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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사업방식 차별화로 시장 흔드는 신흥 제조 기업들'


유어홈타운


수요 정체, 경쟁 격화, 기술 상향 평준화로 기존 제조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사업방식을 통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흥 제조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인터넷 기반의 산업 생태계 환경을 활용해 저비용 체제를 구축하고 고객들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여 시장의 기존 경쟁 구도를 무너뜨리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샤오미, 화웨이, TV의 비지오, TCL/하이센스, LeEco, 드론의 DJI, 액션캠의 고프로, 가상현실의 오큘러스, 전기차의 테슬라, BYD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는 신흥 제조 기업들은 각자의 성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에서 통념에서 벗어난 전략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제품 개발에서는 조합적, 개방형, 적응형 R&D를 통해 개발 기간 및 비용을 크게 단축하고, 부품 조달에서는 탐색 연결형, 이삭줍기식 공급사슬을 활용해 제품 재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나아가 제조에서는 ‘연결의 경제’와 아웃소싱에 기반한 자산 경량화 생산 체제를 추구하여,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시장 반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마케팅에서는 고전적인 매스 마케팅 대신 팬 고객을 자발적 홍보원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저비용 유통 채널을 개척하는 역발상 기법을 통해 고효율 마케팅을 구현하고 있다. 신흥 제조 기업들은 이러한 차별화 방식을 통해 저비용 사업 체제를 구축하고 기민성과 유연성, 적응성을 높여 시장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신흥 기업들이 제조업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원인은 단지 저원가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다. 드론, 액션캠, 가상현실, 전기 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에서 잘 드러나듯이 이들 신흥 기업들은 시장 현장에 깊숙히 들어가 고객의 니즈와 애로 사항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해결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때 신규 기업들이 흔히 겪게 되는 역량 및 자원의 부족을 가치사슬상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극복하고, 고객에 대한 핵심 가치 강화에 주력하여 ‘세상에 없던 제품’이 종종 직면하게 되는 시장 창출 실패 위험을 극복하고 있다.


이러한 신흥 제조 기업들의 부상은 다른 한편으로 기존 기업들이 새로운 형태의 혁신을 추구하는 강렬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GE, 캐논, 지멘스, 보쉬 등 제조 기업들은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기민성, 유연성, 적응성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불필요한 낭비 요소들을 줄이는 한편 자신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찾고 강화하려는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군살을 줄이고 역량을 모으고, 미래 씨앗을 뿌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목 차 >

 

1. 신흥 제조기업들의 부상 배경과 차별적 사업 방식
2. 각 분야별 신흥 제조 강자들
3. 기존 제조기업들의 대응

 


최근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는 4인치대의 보급형 아이폰SE가 선보여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고집하던 애플이 갑자기 전략 노선을 바꾸어 399달러 아이폰을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시장전문가들은 감소하고 있는 아이폰 매출을 메우기 위해, 비수기인 봄과 여름 시즌에 맞춰 보급형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저가폰 공세로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올해 1월 분기회의에서 애플은 2분기 실적이 아이폰 출시 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0%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 아이폰의 성장 시대가 끝났다(Apple’s iPhone growth era comes to an end)”고 논평한 사례도 있다.


기존 제조 강자들의 성장 한계 봉착 문제는 가전이나 TV 같은 성숙산업에서 더욱 심각하다. 실적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한계 사업을 매각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GE는 2010년 이전부터 가전사업 매각을 모색해왔는데, 작년 일렉트로룩스와의 매각 협상이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우려로 철회되자 방향을 바꿔 중국 하이얼에 가전사업을 54억 달러에 매각했다. TV 산업의 경우 글로벌 M/S 5위~10위권 사이에 있는 도시바, 샤프 등 일본의 중견 기업들이 컴팔(2015년)이나 하이센스(2016년)에 차례로 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선두 업체들도 사업을 분사하거나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혁신의 정체로 전통 제조 기업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는 차별화된 사업방식을 통해 시장의 기존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장 창출에 도전하는 신흥 제조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화웨이, TV의 비지오, 드론의 DJI, 전기차의 테슬라와 같은 업체들이 있다. 이러한 신흥 기업들은 R&D, 구매/제조, 마케팅 등에서 기존 기업들과 다른 방식을 통해 비용 우위를 점하거나,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고 사업을 재구성하여 새롭게 시장을 창출해 나가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1. 신흥 제조기업들의 부상 배경과 차별적 사업 방식

 

 

과거에도 수많은 군소업체들이 등장하여 기존에 자리잡은 거대 기업들에 도전하며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흥 제조기업들이 최근처럼 빠르게 산업의 기존 경쟁 구도를 전복하고 새로운 산업 질서를 창출해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스마트폰의 샤오미, 화웨이, TV의 비지오, TCL/하이센스, LeEco, 드론의 DJI, 액션캠의 고프로, 가상현실의 오큘러스, 전기차의 테슬라, BYD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면서 기존 기업들의 지배구도가 와해되고 시장이 파편화되는 군웅할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① 신흥 제조 기업들의 부상 배경


