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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자동차, ‘소유’에서 ‘소비’의 시대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자동차의 ‘소유’ 개념을 ‘소비’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IT 기술이 발전될수록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승용차 소유자의 50.1%는 주중 승용차 운행 횟수가 2회 이하로 나타났고, 20.5%는 주중, 주말에도 승용차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평균적으로 승용차를 소유, 유지하는데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78만원 정도로 추정되며 그 중 24만 8천원은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소유 비용으로 집계되었다. 즉 자동차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승용차 소유주들은 감가상각, 보험료, 세금 등으로 매년 상당한 금액을 차량 소유의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이러한 통계는 국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전망한 “무인 자동차의 혁명”에 따르면 자동차는 하루 중 약 4% 시간 동안만 운행되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주차되어 있을 만큼 낭비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즉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굉장히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자동차 활용도는 매우 낮다. 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것이다.

 

반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사용 가능하게 해주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는 매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Zipcar, Socar 그리고 Uber, Lyft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이들 서비스들은 그 동안 큰 제약 중의 하나였던 시간적, 지리적 측면의 서비스 가용성(Availability)을 빠르게 높여 가며 급성장 하고 있다. Uber와 SoCar의 경우 매출 규모가 각각 매년 306%, 350%(2013~15년 기준)씩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서비스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람들이 그 동안 자동차 소유의 대가로 지불해야 했던 높은 경제적 비용을 덜어 주는 동시에 높은 서비스 가용성으로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을 경우 감수해야 할 불편 요소를 상당히 줄여준다. 만약 운행하는 자동차를 단순히 많이 확보함으로써 가용성을 높인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는 많은 자동차를 소유하는데 따른 비용 상승과 차량 가동률 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운행하는 자동차를 적게 유지 하면서도 서비스 가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기술적 Enabler들

 

① Data Analytics 기술

 

ZipCar, SoCar 등과 같은 렌터카 서비스 기업들은 운용하는 자동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사용자들이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이용하기 시작해서 반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직원의 개입이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차량의 위치 및 상태에 관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들 기업들은 엔진토크, 연료소모량, 엔진RPM 등 차량 자체의 상태 정보를 제공하는 OBD(On Board Diagnostic) 정보는 물론, 차량의 현재 위치, 사용자 정보, 결제 정보 등 약 20~30여가지에 이르는 정보를 차량에 탑재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과금 목적과  안전을 위한 차량 상태 관리 목적으로 활용된다.


Uber, Lyft 등과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 기업들은 수집된 정보를 서비스 가용률 극대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활용하기 위해 정보 분석 역량 기술을 높이고 있다.


우선 이들 기업은 실시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서비스 요금을 유동적으로 결정함으로써 서비스 가용률을 높인다. 차량이 필요한 사용자들이 특정 시간, 혹은 지역적으로 집중되어 수요 대비 가용한 차량의 공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될 경우 서비스 사용 요금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차량을 공급하는 측면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 보다 현재 요금이 높게 측정된 곳에서 운행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역으로 위치를 이동하게 된다. 결국에는 수요가 많아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에 자연스럽게 공급이 많아지게 되면서 사용자들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고 공급 증가에 따라 서비스 요금은 다시 실시간으로 조정되어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공급이 매우 적은 지역에 대해서도 서비스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조정된다. 공급자들의 위치가 분산 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지리적 제약으로 인한 사용자의 차량 사용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 우버는 실제 이러한 수요와 공급 분석을 통한 실시간 가격 변동 시스템인 ‘Surge Pricing’을 가동하고 있다. <그림 2>와같이 출퇴근 시간, 혹은 자정 시간 대 수요 대비 차량 공급이 낮아질 경우 가격을 유동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의 정교한 실시간 정보 분석은 서비스 이용 가격을 전반적으로 크게 낮추는 것을 가능케 한다. Uber와 Lyft는 축적된 서비스 정보를 통해 수요가 집중 된 지역 및 시간 대에서 상당수의 사용자들이 유사한 동선을 따라서 이동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중복된 경로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을 한번에 이동 시키기 위한 카풀 서비스인 UberPool, Lyft Carpool을 출시하였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 시간의 수요를 미리 예측해 차량을 미리 배차하거나, 이동 경로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서 함께 이동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사용자들의 수요와 이동 경로를 분석해 차량들의 이동 경로를 유기적으로 조정한다. <그림 3>과 같이 사용자들이 일부 구간을 다른 사용자와 동승하는 것을 수용할 경우 이동 시간이 다소 더 걸리더라도 대기 시간과 지불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 Uber의 경우 사용자가 카풀 형태의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단독으로 차량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요금이 최대 50%까지 낮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실시간 정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이들 카쉐어링 기업들을 활용할 경우 기존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 비해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보험회사인 AAA의 차량 소유에 따른 비용 지출 자료에 따르면 차량 감가상각, 주유비, 주차, 각종 세금, 운전에 따른 기회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연간 이동 거리가 약 8,000km일 경우 약 $12,700의 비용이 지출되는 반면 Uber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약 $6,700 정도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Uber 등의 서비스를 통해 소비하는 것이 약 2배 정도 경제적인 것이다.


