모빌리티의 단점은 줄어들고 전반적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적 변화도 퍼스널 모빌리티의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격대 성능비를 보면 중국업체들이 미래의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지만,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기 표현이라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감성이나 기능으로 차별화할 여지가 크고,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프리미엄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감성을 입히는 디자인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하다. 
  

< 목 차 > 

1. 퍼스널 모빌리티의 등장
2.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3.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
4.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프리미엄 브랜드
 
  

1. 퍼스널 모빌리티의 등장 
  

르노의 초소형 자동차인 트위지(Twizy)가 법령 개정에 따라 2016년부터 국내에서도 운행이 가능해지면서, 계획했던대로 치킨 배달에 활용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신개념 운송 수단이지만, 사실 트위지는 갓난 아기는 아니다. 2012년에 출시되었으니 우리 나이로 네살이다. 

2년전인 2013년 과천 과학관은 에너지 관련 특별전시회를 하면서 서서 타는 1인승 이동 수단인 세그웨이(Segway)를 타 볼 수 있게 하는 행사를 해서 큰 인기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행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이지만, 세그웨이는 사실 2001년에 나왔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생소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개인용 이동 수단이 오래 전에 등장해서 생활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14세 이상이면서 스쿠터 면허만 있어도 운전할 수 있는 트위지는 출시 첫해에 9000대 이상이 팔렸다. 세그웨이는 비싼 가격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 많이 팔리지는 못했지만, 해외 관광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샤오미, 작은 쌀에서 작은 차로 

2012년 설립된 중국의 나인봇(Ninebot)은 세그웨이를 모방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그웨이와 유사한 제품을 절반 이하의 가격에 내놓으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런데, 세그웨이는 나인봇이 자사의 다양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하기에 이른다.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인봇은 2015년 4월 세그웨이를 인수함으로써 특허 침해 이슈를 원천적으로 없애버렸다. 이 과감한 행동은 중국 기업의 스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업계를 놀라게 한 이 인수합병의 뒤에는 샤오미(Xiaomi)가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시작해서, TV, 소형 가전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는 샤오미는 세콰이어 캐피탈 등과 함께 8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세그웨이를 샀다. 샤오미의 투자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유망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가장 앞서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퍼스널 모빌리티란 

트위지, 세그웨이, 나인봇 같이 여러 사람이 아닌 혼자서 타고 다니는 기구를 통칭해서 ‘퍼스널 모빌리티 디바이스(Personal Mobility Device)’라고 한다. 디바이스라는 단어를 빼고 간단히 퍼스널 모빌리티라고만 하면 엄밀하게는 ‘개인의 이동성’을 의미하지, 이동 수단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볼 때 1인 이동 수단을 퍼스널 모빌리티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미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고, 해외에서도 이동 수단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퍼스널 모빌리티라는 용어를 이동 수단에 사용하기로 한다. 일부에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거의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 이동 수단 중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된 것은 자전거다. 또, 오토바이, 즉 2륜차도 대표적인 개인 이동 수단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전기 동력을 활용하여 새롭게 등장한 개인 이동 수단만을 퍼스널 모빌리티의 범주에 넣고 논의하고자 한다. 

왜 지금 퍼스널 모빌리티가 이슈인가 

최근 퍼스널 모빌리티가 이슈가 되는 것은 시장에 수많은 제품들이 나오고 있고, 이들이 대중적으로 팔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그웨이가 1000만원 이상의 비싼 가격 탓에 일부 B2B용으로만 팔렸던 것에 비해, 최근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100만원 아래의 가격으로도 나오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에는 재미를 강조하면서 젊은 층을 파고들고, 젊은 층의 취향이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타고 퍼지면서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인간의 신체를 확장해주는 일종의 외골격(Exo-Skeleton)과 같다. 물론, 현재로서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개념이 매우 넓기에, 일종의 소형 차량 같은 트위지처럼 외골격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세그웨이 형태의 입식 이륜 스쿠터, 전동 킥보드, 전동 싱글 휠, 전기 자전거 등 대부분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신체를 직접 활용하여 조작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 같은 외골격 형태의 탈 것은 신체의 능력이 확장된 것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재미를 준다. 

또, 몸으로 제어해야 하기에 가벼워야 하고, 가볍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다는 특징도 지닌다. 이 같은 외골격의 필요 조건을 고려할 때, 퍼스널 모빌리티가 실용화, 대중화되는 이면에는 컨트롤러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있다. 

초기의 세그웨이는 5개의 자이로스코프(Gyroscope)와 틸트 센서(Tilt Sensor), 그리고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활용했다. 2001년만해도 이들은 대중적이지 않은 고가의 장치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자이로와 틸트 센서 등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저렴한 부품들이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지금의 스마트폰용이 훨신 더 좋다. 