그렇다면 최근 신흥 기업들이 이처럼 강력한 시장 와해 세력으로 부상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특히 역량이나 자원이 크게 부족한 신흥 기업들이 수십년의 업력과 광범위한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존 제조 기업들의 틈바구니를 제치고 어떻게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2000년대 이래 디지털, 인터넷 기반의 산업 생태계가 새롭게 조성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잘 적응하는 것처럼, 과거 아날로그 시대, 고성장 시대에 익숙한 기존 기업들보다 디지털 시대, 저성장 시대에서 창업, 성장한 이들 신흥 기업들은 매우 신속하게 새로운 산업 환경에 적응했다. 즉 이들 신흥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제품 개발 및 마케팅/유통 비용을 낮추고, 제조 및 사업 전반 운영과 관련된 투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핵심은 다양한 연결 플랫폼의 등장,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창업 및 사업 운영 비용의 획기적 감소, 글로벌 시장의 실질적 통합이라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신상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탐색, 그리고 이를 실제로 제품화하고 시장에서 거래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연결 플랫폼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예를 들어 퀄키(Quirky), 이노센티브(Innocentive)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얻고, 팹랩(Fab Lab), 테크숍(Techshop)의 3D 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만든 후, 알리바바(Alibaba)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원격지 협력업체와 손쉽게 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가상화, 클라우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시스템 구축비용을 줄이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 시험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실험 비용의 감축은 전체 혁신 비용을 줄여 시장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이 연결되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파되며, 개인들의 입소문 영향력이 커지면서 신흥 기업들이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일례로 신흥 기업들은 인터넷 동영상이나 리뷰, SNS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신제품의 특성이나 가치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한다. 특히 온라인 입소문, 타깃 마케팅의 발전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대중 광고 매체에 지불되는 막대한 광고비용을 줄이는 계기가 되었다. 나아가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맘에 드는 상품이라면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신흥 기업들이 별도의 로컬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많은 자원을 소모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② 신흥 기업들의 차별적 사업 방식

 

이러한 새로운 성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에서 신흥 제조 기업들은 통념에서 벗어난 전략들과 기존 기업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사업 방식을 수립해 산업의 전통적 게임 규칙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적 사업 방식들을 R&D, 조달, 제조, 마케팅 측면에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R&D : 조합적, 개방적, 적응형 혁신


기존 제조 기업들은 현재 산업의 기술 수준을 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계 돌파적 혁신을 추구했다. TV에서 크기나 화소 경쟁이라든지, 스마트폰에서 편의성, 디자인 경쟁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이들은 혁신의 성과를 전유하기 위해 주로 내부 인력들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블랙박스형 R&D를 진행하며, 시장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원래 정한 목표를 따라가는 목표지향적 R&D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신흥 제조 기업들은 개발 기간 및 비용의 단축과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에 초점을 맞추어 조합적, 개방형, 적응형 R&D를 추구한다. 즉 타 산업에서 이미 개발되어 충분히 검증된 부품,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새롭게 조합, 연결하려 한다. 또한 R&D 아웃소싱, 협력사나 경쟁사와의 협업 등 개방형 R&D를 추구하고, 제품 출시 전부터 개발 상황을 외부에 널리 공개한다든가 학생이나 외부 개발자를 모아 해커톤(Hackerthon) 같은 문제해결형 혁신 대회를 개최하는 등 공개형 R&D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실험, 학습, 수정, 이동으로 혁신을 지속 탐색하며 시장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적응형 R&D가 체질화되어 있다.


● 부품 조달 : 탐색 연결형, 이삭줍기식 공급 사슬 구성

 

기존 제조 강자들은 산업 내 지배적 입지와 대규모 구매물량을 무기삼아 최고 실력의 정예 부품 업체들을 모아 메이저 리거(Major Leaguer)형 공급 사슬을 구성하고 긴밀하게 관리한다. 이러한 공급 사슬은 대개 최첨단 소재, 부품의 설계, 개발을 위해 내부적으로 긴밀한 정보 공유와 개발 협업이 이루어지지만, 외부에는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극도로 폐쇄적인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신흥 제조 기업들은 산업내 지명도도 낮고 구매물량도 작아 이러한 공급사슬 구성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 신흥 제조 기업들은 자연히 탐색 연결형, 이삭줍기형 공급 사슬 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탐색 연결형이란 다른 산업에서 이미 검증된 표준화, 범용화 부품들을 알리바바나 부품 거래 플랫폼, 중국 현지 인맥을 통해 찾아 조달해오는 방식이다. 최근 저가형 드론들은 카메라, 센서, GPS에 대개 스마트폰용 부품들을 이용한다. 또한 이삭줍기형 공급사슬 구성이란 다른 완성품 업체의 전 세대 제품의 부품을 기존 공급사로부터 조달해오는 방식이다. 기존 부품사들은 전속 계약이 끝난 구세대 부품이라면 설비 가동률 유지, 신규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부품들을 활용할 경우 최첨단 제품 구성은 곤란하지만, 이미 검증이 끝난 부품들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이 쉬워져 저렴하고 무난한 제품을 빨리 출시할 수 있게 된다.