② V2X 기반의 통신 및 제어  시스템


자동차 산업에 적용되는 IT 기술의 발전은 도시 전체 교통 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능케 한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환경이 가능해 진다.


자동차와 신호등, 도로, 지하철 등에 탑재된 센서와 통신기능들의 급속한 확대는 자동차와 교통 인프라 간에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가능케 한다. 카쉐어링 서비스에 참여한 자동차뿐만 아니라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의 정보와 교통 흐름의 속도 등에 이르기까지 도심 내 모든 교통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 가능하게 한다. 도심 내 사용자가 이동할 목적지를 입력하면 목적지까지의 교통 흐름과 현재 위치하고 있는 주변의 가용한 교통 수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교통 수단이 제시된다. 때로는 Uber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가 제공 될 수도 있고, 교통 체증 상황에서는 지하철과 같은 대중 교통 수단이 제시될 수도 있다. 사용자는 본인 소유의 자동차가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적의 교통 수단을 선택해가며 최단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차량 배차/수급 조절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교통 인프라가 연결되어 유기적 조합될수록 더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개인별로 최적화된 이동 경로가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이러한 개인 소유의 자동차가 필요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제 수립했다. 2025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이 계획은 카쉐어링 개념의 온디맨드 택시/버스 서비스와 전체 대중교통 시스템, 도로 인프라 등을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교통 시스템 구축하는 것이다. 플랫폼으로 구현된 통합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 해 개개인에게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에 도달 하는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게 된다. 사용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대신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패키지를 구매하게 한다는 것이다. 헬싱키 교통국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2014년 6월 교통 연구소를 설립하고 향후 1~2년 내 약 60,000대의 자동차를 시범적으로 운용하면서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확장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헬싱키는 이미 2013년도부터 부분적인 시도를 해오고 있다. 버스 시스템에 제한적으로 적용된 시스템에서는 이동 수요에 따라 버스가 실시간으로 배차되며 사람들을 좀 더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 교통 상황에 따라 경로가 가변적으로 결정되도록 했다. 요금은 일반 버스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택시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이동의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2014년에는 약 13,000명의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개별 차량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의 이러한 교통 시스템은 모든 교통 수단과 인프라가 연결되고 하나로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쉽게 실현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높고, 교통체증이 심각한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스웨덴의 고텐버그(Gothenburg)와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유럽 주요 도시들에서도 헬싱키와 같은, 개인 소유의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만들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③ ADAS, 자율주행 등 미래 혁신 기술


최근 빠르게 구현되고 있는 지능형 주행 보조 시스템이나 자율 주행 자동차 등과 같은 기술들 또한 자동차의 소유 개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단적으로 SoCar, ZipCar 등과 같은 공유 자동차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자가 자동차가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거나 지정된 장소에 반납을 해야 하는, 차량 렌트 과정에서의 가장 큰 불편 요소가 해소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도 급성장하고 있는 공유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엇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현재 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Uber, Lyft의 경우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운전기사에게 지불되는 부분이다. Uber의 CEO인 트래비스(Travis Kalanick)는 자율주행차 기술의 도입은 Uber의 서비스 이용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술은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운전 기사들의 범죄, 불친절 등의 서비스 질(Quality) 측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Uber의 경우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운전 기사 문제로 인해 수 차례의 고비를 겪기도 하였다. 이렇기 때문에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이들 기업들의 기대는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 Uber는 2014년부터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기반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각종 자동차 제조사, IT 기업들로부터 ADAS, 자율 주행 기술 개발자들을 빠르게 영입하고 있다. 지난 1월 GM으로부터 투자 유치 및 기술/서비스 관련 제휴를 성사시킨 Lyft 역시 자율주행 및 V2X관련 기술 등에서 GM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헬싱키 등 도시 단위에서 계획되고 있는 교통 환경 혁신 노력 또한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다면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구현될 것이다. 특히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모든 자동차가 자율적으로 운행되게 되면 도시 전체의 교통 흐름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자동차 단위의 제어까지 가능해 지게 된다. 전 도시의 교통 흐름을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고 개별 사용자에게는  온디맨드로 최적의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확한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미래 기술들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기술적, 제도적 등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기술의 적용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시대로의 변화

 

UC버클리대 교통 연구소인 TSRC(Transportation Sustainability Research Center)는 카쉐어링 서비스의 자동차 소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였다. 이 연구 중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구들의 자동차 소유 대수는 0.47대로 약 2가구 당 1대씩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Uber, Lyft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후에는 자신들의 자동차를 처분 해 그 비중이 0.24대로 약 4가구 당 자동차를 1대만 소유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eloitte의 조사에서는 워싱턴, 보스턴과 같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Zipcar 사용자들의 40% 이상이 앞으로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즉 Zipcar 등을 통한 ‘이동’이라는 목적 달성과 편의를 고려했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함으로써 지불해야 하는 높은 경제적 기회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자동차의 소유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소유 개념의 변화는 단지 개개인의 자동차 소유 자체가 변화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 산업과 여러 연관 산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eloitte에 따르면 소유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소비되는 자동차 한 대는 평균적으로 4~8대의 소유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되면 도로, 주차 시설, 차량 판매/정비, 보험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더 나아가 자동차 제조의 패러다임까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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