전기 자전거 등 초기의 퍼스널 모빌리티 기기에는 납산전지(Lead Acid Battery)가 사용되었다. 기기 자체보다 배터리가 더 무거운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리튬 이온 전기가 보급되면서 배터리는 가벼워졌다.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의 경우 37V의 전압에 11A 정도의 전류를 갖는 배터리를 많이 사용한다. 전력량은 400Wh이나, 완전 방전하지 않고 실제 쓸 수 있는 전력량은 300Wh 정도 된다. 이 정도의 배터리면 약 3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레저로 즐기기에는 충분할 뿐만 아니라, 웬만한 출근이나 통학에도 문제가 없을 만한 용량이다. 노트북 컴퓨터에 쓰이던 원통형 18650 리튬 이온 전지 40개를 연결해서 만드는 이 배터리팩의 무게는 2kg에 불과하다. 
  

2.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퍼스널 모빌리티에 뛰어든 기업들 

앞서 언급한 르노, 나인봇 외에도 이동 수단에 있어서는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퍼스널 모빌리티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혼다는 앉아서 타는 유니 커브(Uni Cub)라는 시제품을 내놓고, 오다이바에 있는 토쿄 미래과학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이 제품은 이중 휠 구조로 되어있는데, 제자리에서도 360도 회전할 수 있어 혼다의 기술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토요타는 아이로드(i-Road)라는 지붕 달린 3륜 오토바이와 비슷한 소형 전기차를 선보이며, 마이크로 전기차(Micro EV)라고 스스로 분류했다. 아이로드는 최대 주행거리가 50km로 도시에서의 웬만한 이동은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핸들을 꺾으면 자동으로 최적 각도로 차체를 기울임으로써 회전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토요타는 아이로드를 일본 토쿄와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의 도로에서 실증 주행함으로써 실용성과 안전성을 검증했다. 토요타는 올해 10월 열리는 2015 토쿄 모터쇼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이름하에 아이로드의 미래 교통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더 적극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GM은 2009년 세그웨이와 공동으로 PUMA (Personal Urban Mobility and Accessibility)라는 이름의 퍼스널 모빌리티를 개발했다. 얼핏 보면 인력거처럼 생긴 이 이동 수단은 무게가 140kg밖에 나가지 않는데, 2명을 태우고 시속 35마일의 속도로 최장 35마일까지 이동할 수 있다. 

보쉬(Bosch)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장 유력한 형태로 전기 자전거를 꼽고 전기 자전거 변환 키트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국내의 만도는 풋루스(Foot Loose)라는 전기 자전거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특이하게 페달은 충전만 담당하고, 구동력은 전기 모터에서만 나오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일반적인 전기 자전거와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동차 등 운송 수단 관련 기업에서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키보드 업계에서 세계 1위 기업인 대만의 다폰(Darfon)전자는 베스비(BesV)라는 이름의 전기 자전거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새벽 

자동차가 처음 등장할 때, 자동차의 형태나 동력, 조작 방법 등은 매우 다양했다. 3륜, 4륜, 전륜 구동, 후륜 구동, 증기 기관, 전기 모터, 내연 기관, 핸들을 사용한 조작, 조향 막대를 사용한 조작 등 수많은 유형이 각축을 벌였다. 

퍼스널 모빌리티를 보면 20세기 초반의 자동차 시장과 유사하다. 구동 바퀴를 보더라도 1개부터 4개까지 있다. 단순히 바퀴 하나로 끝내는 형태부터 자전거 형태, 나아가서는 지붕까지 있는 자동차와 유사한 형태까지 나오고 있다. 또, 전기 자전거 하나만 보더라도, 전륜 구동, 후륜 구동, 중앙 구동 등 다양하다. 

자동차의 역사를 보면, 19세기말에 시작된 다양한 자동차들의 경연은 1908년 헨리 포드가 모델 T(Model T)를 널리 보급하면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모델 T의 차체, 파워 트레인, 조향 장치 등이 업계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 되면서 다른 회사의 제품들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다른 방식은 경제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퍼스널 모빌리티도 시간이 흐르면서 지배적 디자인이 나오겠지만, 자동차처럼 획일적일 것 같지는 않다. 왜나면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동차에 비해 구조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는 수량이 적어도 된다. 또, 퍼스널 모빌리티는 실용성과 함께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제품에서는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게 마련이고, 다양한 제품이 존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3.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 
  

퍼스널 모빌리티의 실용성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는 실용성과 재미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재미라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취향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바퀴 달린 물건은 대체로 재미있기 마련이어서 재미 측면에서의 수요는 일정 수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재미는 시장을 처음 여는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주류 시장이 되려면 실용성이 있어야 한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실용적 가치는 편리성과 경제성이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사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주차 문제 등에서 자유로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싱글 휠이나 전통 킥보드 같은 경우는 실내에도 쉽게 가져갈 수 있다. 