 

● 제조 : 아웃소싱에 기반한 경량화 자산 체제 추구


기존 제조 기업들은 대개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를 추구한다. 즉 표준화된 제품의 대량 생산, 판매를 통해 단위당 제조 비용을 최소화하고, 핵심 부품의 내부 개발, 제조를 통해 첨단 기능을 먼저 구현하고 재료비를 절감하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에는 많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작게는 수백만대, 많게는 수억대에 이르는 대물량이 선행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신흥 제조 기업들은 적은 초기 생산물량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흥 제조 기업들은 중국 선전의 얼굴없는 제조사 집단들과 폭스콘(Foxconn) 등의 제조위탁전문업체(EMS)을 연결해 생산 설비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초기 사업을 진행해 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수천~수만대 규모의 초기 시험 생산은 선전 지역의 제조사들을 이용해 생산하고, 시장 본격 출시 또는 생산 물량의 대규모 확대에는 EMS 업체들을 이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제조 아웃소싱과 자산 경량화는 신흥 제조 기업들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빠른 시장 변화에 따른 고정자산의 부채화를 방지하며, 시장의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 준다.

 

● 마케팅 : 고객을 팬으로, 역발상 저비용 마케팅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기존 제조 기업들은 대개 물량 소화를 위해 대형 매스 마켓 공략에 주력한다. 이때 주류 시장의 많은 고객들에게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제품과 브랜드를 알려야 하기 때문에 매스미디어 광고를 통한 푸쉬형 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매스미디어 광고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미국의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의 광고는 1억명 가까운 시청자들이 보지만, 30초당 평균 광고비용이 350만 달러(한화 41억원 상당)에 달한다. 신흥 제조 기업들은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를 집행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대신 많은 신흥 제조 기업들은 고전적인 매스 마케팅 대신 팬 고객을 자발적 홍보원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저비용 유통 채널을 개척하는 역발상 기법을 통해 고효율 마케팅을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액션캠의 선두주자 고프로는 사용자들이 촬영한 영상을 전세계에 널리 퍼트릴 수 있도록 편집 도구와 공유의 장을 마련해 준다. 또한 스마트폰의 샤오미는 오프라인 유통망 대신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판매하고, 테슬라 또한 전통적인 딜러망 대신 직영점을 통해 전기차를 판매해 유통 비용을 줄인다.


● 연결의 경제를 통해 기민성, 유연성, 적응성을 제고


이처럼 신흥 제조 기업들은 R&D, 조달, 제조,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존 기업들과 차별적인 사업방식을 통해 규모의 경제 대신 연결의 경제를 추구한다. 즉 전 세계의 R&D 대행, 제조 대행, 마케팅 플랫폼 등 전문 기업들과 적극 연계하여,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기민하게 적응하며 사업을 확대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신흥 제조기업들은 특히 R&D 인재, 부품 조달 기반, 벤처 캐피탈 등 혁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선전 지역 등을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러한 신흥 제조 기업들의 저원가 사업방식은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을까? 이하에서는 기존 산업인 스마트폰, TV, 신산업인 드론, 액션캠, VR, 전기 자동차에서 나타나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이에 대해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 본다.

 


2. 각 분야별 신흥 제조 강자들

 


① 스마트폰 : R&D부터 마케팅까지 저원가 사업방식 구축


기술의 상향 평준화와 맞물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 패러다임은 스펙, 디자인, 브랜드 중심에서 저가격을 강조하는 가성비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산업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대형 로컬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신흥 제조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과 2015년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불과 4년 만에 Nokia, BlackBerry, HTC 등 전통 스마트폰 강자들의 시장 입지는 크게 위축된 반면, 신흥 제조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6%에서 38%로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들은 애플 등 선진업체의 제품을 모방하고 적극적 제휴로 R&D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검증된 범용 스마트폰 부품을 조달해 제품 원가를 낮추며, 제조 아웃소싱에 기반한 ‘Light-Asset’ 전략과 온라인 판매나 이통사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 샤오미의 저원가 사업 방식


예를 들어 중국의 샤오미가 초저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독특한 저원가 사업방식이 존재한다. 모방 전략과 소수 모델 운영, 외부 스타트업 연계로 R&D 비용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판매, 헝거 마케팅, 고객 참여형 SNS 마케팅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먼저 R&D에서 스마트폰은 애플, 에어컨은 발뮤다 등 선진 기업들의 디자인을 카피하고 자체 운영체제인 MiUi는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애플의 iOS처럼 외양을 변형하는 등 모방전략을 추진해왔다. 또한 5개의 소수 모델에 집중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최적 연동시키고 고스펙 부품 필요성을 최소화하여 R&D를 효율화했다. 또한 외부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최소의 R&D 비용으로도 빠르게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왔다. 예를 들어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인 미밴드(MiBand)는 화미(Huami), 세그웨이형 개인 이동기기는 나인봇(9Bot), 공기청정기는 쯔미(Zhimi)와 지분투자 계약을 하고 연계 개발하여, 샤오미의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부품 조달에서는 기존 스마트폰 선진 업체에 부품을 납품 중인 대만, 중국 내 공급사들을 활용해 검증된 부품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방식을 취해왔고, 제조는 폭스콘, 인벤텍(Inventec) 등 EMS를 통해 전량 외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주문 생산을 통해 제조상 가장 큰 골치거리인 물동량 위험을 대폭 감소한 점이 특징적이다. 즉 예약 주문제를 통해 생산 필요량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재고 회전속도를 높이고 부품 재고율을 최소화해 과잉 생산을 막으며 운전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샤오미의 가장 큰 강점은 저원가 마케팅 체제에 있다.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여 유통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고객 중 70%가 공식 사이트에서 단말기를 구입할 정도이다. 마케팅에 인터넷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도 샤오미의 중요한 성공 요소이다. 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의견을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여 고객 충성도를 높인 것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통해 상당수 고객들이 샤오미의 충성 팬이 되고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면서 샤오미는 광고비 지출까지 크게 줄일 수 있었다.


● 화웨이의 저비용 사업 체제


한편 2015년 들어 글로벌 시장 3위로 부상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화웨이는 저가 제품 위주의 샤오미와 달리 중고가 시장을 타깃으로 가성비 높은 제품의 개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는 특히 효율화하기 힘든 R&D에서도 고효율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들은 매년 스마트폰 매출액의 6%를 R&D에 집중 투자하고, 통신 장비 R&D 역량을 스마트폰에도 활용하며, 군대식 R&D 문화를 통해 빠르게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 미국의 스마트폰 선진 기업들을 따라잡고 있다. 2014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관련 특허는 3,442건에 달한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고유의 ‘늑대 문화’를 R&D에도 적용했다는 점이다. 화웨이 회장인 런정페이는 원래 공병부대 장교 출신으로 위기 의식과 불굴의 투쟁심, 팀워크를 강조하며 기술 개발상 극한의 헌신을 직원들에게 요구해 왔다. 신입 사원이 입사하면 야전 침대를 입사 선물로 지급하는 것이 관행으로 남아 있을 정도이다.


또한 화웨이는 샤오미와 달리 핵심 부품 내재화에 적극적이다. 중고가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만큼 자체 핵심 부품 개발 없이는 하드웨어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례로 화웨이는 자회사 Hi-Silicon에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Kirin 950’을 개발, 생산하면서 퀄컴 의존도를 낮추고, 협상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 한편 화웨이는 마케팅에 있어 세계 1위의 통신 장비 업체로서 확보한 세계 이동통신사와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는 세계 50대 대형 이동통신사 중 45개사에 통신 장비를 납품 하고 있으며, 통신 사업자의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은 2013년 상반기 기준 70%에 달하고 있다.


● 저비용 사업 체제 모방한 후발 주자들도 나타나


샤오미와 화웨이가 시장 위협의 전부는 아니다. 포스트 샤오미를 꿈꾸는 비보(Vivo), 오포(Oppo), 메이쥬(Meizu) 등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샤오미식 사업 방식을 벤치마킹하며 이미 중국 시장에서 난립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이외의 신흥국 시장에서도 저원가 스마트폰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다음의 성장 시장으로 손꼽히는 인도 시장에서 이러한 조짐은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맥스(Micromax)를 필두로 인텍스(Intex), 라바(lava) 등 인도 스마트폰 기업들이 저가 제품을 내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 중 마이크로맥스는 가격에 민감한 인도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을 150 달러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공략하여 2015년 3분기 시장점유율 20.3%로 인도 시장 2위에 올랐다.


한편 이동통신이나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자들도 자체 개발한 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품 조달은 이삭줍기식 공급사슬 형성으로, 제조는 EMS에 아웃소싱으로 처리하고, 마케팅은 이미 확보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할 수 있으니, 전문 업체와 연계해 제품 개발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계산에서이다. 이미 2015년 한국에서도 루나(Luna) 등 이동통신사가 만든 저가형 스마트폰이 출시된 바 있고, 중국에서도 인터넷 동영상 업체인 LeEco(구, 러스왕)가 저가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LeEco가 출시한 Le 1s는 제조원가($206)보다 저렴한 비용($173)으로 판매되고 있다. LeEco는 단말기 판매에 따른 단기적 손해를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의 장기 수익으로 벌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