또, 편리성면에서 기존 탈 것에서는 가능하지 못했던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존슨앤드존슨이 세그웨이를 개발한 딘 카멘(Dean Kamen)과 함께 개발한 아이봇(iBOT)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종의 전동 휠체어라고 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앞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계단을 올라갈 수 있다. 또, 앉은 상태에서 의자를 위로 높이 올릴 수 있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이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거나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iBOT은 FDA에서 Class 3 의료 기구로 분류되어 엄격한 규제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Class 2로 재분류되어 상용화가 좀더 용이해졌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경제성에서도 아주 매력적이다.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같은 경우 전기 1kWh로 100km를 달릴 정도로 전비(電費)가 높다. 1kWh당 전기 요금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일반용 요금으로 계산하면 100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니 전기료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런데, 에너지 비용은 경제성의 일부분이다 초기 구매 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초기 구매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몇십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다양하지만, 그래도 전통적인 운송 수단에 비하면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유지 보수 비용은 초기 비용에 비해 높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유지 보수 비용의 가장 큰 요소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다. 전기 자전거의 경우 배터리 가격이 전기 자전거 전체 가격에 절반에 달하기도 한다. 향후 배터리 비용이 낮아지면 퍼스널 모빌리티의 경제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약점 

퍼스널 모빌리티는 앞에서 살펴본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여러 측면에서 약점도 있다. 

첫째, 장거리를 가기 어렵다. 물리적으로 주행 거리가 제한되기도 하지만, 태생적으로 안락한 교통 수단은 아니기에 오랜 시간을 타게 되면 피곤한 경우가 많다. 

둘째, 기후의 제약이 크다. 소형 자동차와 비슷하게 생긴 트위지조차도 캐빈 형태로 되어 있지 않으며, 노출된 형태(Open Air)가 대부분이다. 비바람이나 추위, 햇볕 등에 약하기 마련이다. 

셋째, 안전하지 않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성은 대부분 오토바이 수준이다. 차도에서 자동차에 부딪힐 경우 치명적이다. 다만 속도를 많이 내지 않고, 자동차와 분리된 곳에서 탈 수 있다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이렇게 본다면, 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성은 상대적이고, 제도와 환경에 따라서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도 있다. 

또, 물리적으로 안전 장치를 장착한 형태의 퍼스널 모빌리티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사실, 오토바이의 경우에도 매우 안전한 모델도 있었다. 1990년대말 출시되었던 BMW의 스쿠터 C1은 강철 파이프(Roll Cage)로 탑승 공간을 보호하고, 안전 벨트까지 맬 수 있게 하여 소형 이동 수단의 안전성에 큰 획을 그었다. BMW가 소형차 수준의 안전성이라고 주장했던 C1 스쿠터에 대해 독일 정부는 법적으로 헬멧을 쓰지 않고도 탈 수 있게 했다. 

또, 사고를 예방하는 액티브 세이프티(Active Safety) 장치들이 퍼스널 모빌리티에 적용된다면 안전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근래에는 오토바이에도 ABS(Antilock Braking System)가 적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미래의 퍼스널 모빌리티에 ABS, ESC(Electronics Stability Control)는 물론, 360도 카메라와 인공 지능을 통해 인접 차량 충돌 가능성 등을 예측해서 회피 기동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사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물론, 비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전자 제품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특징을 볼 때, 멀지 않은 미래에 액티브 세이프티 장치들이 자동차를 넘어서 퍼스널 모빌리티에도 적용될 가능성은 높다. 

한편, 자동차에 탑재된 안전 장치가 많아지면 반사적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도 안전해진다. 자동차에 충돌 방지 장치가 있다면, 퍼스널 모빌리티에 아무런 장치가 없어도 충돌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도난의 우려가 높다. 가벼운 퍼스널 모빌리티 기기는 쉽게 손으로 들 수 있다. 이는 곧 쉽게 훔쳐갈 수 있다는 위험으로 연결된다. 다만, 곳곳에 CCTV가 늘어나고 있고, 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퍼스널 모빌리티에도 블랙 박스와 유사한 도난 방지 센서 등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은 도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는 사용 환경에 달려있다 

운송 수단의 가치는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컨데, 아우토반을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도 사하라 사막에서는 고철 덩어리가 되기 십상이다. 또, 컨버터블(Convertible Car)은 뜨거운 태양이나, 차가운 바람 속에서는 즐거움이 아닌 고통을 주기도 한다. 