② TV : 가치사슬의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 돌파


시장 성숙도가 스마트폰보다 더 높은 TV 산업에서도 과거의 수직통합형 사업방식을 벗어난 다양한 사업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시장을 선도하는 TV 제조기업들은 성능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일반적으로 LCD 패널, 화상처리 칩셋 등 핵심 부품을 내재화, 수직 계열화했다. 그러나 TV 산업의 전반적 환경 변화로 인해 이러한 수직통합형 사업방식의 효율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TV 공급 측면의 진입장벽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는 부품 모듈화와 Mstar, MediaTek 같은 칩셋 전문 업체의 등장, LCD 패널 공급과잉에 따라 제조 난이도와 제품 차별화 여지가 크게 감소하고 핵심부품 외부 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장 측면에서도 수요 정체와 저가형 제품의 인기로 판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에 따라 집안 내 TV 위상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불경기 때문에 구형 TV 교체 지연, 저가 선호 추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D, 스마트 기능 등 성능, 기능 고도화보다 저렴한 가격을 더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을 틈타 저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신흥 제조 기업들이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신흥 제조 기업들은 어떻게 기존의 수직통합형 기업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TV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까? 답은 가치 사슬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저비용 사업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의 비지오(Vizio)는 벤처처럼 슬림화된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비지오의 2014년 연매출은 31억 달러(한화 3.6조원)에 달하나 직원 수는 400여명 정도에 불과하고, 이중 절반이 콜센터 직원이다. 대규모 R&D 부서나 생산 시설도 없고 제품의 기획,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만 있을 뿐이다. 제품 생산도 암트랜(AmTran), 폭스콘 등 대만 업체에 100% 맡기고 있어 공장도 없다. 또한 조립을 외부 업체에 맡겨도 대다수 부품을 직접 설계하는 애플과 달리, 비지오는 외부 전문 업체들이 이미 개발한 부품을 조달해 사용하기 때문에 R&D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판매도 자체 유통 채널 없이 코스트코, 월마트 등 창고형 할인매장을 통해 판매하므로 유통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이처럼 비지오는 오직 기획/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외부 자원을 적재적소에 조합하여 생산원가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둘째, 이미 한국, 일본의 선도 기업 대비 저비용 생산 능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은 자신의 강점인 기획/개발과 저원가 생산은 유지하되, 약점인 핵심 부품 조달 측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완하며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TCL, 하이센스(Hisense)는 핵심 부품인 LCD 패널이나 칩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TCL은 자회사인 CSOT를 통해 중국 선전에서 8.5세대 LCD 라인을 가동 중이며, 최근에는 60인치 이상 대화면 패널 생산을 위해 세계 최초로 11세대 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하이센스는 중국 최초로 2015년 UHD 고해상도 이미지 프로세싱 칩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셋째, 과거 자체 브랜드 없이 외주 생산만 해온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업체들은 기존의 개발, 생산력을 기반으로 쇠락했지만 여전히 인지도는 높은 TV 브랜드들을 인수하거나 사용권 계약을 맺고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후나이(Funai)는 북미 지역에 필립스 브랜드로 TV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대만의 TPV는 2014년에 일본 샤프의 유럽 TV 공장을 매입하고 유럽 내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대만의 컴팔(Compal)도 일본 도시바의 멕시코, 폴란드 TV 공장을 인수하고 브랜드 사용계약을 맺어 TV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브랜드 사업을 추구하는 신흥 제조 기업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라이센싱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1960~70년대 독일의 유명 TV브랜드였지만, 1990년대 이후 몰락한 텔레풍켄(Telefunken)은 2007년 사모펀드에게 인수되어 지금은 브랜드 라이센싱 전문 회사로 변신했다. 즉 이들은 세계 각지의 신흥 전자 기업들에게 텔레풍켄 브랜드를 빌려주고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추구한다.


넷째, 원래 콘텐츠/IT 서비스 업체였지만 자사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TV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샤오미는 독자 OS인 MIUI의 생태계 확대를 표방하며, 스마트폰처럼 초저가 TV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영화 및 드라마 70% 이상의 판권을 보유한 LeEco도 연회비를 받는 행태로 저가 TV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LeEco는 기획/개발과 유통/판매에 집중하며 TV 생산은 TCL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기존 제조 기업과 다른 수익원천을 추구하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즉 진짜 목적은 S/W 및 콘텐츠 서비스 수익을 확대하는 것이고 TV 사업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므로 TV를 서슴지 않고 원가 이하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초저가 제품이 많이 시장에 나올수록 시장의 가격 질서는 크게 망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③ 드론, 액션캠, VR : 고객의 숨은 니즈 파악


신흥 기업들이 제조업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은 단지 저원가 경쟁력뿐만이 아니다. 드론, 액션캠,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 등 최근 주목받는 IT 신사업들에서 신흥 기업들은 고객의 니즈와 애로사항(Pain Point)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해결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서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초기 시장에서는 대개 비싼 가격 때문에 초기 시장 형성이 지연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성공적인 신흥 기업들은 독특한 저원가 경쟁력을 형성해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초기 시장 장벽을 빠르게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DJI, 사용하기 쉽고 부담없는 가격의 드론으로 초기 시장 장악

 

최근 군사용에서 상업용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 중인 드론 시장에서는 DJI가 대표적이다. 과거 항공촬영용 드론은 가격도 비싸고 조종도 쉽지 않아 RC 마니아들이나 전문 촬영기사들의 전유물에 그쳤다. 하지만 DJI는 충돌 회피, 이미지 프로세싱, 자동 항법 같은 S/W를 개발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여 드론을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2013년 679$로 출시된 Phantom 드론은 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DJI의 매출은 2012년 2,600만 달러에서 2015년 1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드론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중국 선전의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모델 개발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을 5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둘째, GPS 센서, 범용 부품 등 스마트폰 산업에서 개발된 소형화 부품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동시에 카메라, 짐벌 등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해 단가를 낮추었다. 셋째, 중국 선전에 자체 조립공장을 건설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이들이 다른 신흥 기업들과 달리 제조를 아웃소싱하지 않고 자체 운영하는 이유는 산업 초기의 특성상 기체의 안정성과 신뢰도 확보가 중요하고, 전자 제품과 달리 비행체를 제조 대행해주는 업체도 아직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사이트를 운영하여 사용자들의 구전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등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 고프로, 생동감 넘치는 동영상 촬영 니즈를 발굴해 성공


액션캠 시장의 고프로(GoPro)도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찾아낸 신흥 제조기업이다. 액션캠은 헬멧이나 손목 등 신체에 부착해 손을 대지 않고도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소형 캠코더를 말한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생동감과 박진감 넘치는 고품질 영상으로 촬영해 세상에 자랑하고 싶어 한다. 고프로는 이러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출시된 제품이다. 특히 고프로는 높은 사용 편의성과 무난한 가격(150~400$), 우수한 내구성 등으로 ‘액션캠=고프로’라는 이미지를 만들며 2014년 시장점유율 54%로 초기 시장을 장악했다.


고프로 제품이 부담없는 가격을 유지해온 비결은 하드웨어 공동개발, 기존 부품 활용, EMS를 이용한 생산, 효율적 마케팅 때문이다. 고프로는 2010년까지 R&D 인력이 불과 2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제품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만의 CCTV, 특수 카메라 제조 회사인 Sky Light와 공동개발생산(JDM) 협력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카메라 바디, 이미지 센서 모듈, 렌즈 모듈 등 핵심 부품은 공급사와 협력해 기존 부품들을 개선하여 개발 및 조달 비용을 아꼈고, 범용 부품은 제조위탁업체에 조달을 위탁해 구매 측면 규모의 경제를 함께 향유했다. 마케팅에서도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매스 마케팅 대신 서핑, 스노우보드 경기, 필름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사용자 밀착형 마케팅과 스포츠 전문 매장 중심의 집중화된 유통 전략, 사용자 창작 콘텐츠의 적극 활용으로 마케팅 효율화를 도모했다.


● 오큘러스의 VR 시장 개척 노력


최근 게임, 교육, 의료 분야 등에서 각광받는 VR 산업의 오큘러스(Oculus)도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의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여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예를 들어, VR 기기는 사용자가 착용했을 때 잔상으로 인해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무게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 오큘러스는 가상 현실 콘텐츠에 사용자가 느끼지 못할 만큼 짧은 검은 화면을 집어넣어 잔상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초기 시장의 특성상 가상현실 콘텐츠가 매우 부족하다. 이에 오큘러스는 VR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기뿐만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오큘러스 앱스토어에서 게임, 동영상, 교육 등 600여개의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스튜디오(Oculus Story Studio)를 설립해 VR용 영상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VR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OLED 패널, 터치센서 등 기존 스마트폰 부품을 활용하고, 모듈 방식으로 조립이 용이하고 내부 공간이 절약되는 제품을 설계해 제조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오큘러스가 강조하는 가상현실 R&D 생태계 조성도 개발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즉 역량, 자원이 제한적인 벤처 기업의 특성상 자체 R&D는 헤드 트래킹, 영상보정/초점조절 등 핵심 S/W, 알고리즘 개발에만 집중하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ICT 기업과 기술 제휴를 해서 부족한 하드웨어 역량을 보완하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본체 제작은 삼성과 협력하고, 양손부착형 컨트롤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했다. 나아가 VR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자체 개발뿐만 아니라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써드 파티 개발자들의 게임, 영상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 노력을 통해 개발 스피드를 빠르게 하고, 제품 완성도를 제고하며, 공급가격은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 핵심가치 강화, 가치사슬의 선택과 집중이 성공의 원동력


DJI, 고프로, 오큘러스가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누구보다 더 정확하고 섬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CEO에 있다. RC 마니아인 DJI의 프랭크 왕(Frank Wang), 서핑을 즐기는 고프로의 닉 우드만(Nick Woodman), 게임과 가상현실 기기에 푹 빠진 팔머 럭키(Palmer Luckey) 등 CEO가 자기 제품의 가장 큰 팬이자 전문가로서, 고객이 겪는 애로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덧붙여 사용자가 제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가치와 즐거움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세 기업들은 고객 애로사항이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스펙보다 경험을 강조해 가치를 차별화하며, 부담 없는 가격으로 수요를 자극하고, 다양한 인접 확장성을 무기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핵심 가치를 강화하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


또한 ‘세상에 없던 물건’이 흔히 직면하는 시장 창출 실패를 이들 세 기업이 비교적 쉽게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가치사슬상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발 비용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드론이나 VR은 초기 제품의 특성상 아직 안정화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DJI는 드론의 기체 정밀 조정 기술과 카메라, 짐벌 등 핵심 부품에 집중해 자체 개발을 진행하고, 기체 안정성이나 QC(Quality Control) 등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을 내부 생산한다. 한편 오큘러스는 영상보정 및 초점조절과 같은 핵심 기술에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이미 범용화된 캠코더 시장에서 고프로는 제품 컨셉 개발과 마케팅, 사용자 피드백 확보/반영 등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 창출에 집중하고, 제조는 생산력이 뛰어난 외부 전문 제조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④ 전기차 : 기존 제품을 새롭게 재정의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기차 산업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새로운 신흥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 BYD 등은 전기차에 특화된 차량 설계와 조직 및 인력 운용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여 초기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연장선상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위주로 산업을 점진적으로 재편하려는 자동차 제조업체와는 매우 다른 노선이다. 또한 이 기업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개발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기존 생산라인을 인수하거나 마케팅을 단순화하는 등의 노력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먼저 전기차 산업의 애플이라 할 수 있는 테슬라는 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기차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꿨다. 과거 대중들은 전기차를 골프 카트처럼 크기도 작고, 내연기관차보다 성능도 좋지 않으면서 가격은 훨씬 비싼 차량으로 인식했다. 이러한 시장 인식을 반영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 전기차를 만들 때 테슬라는 스포츠카인 로드스터를 출시하여 전기차의 우수한 성능을 알리는데 주력하였다. 이후 프리미엄 대형 세단인 모델 S와 3.5만 달러의 일반 승용차량인 모델 3를 차례로 선보여 사람들의 전기차에 대한 선입관을 바꾸는데 성공하였다.