퍼스널 모빌리티도 마찬가지다. 가족이 있는 가장에게는 1인승 탈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1인 가구에게 퍼스널 모빌리티는 충분한 도심 교통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늘어나는 1인 가구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첫번째 환경 변화다. 

둘째, 대중 교통의 확충 또한 긍정적이다. 크기가 작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경우, 그것을 타고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으로 가서 버스나 열차에 싣고, 내려서는 목적지까지 다시 퍼스널 모빌리티를 타고 갈 수 있다. 대중 교통은 단거리 이동시에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경합하는 대체재이지만, 장거리 이동시에는 훌륭한 보완재가 된다. 

셋째, 카 쉐어링(Car Sharing)의 확산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들 중 많은 경우는 어쩌다 한번씩 타기 위해서 차를 산다. 어쩌다 한번씩 필요한 경우를 카 쉐어링으로 해결한다면, 자동차는 살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카 쉐어링 업체인 집카(Zipcar)에 따르면 회원의 40%가 보유하고 있던 자동차를 처분했다고 한다. 시장 조사 기관인 프로스트 설리번(Frost & Sullivan)의 연구에 따르면 카 쉐어링은 궁극적으로 자가용 보유를 70-90%까지 줄일 것이라고 한다. 카 쉐어링 이용자는 2013년에 3백만명을 넘었는데, Frost & Sullivan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에는 26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카 쉐어링을 이용하게 되면 보완적 이동 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 대여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배달해주고 아무 곳에서나 반납하는 카투고(Car2Go) 같은 서비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카 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특정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픽업 및 반납 장소까지 근거리 이동하는데에 퍼스널 모빌리티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넷째,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법규도 이 제품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르노의 트위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차량은 적용할 법규가 마땅치 않아서 운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또, 전기 자전거조차도 자전거로 분류할지 소형 오토바이 같은 원동기 자전거로 분류할지, 관련 법안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퍼스널 모빌리티의 사용 편의성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보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프랑스는 자전거 도로 바로 옆의 자동차 차로의 최고 속도를 35km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러한 저속 차선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탑승 안전성을 높이므로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을 활성화하는 법규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차도 자체의 제한 속도를 낮추는 것 또한 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성을 높인다. 앞서 토요타의 아이로드가 실증 주행을 했던 프랑스의 그르노블은 내년 중반부터 시내 대부분의 도로에 시속 30km의 제한 속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에딘버러, 밀라노 등 많은 유럽 도시들이 시내 도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30km 수준으로 낮추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섯째, 문화와 시민 의식도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안전을 중시하고 배려하는 문화에서는 차량에 비해 퍼스널 모빌리티의 상대적 가치가 더 커지게 된다. 또, 범죄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도난의 위험이 낮으므로 더 마음 편하게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다. 
  

4.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프리미엄 브랜드 
  

앞서 나인봇의 사례에서처럼 중국업체들이 미래의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자기 표현이다. 자동차에 비해 탑승자가 노출되기 때문에 자기 표현성은 더 강하다. 그래서 단순히 가격대성능비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감성이나 기능 중 하나라도 확실히 차별화되는 브랜드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오토바이를 보더라도 저가 범용 제품은 태국산이나 중국산 제품들이 많지만, 고가 제품은 차별적 성능이나 감성으로 고객의 마음을 잡는 선진국 제품이 많다. 고성능 모터사이클에서는 BMW, KTM 같은 유럽 업체들이 여전히 자리를 내놓치 않고 있다. 이태리의 베스파(Vespa)는 디자인을 앞세우며 상당히 비싼 가격임에도 잘 팔린다. 한때 거의 문을 닫았던 할리데이비슨(Harley Davidson)과 인디안(Indian) 같은 미국 브랜드는 자유로운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다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프리미엄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감성을 입히는 디자인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하다. 

또, 높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볍고 강한 소재 개발과 고성능 배터리, 제어 최적화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적 측면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요 조건일 뿐 충분 조건으로는 부족하다. 중국의 나인봇도 첨단 마그네슘 합금과 SABIC사의 Lexan(폴리카보네이트의 상표명)을 사용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기능에 있어서도 스펙(Spec)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인식(Perception)의 차별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아직까지 신기하고 낯선 탈 것이다. 하지만, 미래 도로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잠재력은 조금씩 엿보이고 있다. 새로운 기기의 등장에 슬기롭게 대응하여,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극대화하고 시장의 리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열린 사고와 새로운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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