또 대중화를 위해 전기차 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모델 S의 3열 좌석이나 모델 X의 걸윙 도어(Gull wing door)와 같이 실내 및 외부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스마트폰처럼 S/W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 주행(Autopilot)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등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밖에 전기차 확산에 최대 걸림돌인 높은 배터리 가격과 부족한 충전시설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대인 35GWh의 기가 팩터리(Gigafactory)를 건설하여 배터리 가격을 30% 절감하고, 전세계 600여 곳에 달하는 무료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전기차 산업에서는 중국의 비야디(BYD)가 2015년 테슬라와 닛산을 제치고 판매량 6.1만대로 글로벌 전기차 1위로 올라서며 새로운 다크 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비야디가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한 비결은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을 기반으로 상용차 위주의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전 인프라가 도시 내로 한정되고 부족한 중국 상황에서 활동 반경을 예측하기 힘든 개인 소비자보다 시내 중심으로 운행하는 상용차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비야디는 중국 선전 내에서만 1,000대의 전기 택시, 700대 전기 버스를 공급하는 등 B2B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비야디는 정부 R&D 지원을 확보하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 모터, 전기 제어기술 중심으로 자체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소재-전지-전기차’ 수직 통합 체제를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였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카쉐어링 서비스의 확산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다양한 사업 방식이 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례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를 제2의 모바일 플랫폼 기기로 만들 생각이다. 운전 시간 동안 쇼핑, 게임, 개인 업무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에 차량 내부 OS를 통해 새로운 부가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또 운전 및 주차가 어려운 복잡한 도심지일수록 차량을 소유하기 보다 공유하려는 트렌드를 이용하여 차량 판매 및 운송 시스템을 변화 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쉐어링 업체인 우버는 자율주행 택시 및 무인 운송 차량을 개발 중에 있다. 우버의 생각처럼 자율주행과 공유경제가 결합되면 어떤 서비스가 가능해질까? 먼 미래의 일이지만 이동성(Mobility) 서비스 가입을 통해 내가 있는 곳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불러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다.

 


3. 기존 제조기업들의 대응

 

 

다채로운 사업 방식에 기반한 신흥 제조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내부 기술혁신과 수직계열화, 대규모 자본 투입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특징지어지는 기존 제조업체들의 사업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존 제조 기업들이 강점을 갖는 내부 원천기술 개발과 돌파적 혁신은 사업의 진입장벽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고, 표준화된 제품의 대량 판매는 매출 규모 확대 및 이익 창출을 위한 필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만 고집하는 것은 자칫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 일본 전자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R&D에 있어 지나치게 한우물을 파다가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고, 시장 수요의 급격한 변화 시기에 내부 생산 시설의 가동률이 급감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게다가 디지털 사업 생태계를 활용한 신흥 제조기업의 급성장은 기존 기업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마치 공룡 세계의 벨로시랩터처럼 수십 마리가 무리지어 나타나, 하나가 죽어도 또 다른 기업이 그 자리를 채우며 시장 가격과 물량을 교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기존 제조기업들은 조직 내부의 기민성, 유연성을 보완하거나 기존의 제조 역량을 강화 및 개선하여 경쟁력을 증대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 가볍고 민첩하며 유연하게 변화


무엇보다 신흥 제조기업들의 빠르고 가벼운 R&D 방식을 도입하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GE의 경우 스피드한 벤처식 린(Lean) R&D 기법을 접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많은 비용을 들여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alue Product)을 조기 출시하고,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여 수정을 반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고 있다. 또한 캐논처럼 R&D 인력과 생산 인력의 주기적 교환을 통해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면서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사례도 있다.


해외 제조 기업들은 내부 혁신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 혁신을 찾는데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의 제조업체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 방법으로 기업벤처투자회사(CVC, Corporate Venture Capital)를 만들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 델, 인텔, 퀄컴 같은 IT 기업뿐 아니라 코카콜라, 세븐일레븐 같은 유통업체도 CVC를 활용하고 있는데, IBM의 경우 2014년 인공지능 왓슨 활용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거액인 1억 달러의 벤처 펀드를 조성한 적도 있다.

 

제조 아웃소싱을 늘려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볍게 하는 방법도 있다. 제품의 수명주기가 단축되고 수요 변동성도 분기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자체 제조 시설 확대를 억제하고 전문 제조 기업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아웃소싱을 만능의 묘약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아웃소싱은 산업 환경이나 기업별 내부 제조 역량에 따라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즉 모듈화가 상당히 진척된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애플이 이러한 방식으로 높은 자산효율성을 거두었고, 샤오미도 이 방식을 모방해 성공했다. 반면, 제품 표준화가 어렵고 아웃소싱 업체의 제조역량이 부족한 전기차 같은 신사업에서는 핵심 기술 구축, 정보 유출 차단, 생산 품질 관리라는 측면에서 내부 생산의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 테슬라와 비야디가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부품을 내재화하고 자체 완성차 생산력 강화에 역점을 두는 이유이다. 또한 생산물량도 적고 제조 경험도 없는 신흥 기업이라면 제조 아웃소싱이 유리하겠지만, 생산물량도 많고 제조 경험도 풍부한 기존 기업이라면 제조 아웃소싱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단순 비용 절감 측면뿐 아니라 핵심사업 경쟁력 같은 전략적 가치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거나 CEO 마케팅 등을 활용하여 불필요한 광고비 지출을 줄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방송, 신문 등 전통 미디어 매체 대신 회사 블로그나 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GE의 경우 자사의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인 Industrial Internet을 홍보하는데 CEO가 적극적이다. GE의 CEO 제프리 이멜트는 각종 컨퍼런스나 인터뷰를 통해 Industrial Internet을 강조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를 각인시키고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역량 결집, 개선을 통해 핵심 경쟁력 강화


선도 제조업체들은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한편,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을 찾고 강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제조에 강점을 지닌 기업들은 아웃소싱보다 기존에 구축한 대량 생산 체제를 모듈화 및 플랫폼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레고 블록처럼 모듈을 조합하는 MQB 플랫폼을 도입해 구매 및 제조 복잡성을 감소시켰으며, 캐논은 2000년대 초반부터 카메라 부품 모듈화를 활용해 저비용 다품종화에 성공하였다.

 

한편 기존 제조시설을 IoT의 디지털 생산시스템으로 변환하여 Industry 4.0의 첨단 제조업으로 변환하는 사례도 있다. 생산 공정의 디지털화, 자동화, 가상화 수준을 향상시켜 가볍고 유연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보쉬 Rexroth의 Homburg 공장에서는 IoT 기술을 도입해 작업자별 업무 내용을 변경하여 200개 종류의 제품을 한 라인에서 조립이 가능하도록 생산 유연성을 높였다. 또 이 공장에서는 IoT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여 오류의 원인을 파악하고 제품 검사 프로세스를 단축시키고 있다.


또 내부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집중하여 사업 환경 변화를 정면 돌파하는 기업도 있다. 후지필름의 경우 흩어져 있던 필름 R&D 인력 500명을 모아 선진 연구소를 만들고 신사업 개발 선봉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제조기업들은 R&D 역량의 결정체인 특허를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특허는 조합적, 개방적 R&D 방식의 신흥 제조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갈 수 없는 요소이기에, 기존 기업들은 사업을 공고히 하고 신흥 제조기업의 확산을 견제하는 한 수단으로 특허를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샤오미의 경우 인도 시장에서는 에릭슨이, 미국에서는 특허 전문 업체인 Blue Spike가 특허 침해로 소송을 걸면서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인터넷, IT, 모바일 분야에서는 산업, 신·구기업,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의 구분 없이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제조부문에서도 신규 성장산업뿐 아니라 TV, 자동차 등 전통 제조부문에서도 기존 플레이어 외에 신규 플레이어, 타업종 플레이어까지 경계나 구분이 없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 후발업체들은 더 이상 추격자(Follower)이길 거부하고 오히려 시장 및 사업의 경쟁 규칙을 새로 만들어 가고 있다. 개별업체 각각의 시장 점유율은 작다고 해도 집단으로는 상당하며, 한 업체가 죽어도 그 자리를 금새 다른 기업이 생겨나 채우는 히드라식 생명력을 갖고 있기에 기존 업체들에게는 이들의 사업 전개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규업체들의 숨은 약점도 적지 않다. 짧은 업력으로 인해 특허 풀 자체가 작아 규모 확대나 해외 진출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직원들의 충성도가 낮아 이직률이 높으며, 밴처 캐피탈 같은 외부 투자자금에 의존하다 보니 재무적 체력도 약하다. 기존 업체들은 사업환경 변화와 신흥제조 기업의 부상에 대응하여 단기적으로 기민성, 유연성, 적응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군살을 줄이고 역량을 모아 미래 씨앗을 뿌리는 형태로 자신의 약점은 줄이고 장점은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한편 보다 장기적으로 기존 제조기업들은 신흥 제조기업을 경쟁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샤오미가 몰락한다 하더라도 중국 선전에서는 이를 대체할 수많은 포스트 샤오미 기업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신흥 제조기업 군단의 부상을 변화된 산업 환경의 상수(Constant)로 인식하고 이들의 성장을 유리하게 역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핵심 부품 개발을 통해 B2B로 사업 영역을 이동하거나, ‘공장을 위한 공장’인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방식 변화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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